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시오. 제임스 모리아티요. 셜록 홈즈에게 들어서 알 테니 내 소개는 생략하겠소.
얼마 전 홈즈가 해결한 프라이어리학교 사건은 순전히 운으로 해결한 것이오. 그 추리는 틀렸소. 런던 시민의 안전과 재산을 보호하는 경찰청장이라면 홈즈를 이대로 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오. 만약 홈즈가 어설픈 추리로 무고한 시민을 범인으로 몬다면 그 책임은 누가 지겠소? 언제까지 공은 홈즈가 독차지하고 책임은 당신이 질 것이오? 그럼 연락을 기다리겠소.
셜록홈즈는 미분기하학을 몰랐다?
런던 경찰청장은 모리아티를 경찰청으로 불러 홈즈에 대해 꼬치꼬치 캐물었다. 수학자인 모리아티는 홈즈의 추리가 왜 틀렸는지 차분히 설명하기 시작했다.
얼마 전 있었던 프라이어리학교 사건을 기억하오? 거물 정치인인 홀더니스 공작의 외아들이 납치됐는데, 범인의 흔적을 찾을 수 없어 경찰도 꽤나 애를 먹었지 않소. 용케 홈즈가 공작의 사생아가 재산을 노리고 저지른 범행이라는 걸 밝혀냈소. 중요한 단서는 자전거 바퀴 자국이었는데, 이 추리가 엉터리요. 자전거가 학교에서부터 왔다는 건 순전히 찍어서 맞힌 것이오.
평소 홈즈는 바퀴 자국만 봐도 어떤 회사의 자전거인지 안다고 호언장담했소. 이 사건에서도 세로 줄무늬가 있는 걸 보고 팔머사 자전거라고 이야기했소. 이어서 깊게 파인 자국을 무게중심이 실리는 뒷바퀴, 얕게 파인 자국을 앞바퀴라고 추리했소. 여기까지는 문제없소.
그런데 앞바퀴 자국이 뒷바퀴에 밀려 사라진 걸 가지고 자전거를 탄 사람이 학교에서부터 왔다고 추리했소. 하지만 이건 말도 안 되는 소리요.
듣자하니 홈즈의 팬들은 홈즈가 어떻게 알아냈는지 궁금해 실제로 시험까지 해보았다오. 당연히 아무도 답을 맞힐 수 없었소. 그것만 가지고는 알 수 없으니 말이오. 그래서 의심 많은 몇몇이 수학자인 내게 의뢰했소. 홈즈의 추리가 맞냐고 말이오.
자전거가 온 방향은 접선이 안다!
자전거가 어느 방향에서 왔는지 알려면 자전거 바퀴의 원리부터 알아야 하오. 자전거를 타고 큰 원을 그려보시오. 그러면 앞바퀴와 뒷바퀴가 동심원을 그릴 것이오. 이로부터 뒷바퀴의 방향은 항상 앞바퀴가 땅에 닿는 지점을 향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소. 또 앞바퀴와 뒷바퀴 사이의 거리는 항상 일정하다는 걸 발견할 수 있소.
수학에서는 이런 뒷바퀴가 그리는 자취를 ‘추적곡선’이라고 부르오. 한 점 A가 어떤 선 위를 따라 일정한 속도로 움직일 때, 다른 한 점 P가 항상 점 A를 목표로 일정한 속도로 움직이며 그리는 곡선을 말하오.
이제 상황을 쉽게 설명하기 위해서 자전거 바퀴 자국이 오른쪽 그림과 같다고 가정해 봅시다. 자전거 바퀴의 원리에 따라 추적곡선에서 접선을 그리면 항상 앞바퀴의 경로와 만나야 하고, 그 거리는 항상 같소. 그런데 곡선 m에 다음과 같이 접선 t를 그리면 만나는 곡선이 없소. 따라서 이 곡선이 앞바퀴가 만든 자국이오.
이제 자전거가 어느 쪽에서 왔는지 살펴보겠소. 뒷바퀴 자국 l에서 임의의 두 점을 선택하고, 각각의 점에서 앞바퀴의 자국과 만날 때까지 양쪽 방향으로 접선을 그려보시오. 그러면 뒷바퀴가 접선 지점에 있을 때 앞바퀴가 어느 방향에 있는지를 알 수 있소.
다음과 같이 접선 AC와 접선 DF을 그렸소. 뒷바퀴가 있는 점 B와 E를 기준으로 앞바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