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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6에는 최초로 1만 명이 넘는 참가자가 지원했다.](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article/Contents/201707/M201708N006_2.jpg)
2009년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가 인기를 끌자 각종 노래 경연 프로그램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쇼미더머니는 이런 흐름 속에서 만들어진 랩 서바이벌 프로그램으로 2012년 처음 방송을 시작해 올해 여섯 번째 시즌을 맞았다.
엄격한 심사를 거쳐 예선을 통과한 지원자는 프로듀서와 팀을 이뤄 공연을 펼치고 관객과 시청자의 투표수를 비교해 우승자를 가린다. 지원자는 경연을 통해 갈고닦은 랩 실력을 맘껏 뽐내며 대중과 다른 래퍼들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알린다.
래퍼들은 방송에 출연하기보다 주로 작은 클럽과 공연장에서 활동하고, 이것을 특유의 문화로 생각하기 때문에 쇼미더머니를 부정적으로 보기도 했다. 하지만 국내 1세대 래퍼이자 프로듀서로 참가한 타이거JK는 “처음엔 쇼미더머니를 좋아하지 않았다”면서도 “쇼미더머니는 이미 하나의 문화가 됐다”며 쇼미더머니가 가진 대중성과 영향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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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랩’은 1970년대 미국에서 탄생한 음악 장르로 단순한 리듬 위에서 빠르게 내뱉는 직설적인 가사가 특징이다. 가사가 너무 직설적이어서 욕과 비속어로 가득한 비주류 음악으로 여기는 사람도 있지만, 대중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여과 없이 드러내는 당당함과 진정성에 매력을 느낀다.
국내에서는 대중가요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수만 하는 음악이었지만, 최근 쇼미더머니나 언프리티 랩스타, 고등래퍼 같은 방송이 화제가 되며 가장 인기 있는 장르 중 하나로 거듭났다. 현재는 랩을 가르쳐주는 학원을 쉽게 찾아 볼 수 있으며 일부 교육기관에서는 랩을 전공과목으로 채택하기도 했다. 랩의 반복적인 리듬과 가사를 기억하기 쉽다는 특징을 이용해 복잡한 수학공식 같이 잊어 버리기 쉬운 교과서 내용을 랩으로 만들어 암기하기도 한다.
리듬을 머금은 랩 가사
미국의 시인 월트 휘트먼은 “위대한 시인은 위대한 관객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관객이 시에 숨어있는 의미나 문학적인 기법을 이해하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시를 봐도 ‘좋은 시’로 평가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랩도 마찬가지다. 랩에 숨어있는, 아니 숨은 것처럼 느껴지는 장치를 이해해야 제대로 듣고 평가할 수 있다.
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리듬’을 만드는 일이다. 래퍼는 거창한 반주 없이 ‘쿵, 칫, 따, 칫’ 하는 간단한 반주만 가지고 랩을 하거나 아예 반주 없이 랩을 하는 일이 많기 때문에 다른 방법으로도 리듬을 만들어야 한다. 리듬은 어떤 현상이나 소리가 반복될 때 생기는데, 랩에서는 비슷한 발음을 가진 단어, 강세 등을 반복해 리듬을 만든다.
단어는 리듬을 만드는 동시에 가사의 뜻을 전달하는 역할을 하므로 발음이 비슷한 단어로 리듬을 만드는 방법이 특히 중요하다. 래퍼는 이것을 ‘라임을 맞춘다’고 표현한다. 아래 랩 가사를 보면 노랑, 연두색 부분에 일부러 비슷한 발음을 가진 단어를 배치해 비슷한 발음이 반복되게 만들었다. 각 단어를 발음해 보면 비슷한 모음이 반복되면서 리듬이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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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발음을 가진 단어를 반복해 리듬을 만드는 일은 ‘시’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이런 특징은 한자로 만들어진 중국의 전통시 ‘한시’에서 두드러진다. 한시 중에서도 당나라 이후에 만들어진 ‘근체시’를 보면 전체 4개의 행 중 짝수 번째 행의 끝에 비슷한 발음의 글자를 배치해 리듬을 만든 것을 볼 수 있다. 랩 가사를 쓸 때 반드시 라임을 맞춰야 하는 건 아니지만, 근체시는 반드시 이 형식을 지켜야 해서 랩보다 더 엄격하게 리듬을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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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공통점 때문에 어떤 사람은 랩을 ‘입으로 표현하는 시’라거나 랩은 ‘노래와 시의 중간에 있다’고 말한다. 물론 랩은 노래로 부르는 게 목적이므로 시와 분명히 구분되지만 외국의 일부 대학교에서는 래퍼 카니예 웨스트가 쓴 가사를 교재로 선택할 정도로 랩 가사가 가진 문학성을 인정하기도 한다.
쇼미더머니는 다른 노래 경연과 달리 관객과 시청자의 평가로만 우승자를 가리기 때문에 관객과 시청자가 뛰어난 래퍼를 구분할 수 있는 안목을 갖춰야 한다. 화려한 비트와 조명뿐 아니라 래퍼가 만든 라임에 주목해 ‘위대한 관객’이 돼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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랩 가사를 추천해 주는 딥비트
랩 가사를 쓰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라임을 맞추기 위해 발음이 비슷하면서 동시에 의미를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단어를 골라야하기 때문이다. 만약 내가 쓴 가사와 라임이 맞는 가사를 자동으로 추천해 준다면 한결 수고를 덜 수 있다.
핀란드 알토대학교 컴퓨터과학과 연구팀은 미국의 유명 래퍼 104명의 랩 가사를 분석한 뒤 입력한 가사와 어울리는 가사를 추천해 주는 프로그램 ‘딥비트’를 만들었다. 연구팀은 에미넴, 제이지, 투팍, 닥터 드레 등 유명 래퍼의 1만 980 곡을 분석해 58만 3669 줄의 가사 데이터를 모았다.
라임이 비슷한 가사는 가사에 쓰인 단어의 모음이 비슷해야 하므로 먼저 가사에 들어있는 단어를 소리 나는 대로 바꾼 뒤 자음 부분을 제거했다. 그리고 유사한 모음 부분이 있으면 비슷한 단어로 판단하고 ‘자카드 유사도’ 공식을 이용해 가사 데이터 중에서 라임이 가장 잘 맞는 문장을 찾았다. 자카드 유사도는 두 집합 A, B가 공통으로 가진 원소의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 나타내는 수치로 다음 공식을 이용해 구할 수 있다.
랩 가사를 쓰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라임을 맞추기 위해 발음이 비슷하면서 동시에 의미를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단어를 골라야하기 때문이다. 만약 내가 쓴 가사와 라임이 맞는 가사를 자동으로 추천해 준다면 한결 수고를 덜 수 있다.
핀란드 알토대학교 컴퓨터과학과 연구팀은 미국의 유명 래퍼 104명의 랩 가사를 분석한 뒤 입력한 가사와 어울리는 가사를 추천해 주는 프로그램 ‘딥비트’를 만들었다. 연구팀은 에미넴, 제이지, 투팍, 닥터 드레 등 유명 래퍼의 1만 980 곡을 분석해 58만 3669 줄의 가사 데이터를 모았다.
라임이 비슷한 가사는 가사에 쓰인 단어의 모음이 비슷해야 하므로 먼저 가사에 들어있는 단어를 소리 나는 대로 바꾼 뒤 자음 부분을 제거했다. 그리고 유사한 모음 부분이 있으면 비슷한 단어로 판단하고 ‘자카드 유사도’ 공식을 이용해 가사 데이터 중에서 라임이 가장 잘 맞는 문장을 찾았다. 자카드 유사도는 두 집합 A, B가 공통으로 가진 원소의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 나타내는 수치로 다음 공식을 이용해 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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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나는 수학과 랩을 좋아해’라는 가사를 입력했다고 하자. 딥비트는 이 문장을 소리 나는 대로 ‘나는 수학꽈 래블 조아해’라고 바꾼다. 그 뒤 문장에 들어있는 자음을 모두 제거하고 단어별로 쪼개서 {아은, 우악와, 애을, 오아애}라는 집합 A를 만든다. 이제 가지고 있는 모든 가사 데이터도 집합으로 바꾼 뒤, 집합 A와 자카드 유사도를 계산해 비교한다.
연구팀은 후보 문장 바로 앞에 놓인 가사 한 줄과 자카드 유사도를 계산하거나 앞에 나온 다섯 줄과 각각 계산해 평균을 내보고 정확도를 비교했다. 그리고 문장에 쓰인 단어 수가 비슷한 경우도 고려해 가장 정확도가 높은 방법으로 가사를 추천하도록 했다.
딥비트는 기존에 있는 가사 중에 발음이 어울리는 가사를 추천하기 때문에 가사의 뜻은 어울리지 않을 수 있고, 영어와 핀란드어만 지원 한다는 단점이 있다. 아직 완전히 작사를 맡길 수는 없지만, 추천해 준 가사를 보고 새로운 가사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는 정도로 이용할 수 있다.
이번 쇼미더머니 시즌6에는 실력 좋기로 소문난 래퍼들이 대거 참가해 이전 시즌보다 우승 후보를 예측하기 어렵다. 게다가 실력이 뛰어난 래퍼도 가사를 잊거나 박자를 놓치면 한순간에 탈락할 수 있기 때문에 변수도 많다.
비록 내가 응원하는 지원자가 이미 탈락했어도 실망하지 말자. 쇼미더머니에 출연한 것만으로 충분히 인지도를 쌓았으니 앞으로 유명한 래퍼가 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누가 붙고 떨어졌나에 연연하지 말고 래퍼들이 내뱉는 이야기와 그 속에 감춰진 기법에 주목하자. 쇼미더머니가 몇 배 더 재미있어질 것이다.
연구팀은 후보 문장 바로 앞에 놓인 가사 한 줄과 자카드 유사도를 계산하거나 앞에 나온 다섯 줄과 각각 계산해 평균을 내보고 정확도를 비교했다. 그리고 문장에 쓰인 단어 수가 비슷한 경우도 고려해 가장 정확도가 높은 방법으로 가사를 추천하도록 했다.
딥비트는 기존에 있는 가사 중에 발음이 어울리는 가사를 추천하기 때문에 가사의 뜻은 어울리지 않을 수 있고, 영어와 핀란드어만 지원 한다는 단점이 있다. 아직 완전히 작사를 맡길 수는 없지만, 추천해 준 가사를 보고 새로운 가사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는 정도로 이용할 수 있다.
이번 쇼미더머니 시즌6에는 실력 좋기로 소문난 래퍼들이 대거 참가해 이전 시즌보다 우승 후보를 예측하기 어렵다. 게다가 실력이 뛰어난 래퍼도 가사를 잊거나 박자를 놓치면 한순간에 탈락할 수 있기 때문에 변수도 많다.
비록 내가 응원하는 지원자가 이미 탈락했어도 실망하지 말자. 쇼미더머니에 출연한 것만으로 충분히 인지도를 쌓았으니 앞으로 유명한 래퍼가 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누가 붙고 떨어졌나에 연연하지 말고 래퍼들이 내뱉는 이야기와 그 속에 감춰진 기법에 주목하자. 쇼미더머니가 몇 배 더 재미있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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