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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공부 꿀팁] 슈퍼히어로에게 배우는 수학

마블 히어로가 수학을 알려준다면 어떨까? 그 어느 때보다도 수학이 재밌게 느껴질 것이다. 수학 시간마다 영화 속 주인공이 나타나 수학을 가르쳐주는 선생님이 있다는 제보를 듣고, 수학동아가 찾아갔다!

 

6월 1일 기자가 찾아간 곳은 이재훈 교사가 담임으로 있는 정왕초등학교 6학년 5반 교실이었다. 이날 학생들은 영화 ‘블랙 팬서’를 보고 있었다.


블랙 팬서는 와칸다 제국의 왕위를 계승한 티찰라가 와칸다에만 있는 최강 희귀 금속 비브라늄으로 만든 수트를 입을 와칸다 최고 전사 자리를 노리는 적들과 싸워나가는 이야기다.


마침 와칸다 제국에서 비브라늄을 훔친 ‘클로’ 일당이 부산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 티찰라 일행이 부산에 간 장면이 나왔다. 티찰라 일행이 자갈치 시장에서 상인인 소피아와 마주친 뒤, 와칸다에서 파견한 스파이 나키아가 소피아와 친근한 한국어로 대화하는 유쾌한 장면이 나오는 순간, 이 교사가 영상을 멈췄다!


그리고 화면에는 나키아와 소피아의 수상한 대사가 떴다. 분명 영화관에서 봤을 때랑 다른 대사였다. 얼마 뒤 정왕초 6학년 5반 학생 2명이 배역을 맡아 대사를 읽기 시작했다.

 

 

참여도 높이는 드라마 작가급 영상 끊기


소피아는 비브라늄을 찾으러 온 나키아에게 갑자기 수학 문제를 냈다. 그 다음 화면에는 문화재를 개수 별로 세서 표로 나타내는 미션이 등장했다. 교과서에 있던 내용이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등장한 것이다. 이 교사가 문제를 풀어야만 다음 영상을 볼 수 있다고 말하니, 화면에 집중하고 있던 학생들은 책을 펼쳐 재빨리 문제를 풀었다.  


모두 문제를 풀자 영화가 다시 재생됐다. 시장 안 비밀공간에서 티찰라 일행과 클로가 마주쳤고, 클로는 도망가기 시작했다. 티찰라 일행이 클로 일당을 쫓는 데 한계에 부딪혔을 때, 티찰라가 블랙 팬서로 변신해 클로 일당이 탄 차 위로 뛰어올랐다. 영화에 한참 몰입한 그 순간, 영상이 또 한 번 멈췄다!


“다음 이야기가 궁금하다고? 수학 익힘책을 풀어 봐~.”


교실은 아쉬움이 가득한 학생들의 목소리로 채워졌다. 하지만 블랙 팬서가 내준 미션을 해결해야 다음 시간에 이어지는 영상을 볼 수 있으니, 남은 수업 시간 학생들은 문제 해결을 위해 열중했다.

 
사실 한 반에 있는 모든 학생이 같은 실력이 아니니 어느 학교에서든 나타나는 문제가 있다. 잘 하는 학생은 수업 내용이 쉬우니까 지루해하고, 잘 못 하는 학생은 따라가기 어려우니 포기해 버리는 것이다. 그러나 재밌는 영화를 보여주며 수업하면, 다음 영상을 보기 위해서라도 서로 도와가며 열심히 수업에 참여한다.


이 교사는 “모두가 수업 시간에 참여하게 만드는 게 목표”라며, “그 목표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수업 집중도도 좋아졌고, 수학에 대한 흥미도 높아졌다”고 영화를 수학 수업 시간에 활용한 효과에 대해 말했다.

 

히어로 영화로 만든 수학 스토리


이 교사는 칠판으로 수업하기보다는 미디어와 영상, 파워포인트를 활용해 수업하는 걸 좋아한다. 특히 수학처럼 판서가 많은 과목일수록 다른 매체를 많이 이용한다. 영화뿐 아니라 아이들이 좋아하는 영상을 이용해 수업할 때도 있다.


처음에는 초등 교사 자료 공유 사이트 ‘인디스쿨’에 올라온 자료를 사용했다. 그런데 올해 교육과정이 바뀌면서 기존의 자료를 사용할 수 없게 됐다. 그래서 직접 만들어보기로 했다.


“수학을 제가 아니라 아이돌이 와서 가르치면 더 재밌게 느껴지겠죠? 연예인이 수업할 수 없으니 학생들이 좋아하는 영상을 대안으로 선택했어요. 좋아하는 영화 속 캐릭터가 학생들과 같은 수학 문제로 고민하는 상황을 만들어 수업을 짠 것이죠. 이왕이면 재밌게 배우면 좋잖아요!”


대부분의 교실에서 수업 시간에 보여주는 영화는 수업 전에 학생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용도로 쓰였다. 그러나 이 교사는 영화 속 인물이 진짜 수학 문제로 고민하고, 수학은 공부하는 것처럼 자료를 바꿨다. 그날 배우는 수학 개념이나 문제 상황으로 이어지게끔 스토리를 짜고, 자연스럽게 다음 상황으로 이어지게 영상을 편집했다.

 


교과서에 나온 스토리처럼 영상 자료를 만든 것이다. 다만 이 교사는 기존에 교과서에 나온 스토리가 단조로워서 학생들이 흥미를 못 느낀다고 생각해 재밌는 영화를 이용한 스토리를 구상했다. 학생들의 반응은 굉장히 좋았다. 서로 역할을 맡아 대사를 하고 싶어 하는 건 물론, 캐릭터가 낸 문제를 풀기 위해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학생들만 좋아한 게 아니었다. 초등 교사들이 이용하는 인디스쿨에 이 교사가 만든 자료를 올리자 조회수가 수 천이 넘을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이 돌아왔다.


“어느 날은 복도를 지나가는데 옆 반 선생님이 제 자료로 수업을 하고 있더라고요. 신기하기도 하면서 더 잘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죠.”


이 교사의 자료로 수업했더니 학생들 반응이 좋았다는 댓글은 힘이 됐다. 그래서 이 교사는 당분간은 계속 이 방법으로 수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다음 수학 시간에는 어떤 히어로가 찾아와 함께 수학을 공부할지 기대된다.

 

 

2019년 07월 수학동아 정보

  • 글 및 사진

    조혜인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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