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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미디어] 신비아파트, 고스트볼 더블X 6개의 예언

 

 

“안 돼! 1년 뒤에 세상이 멸망한다고?!”
안녕, 나는 신비아파트 시리즈의 주인공 구하리야. 
난 지금 세상을 파괴할 예언으로부터 이 세계를 지켜야 해. 너도 힘이 되어 줘! 

 

 

 

 

신비아파트는 내가 주인공으로 활약하는 오싹한 호러 판타지 애니메이션이야. 나랑 동생 구두리가 신비아파트에 이사 온 뒤로 벌어지는 무서운 일들과 모험을 담고 있어. 우리는 100년 묵은 아파트에서 태어난 도깨비 ‘신비’를 만나 귀신을 볼 수 있게 됐고, 나쁜 일을 저지르는 악귀를 물리치고 원한을 풀어 승천시키면서 마을의 평화를 지키고 있지. 


우리 이야기는 2014년 파일럿 애니메이션 ‘신비아파트 444호’로 처음 공개한 이래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며 연이어 시리즈로 만들어졌어. 2016년 ‘고스트볼의 비밀’, 2017년 ‘고스트볼X의 탄생’ 시리즈, 그리고 올해 드디어 ‘고스트볼 더블X 6개의 예언’으로 팬들을 오랜만에 다시 만나게 됐지. 신비아파트 시리즈 사상 최대의 세계관과 더욱 무시무시한 이야기로 말이야!


‘고스트볼 더블X 6개의 예언’은 종말론을 큰 줄기로 삼아 진행돼. 도깨비 ‘금비’의 요술 덕분에 친구들과 나는 1년 뒤의 미래로 가게 됐어. 그런데 그 세계는 모든 사람이 돌로 굳어버리고 귀신에게 점령당한 모습이었어! 귀신들에게 잡히기 직전 현재 시간으로 돌아온 우리는 충격에 빠졌지. 그때 퇴마사 ‘리온’이 찾아와 예언서를 보여줬어. 리온은 예언서에 나온 귀신들을 막지 못하면 세상이 꼼짝 없이 종말을 맞게 된다고 말했어. 우리는 여섯 예언귀를 무찌르고 종말을 막을 수 있을까? 

 

 

 

 

<;기계가 어떻게 종말을 예측해?>;

 

 

 

리온이 속한 비밀 퇴마 집단 ‘아이기스’가 어느 바위산 근처에서 발견한 석판에는 위와 같은 6개의 예언이 쓰여 있었어. 이 예언이 모두 실현되면 세상이 멸망하지. 6개의 예언에는 각각 해당 내용을 실행하는 귀신들이 포함돼 있어. 이 귀신을 ‘예언귀’라고 불러. 여섯 예언귀를 빠짐없이 무찌르기 위해 우리는 고군분투해야 했지. 


동생 두리와 나의 고스트볼을 합체해서 더 강력한 합체 귀신을 소환할 수 있었기에 가까스로 위기를 넘길 수 있었어. 그런데 진짜 놀라운 건 그게 아니었어. 6개의 예언을 막고 드디어 마주한 최종 보스, 전체 예언을 실현하고 세계를 멸망시키려 했던 악당의 정체가 다름 아닌 ‘기계’였던 거야!
인간도 귀신도 아닌 거대한 기계장치인 ‘오피키언’이 미래를 점치고 그것을 위해 예언귀를 보냈다는 사실은 모두를 놀라게 했어. 하지만 사실 오피키언이 미래를 알 수 있었던 건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야. 과거의 예언가들이 점성술사나 사제 같은 사람들이었다면 현대의 예언가는 수학 혹은 수학을 기반으로 한 컴퓨터라고 볼 수 있거든! 

 

 

 

 

 


수학, 2100년 종말을 예언하다?!


2017년 9월, 다니엘 로스먼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교수는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바닷속 탄소량 변화를 예측한 논문을 발표하며, 2100년을 기점으로 공룡 멸종과 같은 대량 멸종이 일어날 수 있다고 주장했어. 


이후 1년이 채 지나지 않은 2018년 5월, 애덤 프랭크 미국 로체스터대학교 물리천문학부 교수팀은 학술지 ‘우주생물학’에 수학 모형을 이용해 인류가 맞이할 수 있는 4가지 시나리오를 발표했는데, 프랭크 교수 역시 웹 뉴스 ‘커먼 드림즈’와의 인터뷰에서 “2100년 부근에 급격한 기후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며 2100년을 종말의 기점으로 지목했지! 


종말에 관한 수학 계산 결과가 자꾸만 2100년을 가리키다니, 정말 2100년에 우리 지구는 멸망하는 걸까? 자자, 일단 진정해. 패닉에 빠지기 전에 2100년이라는 시기가 어떻게 나온 건지 그 과정을 살펴보도록 하자. 


다음에 일어날 일을 예측하는 것은 수학의 대표 능력 중 하나야. 기존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특정 패턴이나 경향성을 파악해 분석하고자 하는 대상이 다음에 어떻게 움직일 것인지 계산할 수 있지. 
예를 들어 나랑 강림이 100m 구간 달리기 대결을 한다고 해봐. 강림은 처음부터 같은 속도 10m/s로 달리고, 나는 5m/s로 시작해 시간에 따라 2m/s2씩 가속도가 붙는다면 100m 지점에 누가 더 먼저, 언제 들어올지 식을 세우면 금방 계산할 수 있어. 누군가 갑자기 멈추거나 속도가 변하지 않는다면 말이야. 


이처럼 지구 종말을 예측한 과학자들도 종말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 요소가 시간에 따라 어떻게 변해왔는지 파악한 뒤, 그 경향성이 그대로 유지된다고 가정했을 때 언제 위기를 맞을지 계산한 거지! 

 

<;2100년 대재앙을 막아라!>;

 

2100년 종말을 예견한 로스먼 교수는 5억 4200만 년 동안 바닷속 탄소량이 어떻게 변해왔는지 분석했어. 바닷속 탄소량 변화는 기본적으로 시간에 따라 점차 커지는 그래프를 그려. 그런데 지구 역사상 몇 차례 기준에서 많이 벗어나 탄소량이 급격한 변화를 보였던 시기들이 있었어. 공룡 멸종 같은 대량 멸종이 발생했던 시기가 이 지점과 일치했지. 


1850년 바닷속 탄소량은 3만 8000Gt이었어. 로스먼 교수는 이후 310Gt 이상의 탄소가 더 바다로 유입되면 대량 멸종을 야기할 수 있는 급격한 변화에 해당할 거라고 했어. 1850년 이후 늘어난 탄소량은 155Gt이었고, 만약 같은 추세로 탄소량이 늘어나면 2100년쯤엔 400Gt을 넘어설 거라는 계산 결과가 나왔지. 탄소량이 늘어난다고 반드시 대량 멸종이 일어나는 건 아니야. 하지만 지구 역사에 비춰볼 때 대량 멸종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상태에 이른다고 예측한 거야! 


한편, 2100년을 지목한 또다른 학자 프랭크 교수는 이스터섬처럼 역사상 존재했다가 멸망한 문명의 사례들을 바탕으로 데이터를 수집해 행성과 문명 사이의 변화 양상을 예측할 수 있는 수학 모형을 개발했어. 문명의 발전에 따른 자원 보유량 변화, 기후변화, 과학 문명을 이룬 인구수 등의 변수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동역학계 이론으로 파악하고 문명의 미래 모습을 컴퓨터로 계산했지. 동역학계는 시간에 따라 움직이거나 변하는 모든 것을 수학적으로 계산하는 수학 분야야. 


수학 모형이 예측한 시나리오는  크게 4가지 유형이었어. 그런데 4가지 중 3가지 시나리오가 문명의 종말을 예고했어. 주요 자원을 바꾸지 않은 채 마구잡이로 쓰거나 자원을 바꾸더라도 안정적으로 정착시키지 못하면 행성의 환경이 나빠져 멸망하게 된다는 계산이었지. ‘지속 가능한 발전’을 성공적으로 정착시켰다고 가정한 1가지 시나리오만이 안정적인 미래를 예측했어(자세한 시나리오가 궁금하면 36쪽을 참고해!). 그러니 프랭크 교수가 말한 ‘2100년’은 현 인류가 대체 자원을 찾지 못하고 그대로 문명을 지속할 경우 전 지구적 변화가 일어날 거라 예측되는 시기인 거야. 

 

 

 

 

 

예측을 막고 미래를 바꾸는 힘


거대 기계 오피키언도 여섯 귀신이 세상에 풀려났을 때 인간 세상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미리 계산했기에 1년 뒤 미래를 예언할 수 있었을 거야. 하지만 오피키언의 예언은 우리가 아무 일도 하지 않은 채 지켜보기만 할 때의 결괏값이야. 그렇게 되도록 가만히 있을 구하리가 아니지! 나는 신비, 강림, 다른 친구들과 함께 오피키언의 예언을 막으러 가볼게. 너희도 수학이 예측한 지구 종말이 계산대로 실현되지 않도록 힘써줘! 그럼 이만! 

 

 

2020년 07월 수학동아 정보

  • 박현선 기자 기자
  • 사진

    CJ ENM
  • 디자인

    이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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