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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눈사람 만들려면 가루눈보다 함박눈!


가루눈보다 함박눈!

안녕하세요? 여러분의 궁금증을 수학적으로 해결해주는 이 기자예요. 생활 곳곳에 숨어 있는 수학을 찾아서 여러분에게 소개해 드릴 거예요. 첫 번째 사연은 ‘왜 함박눈이 내렸는데 눈송이가 뭉쳐지지 않을까’네요. 사연을 보내주신 송종호 독자의 생각처럼 눈 결정의 모양과도 관련이 있답니다. 자세히 알아볼까요?

 

‘눈발이 잘면 춥다’는 속담이 있어요. 쌀가루처럼 작은 눈이 내리면 날씨가 춥다는 뜻인데요. 과학적으로 맞는 얘기랍니다. 그 이유를 알면 사연 속 궁금증도 해결할 수 있어요!

함박눈은 상층대기(땅보다 2km 정도 높은 대기)의 온도가 영하 10~20℃로 비교적 따뜻하고 습도가 높을 때 생겨요. 수분을 잔뜩 머금은 눈 결정들이 서로 엉겨 붙으면서 눈송이가 되거든요. 현미경으로 관찰하면 육각형을 띠는 별 모양이랍니다.

하지만 상층대기의 온도가 영하 20℃보다 낮고 건조하면 눈 결정이 서로 엉겨 붙지 않고 가루처럼 날려요. 결정도 육각형이 아닌 기둥 모양이랍니다. 이런 날씨에는 눈이 쌓인 곳을 밟았을 때도 눈이 서로 엉겨 붙지 않아서 뽀드득 소리가 크게 난답니다. 즉 대기가 춥고 건조하면 수분이 적은 가루눈이 내리기 때문에, 쌓일 정도로 많이 내리더라도 눈덩이가 뭉쳐지지 않는 것이지요.

눈 결정의 비밀 밝히는 수학모형

이렇게 눈이 만들어지는 대기의 온도와 습도에 따라 눈 결정의 모양과 성질이 달라져요. 눈 결정은 온도가 0~영하 5℃에서는 작은 별, 영하 5~영하 10℃에서는 바늘이나 빈 기둥 모양, 영하 10~영하 20℃에서는 육각형을 띠는 여러 가지 별 모양, 영하 20℃ 이하에서는 기둥 모양이에요. 눈 결정 모양은 다양하지만 모두 좌우 대칭이지요.

구름 속에서 눈 결정이 자라는 속도는 허츠-크누센 방정식으로 구할 수 있어요.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분자가 서로 엉겨 붙으려고 할 때의 흐름을 계산할 수 있지요. 이 방정식을 이용하면 눈 결정이 자라는 속도는 ‘결정핵 표면의 밀도’와 ‘온도의 제곱근’에 비례하고, ‘결정핵 전체의 밀도’와 ‘물 분자 질량의 제곱근’에 반비례하는 걸 알 수 있어요.
 
함박눈의 결정핵은 상자 모양

최근에는 미국 프린스턴대 화학생명공학과 연구팀이 결정핵에서 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관찰할 수 있는 수학모형을 만들기도 했어요. 연구팀은 이 모형에서 구름 속의 온도와 습도, 기압은 같게 하고 얼음결정의 모양만 바꾸면서 눈을 만드는 시뮬레이션을 해보았답니다. 그 결과 결정핵이 상자 모양일 때 눈송이가 훨씬 크게 만들어졌어요. 연구를 이끈 파블로 데베네데티 교수는 상자 모양이 훨씬 안정적이고, 표면적이 넓어 다른 눈 결정이 달라붙기 쉽기 때문일 것이라고 설명했답니다.

이제 궁금증이 해결됐나요? 다른 독자 여러분도 생활 속에서 궁금한 점이 생겼을 때, 왠지 수학과 관련이 있다는 생각이 들 때 사연과 함께 의견을 이메일(zzunga@donga.com)로 보내주세요. 다음 달에도 재미난 에피소드와 함께 찾아올게요!

 
일러스트 : 김윤재
도움 :  케네스 리브레히트(미국 캘리포니아공대 물리학과 교수)의 논문 ‘The physics of snow crystals’과 블로그(www.snowcrystals.com), 데이비드 그리피스(미국 위스콘신대 수학과 교수)의 논문 ‘Modeling snow crystal growth', 파블로 데베네데티(미국 프린스턴대 화학생명공학과 교수)의 논문 ’Direct calculation of ice homogeneous nucleation rate for a molecular model of wa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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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1월 수학동아 정보

  • 이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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