루빅스 큐브는 각 면을 회전시켜서 여섯 면을 섞고 다시 원래 상태로 되돌리는 퍼즐입니다. 저를 포함한 많은 사람이 처음 접했을 때 쉽게 풀지 못하고 결국 해법을 찾아봅니다. 하지만 그렇게 풀면 재미가 반감되죠. 수학적인 공식을 이용해 루빅스 큐브를 맞추는 방법을 소개하겠습니다.
먼저 루빅스 큐브의 회전을 나타내는 방법인 ‘회전 기호’에 대해 알아봅시다. 아래 그림처럼 루빅스 큐브에서 회전할 수 있는 면은 총 6개고, 각 면을 시계 방향으로 90°, 180°, 270°(반시계 방향으로 90°) 회전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회전한 면의 회전 각도에 따라 알파벳에 ‘′’이나 ‘2’를 붙여 나타냅니다.
회전 기호를 여러 개 조합해 하나의 ‘공식’으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a=R′U2 라는 공식은 큐브의 오른쪽 면을 반시계 방향으로 90° 돌린 뒤 위쪽 면을 180° 돌린다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회전시킨 큐브를 다시 원래 상태로 돌리는 공식을 ‘역공식’이라 부릅니다. a의 역공식을 a′이라고 하면, a′=U2R 이 되겠죠.
마법의 도구 커뮤테이터
공식 a와 b가 있을 때 공식과 그 역공식을 이어붙여 만든 aba′b′ 형태의 공식을 ‘커뮤테이터’라고 부릅니다. 만약 공식 a와 b가 이동시키는 큐브 조각의 위치가 서로 겹치지 않는다면 커뮤테이터 공식에 따른 조작은 큐브의 상태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a와 b의 움직임을 a′과 b′이 상쇄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a와 b가 이동시키는 영역이 겹치는 순간 커뮤테이터 공식은 마법의 도구가 됩니다. a와 b, a′과 b′ 공식이 함께 적용되는 조각은 위치가 바뀌고 그 외의 조각은 원래대로 돌아오거든요.
이 방식을 이용하면 특정한 영역에 있는 큐브 조각만을 이동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섞이지 않은 큐브에 커뮤테이터 FR′F′R을 적용하면 그림①처럼 색칠한 영역에 있는 조각의 위치가 바뀝니다. FR′F′R(=a)과 D(=b)를 다시 커뮤테이터 공식에 대입하면 FR′F′RDR′FRF′D′(=aba′b′)이라는 새로운 공식이 만들어집니다. 이 공식을 처음 상태의 섞이지 않은 루빅스 큐브에 적용하면 그림②처럼 세 조각의 위치만 바뀌게 됩니다. 이 공식의 역공식인 DFR′F′RD′R′FRF′을 적용하면 다시 원상태로 돌아옵니다.
원하는 위치의 큐브 조각을 바꾸는 공식을 찾으려면 여러 가지 공식을 만들고 실제로 움직여보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찾기 어려운 경우에는 최대한 비슷한 유형의 공식을 써서 바꿔야 하며, 그 공식을 쓰는 자리에 원하는 큐브 조각을 가져다 놓아야 합니다. 이를 ‘준비 이동’이라고 부릅니다. 준비 이동을 한 뒤 선택한 공식을 사용하면 큐브 조각의 위치가 서로 바뀌죠. 그런 뒤 준비 이동의 역공식을 사용하면 바뀐 조각을 이전 조각이 있던 자리로 보낼 수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도 이 방법으로 루빅스 큐브를 직접 맞춰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