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하웅 KAIST 물리학과 교수와 한승기 충북대학교 물리학과 교수팀은 시대별, 작가별로 풍경화의 구도를 수치화해 작품의 연대를 유추할 방법을 고안했습니다.
연구팀은 16세기부터 21세기까지 1476명의 예술가가 그린 풍경화 1만 4912점을 디지털 이미지로 바꿨습니다. 그런 다음 그림을 수직이나 수평으로 나누는 알고리듬으로 작품을 분석했습니다. 특히 그림을 나눌 때 각각의 길이를 a, b라 하고, a+b로 a를 나눈 값을 ‘화면 분할 비율’로 정의했습니다.
분석 결과 전체 작품의 화면 분할 비율은 시대별로 비슷한 값을 나타냈습니다. 17세기에는 수평선의 위치가 위에서부터 약 5분의 3에 해당하는 지점에서 나타나서 가장 낮았고, 이후 점점 높아져 19세기에는 약 3분의 1 위치에 주로 있었습니다. 19세기 작품인 폴 고갱의 ‘루앙 풍경’과 오귀스트 르누아르의 ‘포도 수확’은 수평선이 비슷한 위치에 있었습니다.
정 교수는 “서양 풍경화의 구도와 구성 비율이 무작위하지 않고 체계적으로 변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논문은 ‘미국국립과학원회보’ 10월 12일자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