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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 고양이의, 고양이에 의한, 고양이를 위한 나라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고양이만의 세상이 있다고 합니다. 그곳에는 덧셈도 할 줄 알고 퍼즐도 풀 수 있는 천재 고양이도 있다는군요. 지금껏 인간 세상에 알려진 적 없는 고양이 왕국 ‘이페르’에 무슨 일이 생긴 걸까요?

인간 세상 너머 고양이 왕국에는…


1347년, 이곳 한반도는 충목왕이 다스리는 고려시대였습니다. 반면 유럽에서는 흑사병이 유행하기 시작했지요. 흑사병으로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당시에도 지금처럼 사람들은 쥐를 싫어했고, 고양이는 쥐를 잡았습니다. 고양이 때문에 쥐가 점점 살기 힘들어지자 쥐들의 왕 ‘스파키’는 한 가지 계략을 꾸몄습니다. ‘고양이가 흑사병을 옮긴다’는 소문을 퍼트려 인간 세상에서 고양이를 추방하려고 했지요.

스파키가 퍼트린 소문에 속은 인간은 고양이를 미워하기 시작했고, 고양이 집단을 죽이려 들었습니다. 결국 박해와 대학살을 피해 일부 고양이는 인간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리고 고양이 왕국 ‘이페르’를 세웠지요.

이페르는 수백 년 동안 평화를 누렸습니다. 이페르에 사는 탐정 ‘조르바’는 평화로운 이페르에서 보내는 시간이 따분하게 느껴질 정도였지요. 이때, 인간 세상의 고양이 ‘미미’가 조르바를 찾아왔습니다. 사라져버린 딸 ‘루나’를 찾기 위해서입니다.

루나를 찾던 조르바는 궁정 마법사 ‘피타’가 인간 세상과 이페르를 영원히 분리하려는 음모를 꾸미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루나가 실종된 것도 이 음모와 관련이 있지요. 과연 조르바는 사건의 전말을 밝히고 루나를 가족의 품으로 안전하게 돌려보낼 수 있을까요?
 
 
 

누가 흑사병을 옮겼나?

“병을 옮긴단 거짓말에 겁이 난 인간들은, ‘고양이를 없애 버리자!’”

 
삽입곡 ‘이페르의 전설’ 중
 
‘페스트’라고도 부르는 흑사병은 14세기에 유행했는데, 유럽 인구의 약 3분의 1이 이 병으로 사망했을 정도로 강력했습니다. 페스트균에 감염되고 열흘 정도 지나면 증상이 나타나는데, 환자의 피부가 검게 변했기 때문에 흑사병이라고 불렸습니다.

처음에는 사람이 흑사병에 걸리는 이유가 쥐벼룩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벼룩이 페스트균에 감염된 쥐에 기생하며 피를 빨아먹고, 다시 사람을 물어 페스트균을 옮기는 것이지요. 흑사병은 걷잡을 수 없이 퍼졌고, 공포에 질린 사람들은 여러 가지 미신에 사로잡혔습니다. 벨기에에서는 흑사병이 돌자 고양이를 마녀의 부하라고 생각하고 고양이를 집단으로 학살하기도 했지요.

하지만 최근에는 흑사병이 사람과 사람 사이에 전염되는 병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영국 리버풀대의 동물학자 크리스토퍼 던컨과 역사학자 수잔 스콧이 쓴 책 <;흑사병의 귀환>;에 따르면, 페스트균에 감염된 채 유럽 각지로 여행을 다닌 사람들이 많았고 균은 기침이나 재채기를 통해 주위로 쉽게 퍼져나갔습니다. 흑사병은 전염이 아주 잘되는 신종 전염병이었던 것입니다. 당시 쥐에 대한 기록이 없는 것도 이 주장을 뒷받침합니다.

흑사병에 대해 좀 더 잘 알았더라면, 고양이와 쥐 사이가 지금보다는 좋지 않았을까요?

옛날 사람들은 고양이를 싫어했다?

“고양이는 인간과 멀어질수록 더 좋아!”
 
삽입곡 ‘때가 될 때까지는’ 중
 
 

뮤지컬 ‘캣 조르바’에 나오는 사람들은 고양이를 미워해 인간 세상에서 추방하려 합니다. 고양이를 좋아해 스스로 ‘고양이 집사’가 되는 사람들과 무척 다릅니다. 고양이는 과거에 인간의 사랑을 받지 못한 걸까요?

중국 신화에 따르면 고양이는 천상의 동물입니다. 쥐 때문에 고통 받는 인간을 위해 신이 고양이를 인간 세상으로 내려 보냈지요. 고양이는 쥐를 열심히 잡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쥐를 물고 하늘로 올라가던 고양이가 기뻐하며 입을 벌리는 바람에 쥐가 인간 세상으로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이에 신이 ‘세상에 있는 모든 쥐를 잡을 때까지 하늘로 돌아오지 말라’고 해 지금까지 인간 세상에 쥐와 고양이가 살고 있다고 합니다.

이집트 신화는 인간 세상으로 돌아온 고양이가 첫발을 디딘 곳이 이집트라고 전합니다. 이집트에서도 쥐를 잡는 고양이를 무척 신성하게 여겼습니다.

고양이와 관련된 역사적 인물의 일화도 있습니다. 아이작 뉴턴의 생가가 있는 영국 링컨셔주 울즈소프 지역에는 집에서 고양이를 기르던 뉴턴이 고양이가 스스로 문을 열지 못하는 것을 보고 방과 방 사이에 고양이가 다닐 수 있는 작은 문을 새로 달아 줬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주인 덕분에 물리학자가 된 고양이도 있습니다. 1975년 미국 미시간대의 물리학자 잭 헤더링턴은 저온 물리학에 대한 논문을 써서 ‘피직스 리뷰 레터스’라는 유명 학술지에 기고했습니다. 하지만 논문을 읽은 담당자가 논문 곳곳에 문장의 주어로 쓴 ‘We(우리)’를 ‘I(나)’로 고쳐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헤더링턴 혼자서 쓴 논문이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당시에는 일일이 손으로 글자를 고쳐야 했기 때문에 귀찮아진 그는 자신이 기르던 고양이 윌러드를 논문의 공동 저자로 추가했습니다. 논문에 찍힌 고양이 발자국은 실수가 아니라 공동 저자로서 남긴 서명이라고 합니다.

수학 천재 탐정 고양이 미리 엿보기

“1+2+3+4+5+6+7+8+9는… 45!”
                                          
                                            삽입곡 ‘수학의 기본은 더하기’ 중


이 작품에 나오는 탐정 고양이는 왜 하필 수학 천재일까요? 작품을 제작한 엄동열 프로듀서는 ‘전 세계로 진출하는 뮤지컬을 만들기 위해서’라고 밝혔습니다. 모두가 쉽게 이해하려면 ‘난타’처럼 말없이 진행되는 작품이 유리하지요. 하지만 말 없는 뮤지컬은 없기 때문에 전 세계에서 같은 뜻으로 통하는 것을 찾다가 ‘수학’에 생각이 미쳤습니다. 엄 프로듀서의 말처럼 덧셈, 뺄셈은 세계 어느 곳에서든 같은 뜻으로 통합니다.

그렇다면 수학 천재는 많은 동물 중 왜 하필 고양이일까요? 엄 프로듀서는 ‘새로 건물을 짓거나 금융 거래를 할 때도 수학이 쓰이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인간과 가장 비슷한 동물이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고양이는 다른 동물에 비해 자기중심적이지만 자식에 대한 사랑은 누구 못지않아 인간과 무척 닮았습니다.

고양이 왕국 이페르의 수학 천재 조르바는 엄마고양이 미미가 잃어버린 아기고양이 루나를 찾고, 인간 세상과 이페르를 잇는 길을 보호하기 위해 마법 퍼즐을 풀기로 합니다. 이 퍼즐은 계산만 잘 한다고 풀 수 있는 것도 아니랍니다. 이페르에서 수학을 가장 잘 하지만 엉뚱하고 실수도 많은 조르바는 과연 노력과 끈기로 마법 퍼즐을 풀 수 있을까요?











참고 : 샘 스톨의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고양이 100>;

2016년 04월 수학동아 정보

  • 고은영
  •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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