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8월에 수학동아가 찾아간 곳은 전북 군산대 과학영재교육원입니다. 태풍 ‘무이파’ 가 서해를 지나 북쪽으로 올라간 8월 9일 수학동아는 군산대를 향해 출발했습니다. 서울은 하늘이 흐렸지만 비가 오지 않아, 태풍이 지나간 남쪽은 더 맑을 거라는 기대를 품고 갔어요. 그런데 경기도를 벗어나자 비가 오기 시작해 군산에 도착할 즈음에는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도착한 다음에도 비가 계속 왔어요.

군산대 과학영재교육원 원장인 유수창 화학과 교수님을 만나 인사를 나누고, 기숙사 식당에서 점심을먹으며 수업에 참여할 학생들에 대해 들었습니다. 유수창 원장 선생님은 “사교육을 잘 받은 영재가 아니라 가능성이 풍부한 영재” 라고 말씀하셨어요. 그리고 수업에 참여할 주인공들이 밥 먹는 모습을 살짝 엿보기도 했죠. 학생들은 8월 8일 월요일부터 12일 금요일까지 4박 5일 동안 기숙사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여름학기 집중교육을 받고 있었습니다.

이날 수학동아 7월호 특집기사 ‘비눗방울, 수학이 방울방울’ 를 토대로 진행된 MIE 수업은 군산대 과학영재교육원의 중등심화과정 학생들 대상으로 한 융합교육의 하나였어요. 자연대 4호관 1층 4101호 강의실에서 호기심이 가득한 눈망울의 학생들을 만났어요. 전북의 중학생으로 구성된 물리반, 화학반, 지구과학반 학생이었죠.

점심을 먹고 바로 시작된 수업이라 먼저 인터넷에 떠도는 수학과 관련된 농담을 먼저 소개했습니다.“sinx를 n으로 나누면 얼마가 될까요?”다들 조용했어요. 그런데 화면에 다음과 같은 그림을 보여주자 다들 신나게 웃었습니다.
 

그 다음으로 다양한 비눗방울과 함께 회전계단, 현수교 사진을 보여주며 이들의 공통점을 물었어요. 이어서 ‘가장 짧은 거리를 찾거나 가장 적은 재료로 최대의 효과를 내려는 최적화 문제와 연관돼 있다’ 는 비눗방울과 비누막의 수학적인 특징을 설명하며 본격적으로 수업에 들어갔습니다.
 

지수함수와 멱함수에 관한 문제도 풀고, 정삼각형의 세 점을 잇는 최단 거리 구하기, 정사각형의 네 점을 잇는 최단 거리 구하기도 소개했어요.
 

평면을 다각형으로 나누거나 덮을 때 가장 효율적인 정다각형에 관한 내용을 물었을 때 영재교육원 학생들이라 그런지 금방 ‘정육각형’ 이라는 답이 나왔어요. 둘레의 길이가 똑같을 때 가장 면적이 넓은 도형은 원이지만 원은 평면을 빈틈없이 메울 수 없어요.

56장의 슬라이드로 진행한 수업을 마치고 이어서 비눗방울 실험을 했어요. 실험 시간에는 영재교육원의 라은혜 선생님을 비롯해 4명의 선생님이 도와주셨어요. 그런데 비눗물이 잘 섞이지 않아 식은땀을 많이 흘렸답니다. 결국 각 조마다 준비된 철사와 양동이를 사용하지 못하고 2개의 양동이만 잘 섞은 뒤 미리 준비해간, 수학사랑에서 만든 비누막 실험도구를 이용해 원하는 학생들만 실험을 해 볼 수 있었어요.

정육면체의 구조물에서는 가운데에 작은 사각형 모양을 따라 비누막이 만들어지는 모습을, 정사면체에서는 4개의 비누막이 만나는 모습을 뚜렷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또 점 3개, 점 4개, 점 5개가 만드는 슈타이너 트리도 볼 수 있었어요. 같은 크기의 원형 도구 2개를 붙였다가 조금씩 뗄 때 비누막이 가운데로 오목하게 현수선 모양을 만들다가 일정 거리를 넘어서면 터지는 모습도 봤습니다. 양을 만드는 실험도 하려고 했는데, 비눗물이 도와주지 않아 많이 아쉬웠습니다. 직접 비눗방울과 비누막 실험을 하고 싶은 독자가 있다면 철사로 수학동아 7월호 75쪽에 나온 모양과 같은 도형을 만들면 됩니다. 단, 비눗물은 충분한 시간을 두고 만들어야 해요. 특히 세제나 글리세린을 섞을 때 물을 가능한 적게 넣고요.

수업을 마치고 서울에 오니 해가 떴습니다. MIE 수업을 한 날 군산과 가까운 전북 정읍에서는 하루 동안 422mm의 ‘물 폭탄’ 이 쏟아져 그 지역 관측 사상 최고의 강수량을 기록했어요. 9월에는 맑은 날이 많을 것 같은데, 철사 같은 도구로 자신만의 비누막 모양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