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구나 한번쯤은 세계지도를 보며 환상적인 세계여행을 꿈꾸거나, 우연히 보물지도를 발견하고 보물을 찾아 모험을 떠나는 상상을 해 봤을 거예요. 지도는 우리가 보고 싶은 세상을 달랑 한 장의 종이 위에 담은 마법의 물건인지도 몰라요. 지도를 찬찬히 들여다 보세요. 지도 속의
세상이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느껴질 거예요. 이번 호에서는 국내외 고지도부터 지도 제작 과정과 지도에 관련된 다양한 체험까지 할 수 있는 지도박물관에서 데이트를 해 봐요!
고지도의 진가를 엿볼 수 있는 역사관
지도의 변천사를 한 눈에 알 수 있는 역사관에서는 다양한 고지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지도는 무엇일까요? 1402년에 만들어진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라는 세계지도예요. 우리나라뿐 아니라 동아시아 전체에서도 가장 오래된 세계지도지요. 물론 이 지도 이전에도 지도가 있었겠지만 전해 내려오는 것이 없어요.
오늘날의 지도에 비해 상당히 투박해 보이죠? 우리나라의 크기가 비정상적으로 크기도 하고요. 그럼에도 세계 여러 나라의 지명 130여 개를 비롯한 당시 지리 정보를 충실하게 담고 있어요. 당시 조선이 동양 중심의 세계관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어요. 김정호의 대동여지도가 가장 많이 알려져 있는데, 그보다 훨씬 전에도 이런 훌륭한 지도가 있었다니 놀랍죠?
김정호의 대동여지도는 중앙홀 입구에서 볼 수 있어요. 대략 세로가 7m, 가로가 4m 인 전국지도로서는 가장 큰 지도예요. 크기가 어마어마하지요. 전체를 22첩으로 나눠 만들어 접어서 보관할 수 있고, 필요한 부분만 따로 떼서 다닐 수 있도록 만들었어요. 놀라운 점은 대동여지도는 김정호가 전국을 답사하며 그린 지도가 아니라는 거예요.
직접 지도를 그린다고 상상해 보세요. 개미가 코끼리 몸의 구석구석을 돌아다닌다고 해도 온전한 코끼리를 그릴 수 없는 것처럼, 답사만으로 나라 전체를 그리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에요. 그렇다고 전혀 답사를 하지 않았다는 것은 아니에요. 김정호는 전부터 내려오는 지도를 철저히 검증하고 연구한 뒤, 미심쩍은 곳은 직접 답사를 통해 확인했어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우리 땅을 그려낸 지도이자 무역, 교통, 치수, 지역정보 등 상세한 내용을 담고 있어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어요.

지도에도 주민등록번호가 있다?!
현대관에서는 다양한 지도와 지구본, 그리고 지도를 만드는 과정을 볼 수 있어요. 그런데 지도를 가만히 살펴보니 마치 암호처럼 보이는 알파벳과 숫자가 있어요. 지도의 여백한 구석에 ‘NJ 52-10-27’이라고 쓰여 있는 이것은 ‘도엽번호’라고 불러요. 지도의 주민등록번호와 같은 것이지요. 도엽번호에 담긴 알파벳과 숫자는 각각 어떤 뜻을 담고 있을까요?

이런 방법으로 지표면을 나누면 빠지는 곳이나 겹치는 곳이 없도록 분할할 수 있습니다. 분할된 구역과 도엽번호가 일대일로 대응되는 거예요. 도엽번호는 국제지리학회에서 정한 만국색인번호랍니다. 지도를 볼 때 도엽번호를 찾아 번호에 담긴 뜻을 알아보세요.
축척으로 실제 거리를 줄여요!
실제 땅을 종이에 담으려면 거리를 줄여서 나타내야 하는데, 이때 축소한 비율을 ‘축척’이라고 해요. 축척을 보면 실제 거리를 어느 정도로 줄였는지 알 수 있고, 반대로 지도상의 거리로 실제 거리를 구할 수도 있어요.
박물관에 있는 대부분의 지도에서는 보통 1:50,000, 1:250,000과 같이 비나 막대 자를 사용해 축척을 나타낸 것을 볼 수 있어요. 이때 1:50,000은 지도상에서 1cm의 거리가 실제로 50,000cm를 나타낸다는 뜻이에요. 아래와 같이 막대자를 이용해 표기하기도 합니다.
축척으로 실제 거리를 줄여요!
실제 땅을 종이에 담으려면 거리를 줄여서 나타내야 하는데, 이때 축소한 비율을 ‘축척’이라고 해요. 축척을 보면 실제 거리를 어느 정도로 줄였는지 알 수 있고, 반대로 지도상의 거리로 실제 거리를 구할 수도 있어요.
박물관에 있는 대부분의 지도에서는 보통 1:50,000, 1:250,000과 같이 비나 막대 자를 사용해 축척을 나타낸 것을 볼 수 있어요. 이때 1:50,000은 지도상에서 1cm의 거리가 실제로 50,000cm를 나타낸다는 뜻이에요. 아래와 같이 막대자를 이용해 표기하기도 합니다.

이제 같은 지역을 서로 다른 축척으로 나타낸 여러 지도를 살펴봅시다. 축척에 따라 어떤 지도는 매우 자세하게 볼 수 있기도 하고, 어떤 지도는 자세하지는 않지만 넓은 지역을 볼 수 있어요. 축척이 1:50,000, 1:250,000인 소축척 지도는 높은 곳에서 본 넓은 지역을 담고 있어요. 반대로 축척이 1:1,000, 1:5,000인 대축척 지도는 낮은 곳에서 좁은 지역을 담아 건물과 도로까지 자세히 볼 수 있어요.

각도만 재도 거리를 알 수 있어요!
박물관 내부를 돌아본 뒤 야외전시장으로 나오면 삼각측량을 체험해 볼 수 있어요. 직접 거리를 재기 어려운 광대한 지역이나 굴곡이 있는 산과 같은 곳에서 거리를 잴 때 쓰는 방법이에요. 산 정상 부근에서 볼 수 있는 삼각점들로 삼각형을 만든 다음, 삼각점들 사이의 거리를 구하는 방법이에요. 또 이 거리를 이용해 삼각점의 위치를 좌표로 나타낼 수도 있어요. 이제 삼각측량을 어떻게 하는지 자세히 알아볼까요?

삼각측량의 가장 큰 장점은 일일이 재지 않아도 거리를 구할 수 있다는 것이에요. 폭이 큰 강이나 높은 산이 가로막고 있을 때 직접 재지 않아도 삼각측량을 활용하면 거리를 구할 수 있어요.
어때요? 지도 한 장에는 그 지역의 형태와 역사는 물론이고, 지도에 필요한 수학까지 다채로운 내용이 담겨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나요? 지도 위 세상을 만나러 ‘지도박물관’으로 데이트를 떠나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