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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동아 단독 특별전시회, 수학으로 피운 꽃

우리는 꽃을 감상할 때 꽃송이를 보거나 향기를 맡습니다. 하지만 디지털 아티스트 무라야마 마코토는 꽃의 진짜 아름다움은 그보다 깊은 곳에 숨어 있다고 말합니다. 우리가 보지 못했던 부분을 누구보다 깊이 관찰하고 독특하게 표현한 무라야마의 작품을 보며 꽃의 ‘진짜 아름다움’을 찾아보세요!

 

 

“마치 우주에 핀 꽃 같다.”

 

미국 기술 잡지 ‘와이어드’에서 무라야마의 작품을 보고 한 말입니다. 검은 바탕에 투명하게 비쳐 보이는 토끼풀꽃은 정말 우주에 꽃이 피어있는 모습 같기도 하고 엑스선 사진을 확대한 것 같기도 합니다. 사실 이 작품은 3D 프로그램으로 정교하게 그린 그림입니다.

 

 

꽃에서 찾은 기계의 모습


과학계와 예술계의 마음을 동시에 사로잡은 무라야마의 작품은 크게 두 줄기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학술 정보와 수치를 넣어 꽃을 설계도면처럼 표현하는 ‘식물 도표’와, 내부 기관을 드러내 꽃의 기계적인 요소를 강조한 '식물-기계 예술’입니다. 그리고 이 프로젝트의 작품을 통틀어 ‘무기 식물’이라고 부르죠.

 

유기물은 살아있는 생물을 이루는 물질이고, 무기물은 바위나 흙 같은 무생물을 이루는 물질입니다. 보통 유기물과 무기물은 서로 완전히 다른 특징을 지닌 별개의 물질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무라야마의 생각은 조금 달랐습니다.

 

‘무기 식물’은 유기물인 진짜 식물에서 출발 합니다. 무라야마는 우선 식물을 전부 해체합니다. 그리고 컴퓨터 그래픽으로 꽃의 모든 구성 요소를 기계부품으로 만든 뒤 나사를 맞추듯 하나하나 조립하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만든 작품은 우리가 알던 익숙한 꽃과는 다른 독특한 느낌을 줍니다. 꽃이면서 꽃이 아닌, 세상에 없는 ‘무기 식물’이 된 겁니다. “어느 날 식물을 자세히 들여다봤는데 제가 생각했던 모습과 달랐어요. 가까이서 보니 꽃 속에 기계의 부속품 같은 부분이 숨어있더군요. 생물이라고만 생각했던 꽃에서 새로운 모습을 본 거예요.”

 

 

무라야마는 수학동아와 한 인터뷰에서 기계에도 생물의 특징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꽃에 대한 생각뿐 아니라 물질을 보는 시각 자체가 달라진 셈이죠. 이 깨달음은 무라야마의 작품 속에 그대로 녹아있습니다.

 

 

생물에서 구조를 보다


꽃에서 기계의 모습을 끌어내기 위해 무라야마가 선택한 것은 3D 모델링 기술과 수학입니다. 규칙성을 찾고 가장 이상적인 균형을 표현하기 위해서죠. 무라야마는 19세기 스코틀랜드의 수학자이자 생물학자인 다아시 톰프슨에게서 영감을 얻었다고 합니다. 톰프슨은 진화를 수학으로 설명하려던 학자지요.

 

수학의 언어와 법칙이야말로 생물의 다양성을 가장 정확하게 설명하는 방법이라 믿었던 톰프슨은 생물을 공간좌표에 그리고 축을 변형시키면서 생물의 성장이나 구조를 이해하려 했습니다. 식을 세워 변형률을 계산하고 서로 다른 생물을 비교하며 종의 특징을 파악했고, 나선 구조와 생물 구조 사이의 관계도 찾았죠.

 

 

무라야마는 톰프슨의 연구 중 특히 식물의 ‘수리적 성장 패턴’에 영감을 얻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해바라기로 작품을 만들 때 꽃에 나타나는 피보나치 수열을 썼고, 식물 모양을 정할 때도 함수와 통계를 이용할 수 없을까 고민했습니다.

 

 

“나는 수학자도 아니고 식물학자도 아닙니다. 하지만 다이시 톰프슨처럼 생물의 구조에 관심이 있습니다. 식물의 아름다움은 구조에서 나온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무라야마가 무기 식물 프로젝트로 톰프슨처럼 수리생물학을 하려는 건 아닙니다. 다만 수학으로 생물을 바라보는 방법에서 독창적인 아름다움을 찾아냈을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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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7호 수학동아 정보

  • 박현선 기자(tempus1218@donga.com)
  • 사진 및 도움

    무라야마 마코토, Frantic Gallery
  • 참고자료

    D’ARCY W. THOMPSON’S MATHEMATICAL TRANSFORMATION AND THE ANALYSIS OF GROW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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