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와 배수는 누가 만들었을까? 이 질문은 마치 자연수와 분수는 누가 만들었냐고 묻는 것과 같다. 자연수와 분수 개념이 단 한사람의 아이디어로 창조된 것이 아니듯 약수와 배수 개념 역시 오랜 세월 동안 은연중에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터득한 개념이다. 원시시대 사람들도 같은 수를 반복해서 여러 번 더하는 것 정도는 할 수 있었다.
3+3+3+3+3=15
생활 속에서 똑같은 수를 여러 번 반복해서 더하는 일을 계속하다 보니 사람들은 어느 덧 3을 두 번 더하면 6이고 세 번 더하면 9가 된다는 것도 깨달았다. 또, 3을 아무리 여러 번 더해도 4나 5 또는 7을 만들 수는 없다는 것도 깨달았다.
고대인들은 가족들과 음식을 나누어 먹으면서 자연스럽게 어떤 하나의 수를 더 작은 수여러 개로 똑같이 가르는 일을 자주 했다.
15=3+3+3+3+3
그러다 보니 15를 여러 개의 3으로 가르거나 여러 개의 5로 가를 수도 있고 여러 개의 1로도 가를 수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15를 여러 개의 4로 가르거나 여러 개의 7로 가를 수는 없다는 것도 깨달았다.
사람들은 똑같은 수를 더해서 만들어진 수나 똑같은 수로 갈라지는 수에는 특별한 이름을 붙이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하나의 수를 반복해서 더해 얻을 수 있는 수, 즉 몇 배를 해서 얻는 수를 그 수의 ‘배수’, 하나의 수를 여러 개의 똑같은 수로 갈랐을 때 나온 수는 그 수의 ‘약수’라고 부르기로 했다.
예를 들어, 3을 여러 번 더해서 15가 됐다면 15는 3의 배수이고 3은 15의 약수다.
같은 수를 계속 더하는 일은 무한히 할 수 있으므로 어떤 수의 배수는 무수히 많다. 하지만 어떤 수를 똑같은 수로 가르는 경우는 한계가 있어서 어떤 수의 약수가 몇 개나 나오는지 정도는 정확히 구할 수 있다.
약수와 배수의 개념은 일상생활 속에서 생겨났지만 그 개념을 발전시킨 것은 수학자다. 수학자는 자연수의 약수를 구하는 일에 흥미를 느끼고 여러 가지 이름을 지어냈다. 예를 들면, 8의 약수는 1, 2, 4, 8이고 이 중에서 자기 자신을 제외하고 나머지 약수를 모두 더하면 7이므로 8보다는 작다. 하지만 6은 약수가 1, 2, 3, 6이고 자기 자신을 제외한 나머지 수를 더하면 6이므로 원래의 수와 같다. 12의 경우, 약수는 1, 2, 3, 4, 6, 12고 이 중에서 12를 제외한 나머지 약수를 모두 더하면 16이므로 12보다 크다.
고대 그리스의 수학자 유클리드는 어떤 수가 자신을 제외한 약수의 합과 같으면 특별히 ‘완전수’라고 불렀다. 8처럼 자기 자신을 제외한 약수의 합이 자기 자신보다 작을 때는 ‘부족수’, 더 클 때는 ‘과잉수’라고 불렀다. 그러다가 고대 수학자 피타고라스와 그의 제자들은 220의 약수 중에서 220을 제외한 수의 합과 284의 약수 중에서 284를 제외한 수의 합을 비교했더니 서로 상대방의 수와 같음을 발견했다.
220을 제외한 220의 약수의 합
=1+2+4+5+10+11+20+22+44+55+110=284
284를 제외한 284의 약수의 합
=1+2+4+7+142=220
피타고라스는 이 두 수가 서로 특별히 친하다고 생각해 ‘친화수’라고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