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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서양의 천문학이 동양보다 월등히 앞서 발전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리 선조의 기록을 보면 서양보다 훨씬 앞선 것이 많습니다. 또 현대 천문학자가 풀지 못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도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 PDF파일에서 고화질 이미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물병자리 변광성의 비밀


물병자리에는 특이 변광성*이 하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별은 천문학자들에게 오랜 골칫거리였습니다. 이 별에 여러 층의 폭발 흔적이 있는데, 기존에 알려진 이론으로는 어떻게 폭발했는지 설명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추측이 나왔지만, 명쾌한 설명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고려 천체 관측 자료에 예사롭지 않은 기록이 남겨져 있었습니다. 1년 간격으로 같은 위치에서 발견된 두 개의 천문 현상이었죠. 위치를 확인해보니 물병자리 변광성이었습니다. 변광성 폭발의 수수께기를 해결한 순간이었죠. 이제껏 한 번 폭발했을 거라 추측했으니 당연히 현재 모습이 설명되지 않았는데, 두 번 폭발했다는 기록이 나오며 문제가 해결됩니다. 


또 정확한 폭발 시기와 빛의 밝기 정보는 연구에 가속도를 붙였습니다. 별의 밝기를 알면 폭발 에너지를 계산할 수 있고, 별의 폭발 연도를 이용해 지구에서 이 별까지 거리도 계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우리 선조의 기록과 현대 물리학 법칙을 이용해 계산한 결과 이 별이 지구로부터 890광년 떨어져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세종 때 신성이었던 전갈자리 근처 별


2017년 8월에도 우리 선조의 기록이 힘을 발휘한 연구가 나옵니다. 2016년 6월 미국 자연사박물관, 영국 리버풀존무어대, 폴란드과학아카데미 국제연구팀이 칠레에서 전갈자리 근처에 있는 가스 구름을 관측합니다. 이 가스 구름은 빛나는 별이었으나, 시간이 흘러 반응을 다해 가스 구름 형태로 남은 백색왜성의 짝별이었습니다.


연구팀은 이 별의 탄생을 조선의 ‘세종실록’에서 발견합니다. 기술적으로 아무리 좋은 망원경과 컴퓨터가 있더라도 별의 과거를 알 수는 없습니다. 과거에 살았던 사람들이 직접 관측하고 남긴 기록이 있으면 별의 과거를 알 수 있으니 이 별이 어떻게 탄생했고 진화했는지를 알 수 있던 겁니다. 

 

 

손님별인 객성이 나타났다는 사실은 새로운 별의 탄생을 암시합니다. 여기에 별이 폭발한 시기와 위치도 남겨놨으니 이에 국제연구팀은 이를 토대로 별이 움직인 방향과 속도를 계산했습니다. 그리고 세종실록에 있는 별과 새 로 찾은 별이 동일한 것임을 알게 되지요. 우리 선조들의 자료로 새로운 별의 기원과 진화 과정까지 밝힌 겁니다. 이처럼 우리 선조들의 관측자료는 현대 연구에 도움이 되며 우리 선조들의 관측 실력이 매우 뛰어났다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용어정리

*변광성 : 크기가 커지고 작아짐에 따라 밝기가 변하는 별

2019년 08월 수학동아 정보

  • 조혜인 기자 기자
  • 도움

    양홍진(한국천문연구원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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