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안녕. 나는 혹등고래야. 무게는 30톤에 길이는 16m로 아파트 6층 높이만큼 크다고! 이번에 조금 이른 고래들의 올림픽을 연다고 하는데, 나는 너무 크다는 이유로 후보에서 제외됐지 뭐야. 이날을 위해 갈고 닦은 수영 실력을 보여줄 수 없어 너무 아쉽지만, 올해는 심판으로 만족하려고! 이번 올림픽의 후보들을 소개할게~!
고래 올림픽은 인간 올림픽과는 조금 달라. 인간 올림픽은 무조건 빠른 사람이 금메달을 받지만, 고래는 장시간 운동해야 하기 때문에 얼마나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쓰느냐도 중요하거든. 그래서 가장 속도가 빠른 고래와 가장 효율적으로 움직이는 고래를 각각 시상할 거야.
고래는 몸을 틀어가며 뛰어오르면서 앞으로 나아가. 이 과정에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지. 하지만 최대한 적은 에너지를 사용하면서 큰 추진력을 내는 비밀은 바로 고래의 꼬리 지느러미에 있어. 자세히 보면 고래마다 조금씩 다른 모양이지.
비행기의 날개 역할하는 고래의 꼬리 지느러미
키스 무어드 미국 리하이대학교 기계공학과 교수팀은 항공기 날개의 효율을 측정하는 방식을 도입해 고래 꼬리 지느러미의 효율성을 아래와 같은 식으로 계산했어.
이렇게 구하는 이유를 비행기를 예로 들어 설명해볼게. 비행기가 하늘에 떠 있을 수 있는 이유는 날개의 아래(고기압)에서 위(저기압)로 향하는 ‘양력’이 있기 때문이야. 그런데 날개 끝에서는 고기압과 저기압이 만나면서 소용돌이 모양의 공기 흐름(와류)이 만들어지지. 날개 끝 와류는 비행기의 움직임을 방해하기 때문에 적게 발생할수록 효율성이 높아. 면적에 비해 날개의 가로 길이가 길면 소용돌이가 적게 발생하기 때문에 방해하는 힘도 적게 생겨. 즉, AR이 클수록 효율성이 높아. 고래의 꼬리도 AR을 이용해 효율성을 구할 수 있어. 가장 효율적인 꼬리는~ (두구두구) 바로 흑범고래의 꼬리야! 흑범고래의 AR은 5.6으로 평균인 4.34보다 훨씬 컸어.
그렇다면 속도는 누가 제일 빨랐을까? 연구팀은 고래들이 수영하는 모습을 3D로 구현한 뒤 시뮬레이션했어. 그 결과 속도가 가장 빠른 고래는 대서양알락돌고래였어! 꼬리를 위아래로 힘껏 흔들면 앞으로 나아가는 힘은 세지지만, 고래와 함께 움직이는 물의 움직임을 방해해. 연구팀은 이 사실을 고려해 속도를 구했어.
연구팀은 3D로 또 한 가지 재미있는 실험을 했는데, 각 고래의 움직임과 꼬리를 서로 바꿔가며 가장 효율적으로 운동하는 조합을 찾았어. 그 결과 흑범고래의 꼬리 지느러미를 가지고 벨루가 고래처럼 움직이는 경우가 가장 효율성이 높았어. 흐음, 앞으로 흑범고래가 벨루가 고래에게 수영 교습을 받아야겠는걸? 그럼 바다에서 가장 빠른 고래가 될 테니까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