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쏜석희 앵커(이하 ‘쏜’): 고은영 기자의 팩트체크 시간입니다. 수치가 들어있는 문장은 일단 믿는사람들이 많은데, 정작 그 수치가 나온 배경을 모르면 속아 넘어가기 쉽다고 합니다. 뉴스 속 수의 두 얼굴을 고은영 기자가 짚어봅니다.
고은영 기자(이하 ‘고’): 사실을 전달하는 기사, 객관적인 정보를 근거로 다른 사람을 설득하는 글을 쓸 때 수치를 자주 씁니다. 퍼센트(%)가 대표적입니다. 그런데 수치를 써서 사실을 감추고 쓰는 사람의 입맛대로 주장을 펼칠 수 있습니다.
쏜: 글을 쓸 때 수를 조작해서 읽는 사람을 속인다는 뜻입니까?
고: 없는 수를 만들어내는 것은 아닙니다. 통계의 허점을 파고든 속임수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퍼센트 값이 나온 배경까지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그 이유를 다음 장에서 자세히 소개하겠습니다.
쏜: 퍼센트를 어떻게 계산하는지 알면 ‘강수량이 작년보다 200% 늘어난다’는 지난 보도 내용도 보충할 수 있겠네요. 뜻이 모호했거든요.
고: 작년 강수량이 900mm였다면 올해에는 작년보다 200% 늘어난 2700mm만큼 비가 온다는 뜻입니다. 900mm의 200%인 1800mm가 온다는 게 아닙니다. 퍼센트에 관해서 할 이야기가 무궁무진합니다.
쏜: 퍼센트를 백분율★이라고도 부르지요? 요즘은 백분율을 초등학교 6학년 때 배운다는데, 수학을 잘 못해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알려줬으면 좋겠습니다. 참고로 저는 수포자였습니다.
백분율(%)★ 전체 수량을 100으로 했을 때 그것에 대해 갖는 비율. 영어로 ‘퍼센트’라고 하는데 15세기 이탈리아어 ‘per cento'에서 유래했으며 ‘100에 대하여’라는 뜻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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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센트의 변신술
퍼센트는 기사에서 승률, 증가율과 같은 확률의 단위로 자주 나옵니다. 수 덕분에 기사가 더욱 정확하게 보이는 효과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퍼센트가 무조건 정답은 아닙니다. 퍼센트가 들어있는 말과 글을 있는 그대로 믿어서는 안 되는 이유를 집중 조명하겠습니다.
퍼센트, 가장 돋보이는 값이었을 뿐
아침밥을 먹는 청소년과 먹지 않는 청소년의 성적을 비교하는 실험을 합니다. 실험 기간 중 아침밥을 먹지 않는 청소년 1000명 가운데 성적이 오른 청소년은 5명이라고 가정해 봅시다. 반면 아침밥을 먹는 청소년 1000명 가운데 성적이 오른 청소년은 6명입니다. 이 실험 결과를 세 가지 방법으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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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밥을 먹는지를 기준으로 성적이 바뀐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인 1명, 20%, 0.1%포인트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수치는 20%입니다. 일단 가장 크기 때문인데요. 청소년에게 아침밥을 먹는 습관을 적극 권장하기 위해서는 ‘❷ 아침밥을 먹으면 성적 오를 확률이 20% 증가한다’고 홍보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반대로, 아침밥을 먹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하고 싶다면 ‘1명만 성적 올라’, ‘0.1%포인트 증가에 그쳐’라는 표현을 쓰겠지요. 이렇게 글에는 쓰는 사람의 의도가 반영됩니다. 그러므로 기사를 비판적으로 읽기 위해서는 퍼센트를 이용한 의도가 무엇일지 생각해야 합니다.
다 같은 승률이 아니야
프로야구, 농구, 축구 등 스포츠 경기에 관심이 있다면 스포츠 기사 속 ‘승률’에도 익숙할 겁니다. 승률도 퍼센트를 써서 표현하는데요. ‘승률’이라고 해서 다 같은 승률은 아닙니다. 계산법이 제각각이기 때문입니다.
2016~2017 한국 여자 프로농구 정규시즌이끝났습니다. 우리은행은 삼성생명과 치른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하면서 최종 우승을 거머쥐었습니다. 우리은행은 이번 시즌에 35경기 중 33경기에서 이겼습니다. 최종 성적은 33승 2패로 승률이 무려 94.28%입니다. 이긴 경기 수(33)를 전체 경기 수(35)로 나눈 다음 100을 곱한 값입니다.
미국에서는 남자 프로농구 결승전이 화제였습니다. 기자가 응원하는 팀은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인데, 4차전이 끝난 시점에서 ‘클리블랜드의 5차전 승률은 19%’라는 기사가 나와 마음이 아프네요. 기사 내용은 해당 팀이 5차전에서 이길 확률이 19%라는 뜻인데요, 여기서 말하는 승률은 이긴 경기 수를 전체 경기수로 나누는 승률과 다릅니다.
미국 스포츠 전문 방송 ESPN은 각 팀의 전력을 분석한 데이터를 토대로 아직 치르지 않은 경기에서 각 팀이 이길 확률을 예측하는 알고리즘을 쓰고 있습니다. 미국의 물리학자 아르파드 엘로가 처음 만든 이 알고리즘으로 클리블랜드의 승률처럼 n차전에서 이길 확률을 구하기도 하고, n차전에서 4번째 승리를 거둘 확률도 구합니다.
왜 하필 4번째 승리냐고요? 미국 남자 프로농구 결승전에서는 일곱 경기에서 네 경기를 먼저 이기는 팀이 최종 우승하기 때문입니다. 우승팀이 몇 번째 경기 만에 가려질지는 초미의 관심사입니다. 4번째 승리를 거둘 확률에 대한 기사에서는 ‘승률’보다 ‘우승 확률’이라는 표현을 더 자주 씁니다.
반대로, 아침밥을 먹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하고 싶다면 ‘1명만 성적 올라’, ‘0.1%포인트 증가에 그쳐’라는 표현을 쓰겠지요. 이렇게 글에는 쓰는 사람의 의도가 반영됩니다. 그러므로 기사를 비판적으로 읽기 위해서는 퍼센트를 이용한 의도가 무엇일지 생각해야 합니다.
다 같은 승률이 아니야
프로야구, 농구, 축구 등 스포츠 경기에 관심이 있다면 스포츠 기사 속 ‘승률’에도 익숙할 겁니다. 승률도 퍼센트를 써서 표현하는데요. ‘승률’이라고 해서 다 같은 승률은 아닙니다. 계산법이 제각각이기 때문입니다.
2016~2017 한국 여자 프로농구 정규시즌이끝났습니다. 우리은행은 삼성생명과 치른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하면서 최종 우승을 거머쥐었습니다. 우리은행은 이번 시즌에 35경기 중 33경기에서 이겼습니다. 최종 성적은 33승 2패로 승률이 무려 94.28%입니다. 이긴 경기 수(33)를 전체 경기 수(35)로 나눈 다음 100을 곱한 값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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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스포츠 전문 방송 ESPN은 각 팀의 전력을 분석한 데이터를 토대로 아직 치르지 않은 경기에서 각 팀이 이길 확률을 예측하는 알고리즘을 쓰고 있습니다. 미국의 물리학자 아르파드 엘로가 처음 만든 이 알고리즘으로 클리블랜드의 승률처럼 n차전에서 이길 확률을 구하기도 하고, n차전에서 4번째 승리를 거둘 확률도 구합니다.
왜 하필 4번째 승리냐고요? 미국 남자 프로농구 결승전에서는 일곱 경기에서 네 경기를 먼저 이기는 팀이 최종 우승하기 때문입니다. 우승팀이 몇 번째 경기 만에 가려질지는 초미의 관심사입니다. 4번째 승리를 거둘 확률에 대한 기사에서는 ‘승률’보다 ‘우승 확률’이라는 표현을 더 자주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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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과 2016년의 교통사고 건수에 집중해 주세요. 교통사고는 10건에서 8건으로 줄었습니다. 따라서 ‘평균 5% 증가’라는 표현은 옳지 않습니다. 퍼센트만 봐서는 사고가 줄어들었다는 사실을 알 수 없었던 겁니다.
“우리 마을의 범죄율이 크게 증가했습니다. 절도가 3%, 강도는 9%, 주택 침입은 5% 증가해 올해 전체적으로 범죄가 17% 증가했습니다.”
2008년 11월에 미국의 한 뉴스 진행자가 방송에서 한 말입니다. 언뜻 보면 맞는 말 같지만, 이제는 이 셈법에도 오류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겠지요. 실제로 이 지역의 범죄 발생 횟수는 전년도보다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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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할인’ 문구를 보고 마트로 한달음에 달려간 적 있으시죠? 50% 할인은 ‘원래 가격의 50%만큼 가격을 낮춘다’는 뜻입니다. 1만 원 짜리 화장품도 5000원에 살 수 있고, 3000원 짜리 과자는 1500원에 살 수 있지요. 그렇다면 할인 기간이 끝나고 1500원짜리 과자를 도로 3000원에 파는 경우에는 ‘가격이 50% 증가한다’고 할까요?
이 경우에는 ‘가격이 100% 증가한다’고 합니다. 3000원짜리 과자를 1500원에 팔 때는 3000원의 50%에 해당하는 1500원을 깎았기 때문에 ‘가격이 50% 감소’라고 할 수 있지만, 1500원에 팔던 과자를 3000원에 팔 때는 1500원의 100%에 해당하는 1500원을 더 받기 때문에 ‘가격이 100% 증가’라고 표현해야 합니다. 오늘 팩트체크에서는 퍼센트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다음에는 더욱 헷갈리는 주제로 찾아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