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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링수톤] 머릿속 맴도는 수능금지곡

DJ CHO의 롤링수톤... 샤이니의 '링딩동'

편집자주. 미국 음악 잡지 ‘롤링스톤’을 표방 하는 롤링수(數)톤. 롤링수톤에서는 음악 이야기뿐 아니라 음악 속 에 숨겨진 수학 이야기까지 들을 수 있습니다. QR코드를 찍어 음악을 들으며 읽으면 더 재밌을지도~!

수험생 여러분께 유의사항 알려드립니다. 시간에 맞춰 입실해야 하며, 컴퓨터 사인펜을 반드시 준비해 주세요. 전자기기는 반입 금지이니 아날로그 시계만 착용 가능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절대 이 글에 나와 있는 곡을 듣지 마십시오.

 

2018년 11월 15일은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날입니다. 시험이 얼마 남지 않아 고3들은 평생 쓸 집중력을 모두 끌어모아 공부할 때지요. 공 부를 하다가 노래 한 곡을 들으며 휴식을 취할 거 라고요? 쉴 때 주의하세요! 중요한 일을 앞두고 절대 들으면 안 되는 노래가 있거든요. 한번 들으면 끊임없이 귓가에 맴돌아 도저히 집중할 수 없 게 만드는 노래입니다. 한 피해자에 따르면 시험 보기 전 긴장을 풀려고 들었던 노래가 시험 보는 내내 머릿속에 맴돌아 결국 시험을 망쳐버렸답니다. 수험생들이 호환마마보다 더 무서워한다는 이런 노래를 ‘수능금지곡’이라고 부르지요.

수험생이 절대 들으면 안 되는 노래

‘링!딩동, 링~딩동, 링 디기딩디기 딩딩딩’

전통의 수능금지곡으로, 가장 강력한 노래는 샤이니의 ‘링딩동’이 있습니다. 그리고 SS501의 ‘유 어 맨’이 어깨를 견주지요. 아이돌 노래 외에 또 강력한 곡으로는 CF곡이 있습니다. 방송인 전현무가 요상한 춤을 추며 선전하는 비타민 음료의 CF송과 EXID의 하니가 춤을 추며 선전하는 어플 CF송도 절대적인 수능금지곡입니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힘든데 올해도 강력한 노래들이 발매됐습니다. 신흥 수능금지곡으로 떠오르는 건 단연 아이콘의 ‘사랑을 했다’입니다. 친숙한 멜로디에 느린 박자로 누구나 쉽게 따라 부를 수 있어 초등학생은 물론 유치원생도 동요보다 많이 부른다고 화제가 됐었죠.

얼마 전에는 가수 매드클라운을 꼭 닮은 고무장갑을 뒤집어 쓴 사내가 노래 한 곡을 공개했습니다. 신인(?) 래퍼 마미손의 ‘소년점프’입니다. 유치하기 짝이 없지만 빠져들 수밖에 없는 마성의 음악이지요. 이에 수능을 앞둔 학생들이 ‘수능금 지곡’이라며 성토했고, 마미손은 수능 전날 비공개로 전환해 수능생들의 시험을 방해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러나 영상을 안 본다고 해결될 일이 아닙니다. 수능금지곡이라 이름 붙은 곡은 한번 듣고 나면 자기도 모르게 머릿속에서 무한히 반복하는 무시무시한 힘이 있거든요.

 

머릿속을 침범한 범인의 정체

귀벌레 과학자들은 이런 현상을 ‘귀벌레 현상’이라 말하며 연구하고 있습니다. 영국의 소설가 데스몬드 배글 리가 1978년에 쓴 소설 ‘플라이웨이’에서 처음 등 장한 이후 영미 문학에서 종종 나오던 말입니다.

제임스 켈라리스 미국 신시네티대학교 교수는 2001년 사람들의 98%가 귀벌레 현상을 경험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귀벌레 현상은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오래 지속되며, 귀벌레 현상을 일으키는 곡을 분석해보니 가사가 있는 노래가 귀벌레 현상의 73.7%, CF음악이나 광고 음악은 18.6%, 기악곡 음악은 7.7%를 차지했습니다.

이런 중독성 때문에 역으로 귀벌레 현상을 마케 팅에 이용하기도 합니다. 중독성 있는 노래를 만들어서 광고 효과를 높이는 것이지요. 이에 비드 윌리엄스 영국 세인트앤드류대학교 교수는 귀벌레 현상이 강한 음악을 만드는 공식을 만들었습니다. 리듬이 얼마나 반복되는지, 다음 구절이 얼마나 예측가능한지에 따라 귀벌레 현상이 강하게 나타난다는 식입니다.

또 영국 골드스미스대학교가 이끄는 공동연구팀은 3천 명을 대상으로 중독성 강한 노래를 찾아냈습니다. 자료에서 의사 결정 단계를 나무 모형으로 만드는 ‘랜덤 포레스트 모형’과 ‘푸아송 회귀분석’이라는 통계를 이용했습니다. 회귀분석은 독립 변수와 종속 변수들 사이 관계를 기술하는 것인데 종속 변수가 특별히 양의 정수면 푸아송 회귀분석이라고 합니다.

분석 결과 귀벌레 현상이 가장 강력한 곡은 레이디 가가의 ‘배드 로맨스’였습니다. 제목이 낯설더라도 들어보면 누구나 한 번씩은 들어본 익숙한 곡일 텐데요, 중요한 일을 앞둔 분들은 절대 듣지 마세요. 매우 중독성이 강해 여러분의 머릿속을 한순간에 잠식해버릴 테니까요.

 

귀벌레 처치 방법!

계속 맴도는 귀벌레 현상에서 탈출할 수 있을까요? 어떻게든 피하려고 했는데, 이미 중독이 됐다고 절망하지 마세요. 완벽한 퇴치는 불가능하지만 귀벌레를 쫓아낼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한 사람들도 있습니다. 아이라 하이먼 미국 웨스트워싱턴대학교 음악 심리학과 교수는 적당히 어려운 일을 하는 게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뇌 인지기능을 활성화하면 머릿속에서 맴도는 노래의 영향력을 줄일 수 있다고 가정하고 실험한 결과 단어를 뒤집는 게임 인 ‘아나그램’을 하거나 가로와 세로가 모두 9칸으로 나눠진 격자 판 각 줄에 숫자1~9를 하나씩만 채워 완성하는 수학 퍼즐 ‘스도쿠’를 했을 때 귀벌레 현상이 줄었습니다.

주의할 점은 스도쿠의 난이도가 높으면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으니 너무 어려우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또 하이먼 교수는 문제의 노래를 찾아 끝까지 들어버리라고 합니다. 머릿속에 맴도는 노래는 대개 일부분만 알고 있어 끝마치지 못한 상태로 남아있는 게 원인이라는 것이지요. 끝내지 못했기 때문에 반복해서 생각난다는 게 그의 주장입니다.

영국 레딩대학교 연구팀은 껌을 씹는 걸 추천합니다. 음악을 듣고 기억하는 뇌의 부위는 청각뿐 아니라 말하기를 담당하는 곳과도 연관돼 있기 때문에 껌을 씹으면 귀벌레 현상을 만들지 못한다는 것이지요. 지금 이 순간 원인을 찾기보다는 공부에 몰입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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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1호 수학동아 정보

  • 조혜인 기자
  • 기타

    디자인 최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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