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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갈리의 아버지 하임 샤피르

과일 5개를 만들어 종을 울려라!

안녕하세요. 이스라엘에서 온 보드게임 개발자 하임 샤피르입니다. 저는 늘 창의적으로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일을 해요. 처음에는 그 일에 공학이 적합하다고 생각해 공학을 전공했어요. 그렇게 2년 정도 엔지니어로 일하며 과일을 포장하는 용기를 만들었어요. 이후 더 창의적인 일을 하는 보드게임 개발자가 됐지요. 그렇게 1981년부터 보드게임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보드게임 개발자로 살아온 35년 동안 제가 개발한 보드게임만 해도 70개가 넘지요.


엔지니어로 일한 경험에서 할리갈리에 과일 그림이 나온 건가요?
무의식중에 그럴 수도 있었겠지만 아니에요. 슬롯머신에서 착안한 거예요. 사실 처음에는 다른 그림이었어요. 여행 가방이었죠. 그런데 과일이 더 나아 보여서 바꿨어요.


보드게임계 인기스타 할리갈리의 탄생 배경을 알려주세요.
할리갈리 탄생 전에 카드게임은 도박성이 있는 성인 게임뿐이었지요. 아이들이 할 만한 카드게임이 없었습니다. 제가 살던 이스라엘은 특히 그랬어요. 1980년대에 이르러 저를 비롯해 몇몇 보드게임 개발자들이 가족을 위한 카드게임을 만들기 시작했어요. 저는 어린이를 위한 카드게임에는 재미는 물론 교육적인 측면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게임을 통해 셈법을 배우자는 교육적인 목적으로 할리갈리를 만들었어요.


할리갈리는 무슨 뜻이죠?
아무 뜻 없어요. 할리갈리라는 소리가 재밌어서 할리갈리가 됐어요. 처음 이름은 ‘투티 푸르티’였는데 상표권 문제로 바꿨지요.


왜 종을 울리게 됐나요?
처음 할리갈리가 출시된 이후 2년 동안은 종이 없었어요. 그때는 먼저 ‘할리갈리’를 외치는 사람이 카드를 가져갔어요. 그런데 누가 먼저 외쳤는지 구분이 잘 안 됐지요. 한번은 동전을 두고 해봤어요. 이전보다 사람들의 반응이 좋아졌죠. 그 순간 방에서 조카가 삑삑거리는 소리가 나는 오리 인형을 가지고 나오더라고요. 이번에는 조카의 오리 인형을 동전 대신 두고 게임을 해봤어요. 재밌는 소리가 나자 다들 매우 좋아하더라고요. 그때 게임에 소리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은 거죠. 이런 과정을 통해 마침내 종이 탄생했습니다.


그 종이 보통 종이 아니라면서요?
게임을 하다가 긴장감이 고조되면, 종을 세게 치게 돼요. 또는 여러 사람이 종에 손을 얹는 바람에 ‘땡’ 하는 종소리가 아닌 ‘퍽’ 하는 소리가 나기도 하고요. 소리가 예쁘게 나지 않으면 재미가 없어지죠. 이를 개선해야겠다고 생각해서 안쪽에 소리 나는 추가 숨어있는 종을 개발했어요. 이제 아무리 세게 쳐도 종소리는 계속 울릴 거예요.


카드 개수에도 의미가 있나요?
할리갈리는 4가지 과일이 각각 14장씩, 총 56장의 카드가 있어요. 각 과일이 1개씩 그려진 카드는 5장, 2개 그려진 카드와 3개 그려진 카드는 각각 3장씩, 4개 그려진 카드는 2장, 5개 그려진 카드는 1장이에요.

게임을 몇 명이 하든 너무 짧은 시간에 게임이 끝나버리거나 너무 오래 걸리지 않도록 셀 수 없이 많은 테스트를 했고, 그 결과 지금의 카드 조합이 됐습니다. 이제 몇 명이 게임을 하더라도 적절한 순간에 과일 다섯 개가 나와요. 혹시 더 나은 의견이 있나요? 그럼 언제든 말씀해 주세요.


보드게임이 수학과 관련 있을까요?
많아요. 보드게임을 할 때 경우의 수를 찾고 확률을 계산해야 해요. 할리갈리뿐 아니라 다른 보드게임을 할 때도 이런 사고가 필요하지요. 보드게임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직관적으로 확률을 계산할 수 있게 돼요.


확률 계산이 할리갈리 필승법과 관련 있을까요?
할리갈리는 같은 과일이 1개 그려진 카드가 총5장이고, 4개 그려진 카드는 총 2장이에요. 그러니 바닥에 똑같은 과일이 4개 있을 때, 1개짜리 카드가 나와서 5개를 만들 확률이 바닥에 과일 1개가 있을 때 4개가 그려져 있는 카드가 나와서 5개를 만들 확률보다 높겠지요. 이렇게 계산하고 확률을 따져보면 단순히 눈으로만 보고 패턴을 인식할 때보다 훨씬 더 빨리 반응할 수 있습니다. 할리갈리의 승리 비법이지요.

그런데 게임을 하면서 명심할 점은 승자든 패자든 모두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게 더 중요하다는 거예요. 철저한 계산을 통해 이기는 방법을 세우려 하기 보단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는 그 순간을 즐기세요.


보드게임만의 매력이 궁금합니다.
상대를 보고 느낄 수 있지요. 컴퓨터 게임으로 도 얼굴을 볼 수 있고 대화도 할 수 있지만, 실제로 느끼는 것은 아닙니다. 보드게임은 달라요. 어떤 좋은 수를 두면 주변 사람들의 표정이 변하면서 ‘우와~!’ 표현이 나오지요. 즉각적으로 서로 상호작용할 수 있는 반응이요. 현실에서 이런 것을 느낄 수 있다는 게 보드게임만의 매력입니다.


끝으로 독자들에게 한 마디 해주세요.
여러분, 지금보다 친구들이랑 훨씬 더 많이 노세요! 친구들과 많이 놀수록 좋은 사람이 돼요. 친구들과 보드게임을 하면 좋은 인성을 기를 수 있거든요.게임을 할 때 서로 존중하면서 규칙에 따라 행동하는 법, 즉 페어플레이를 배울 수 있기 때문이에요. 저는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새로운 보드게임을 또 만들어 볼 계획이니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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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7호 수학동아 정보

  • ​조혜인 수학동아 기자(heynism@donga.com)
  • 도움

    코리아보드게임즈
  • 사진

    홍덕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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