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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은 맑고 시원한 바람이 분다. 소풍 가기 딱 좋은 날씨다. 그런데 숙제와 시험 때문에 놀러 나갈 수 없다고? 그럴때는 놀면서 공부하는 곳으로 가면 된다. 두 독자기자를 따라 수학을 감각적으로 배울 수 있는 놀이터로 가보자.


 
김주경, 이재교 독자기자가 찾은 곳은 경기도 군포시에 자리 잡은 ‘군포수학체험관’이다. 이곳에서는 학교에서 하기 어려운 실험도 할 수 있고, 문제를 손으로 풀어볼 수도 있다. 응? 문제는 당연히 손으로 푸는 게 아닌가?

문제집에 나온 수학문제를 제시간에 풀려면 문제 속 상황을 상상해야 한다. 학교나 학원에서 ‘크기가 다른 두 톱니바퀴가 다시 맞물릴 때가 언제인지’ 묻는 문제를 풀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곳에서는 직접 톱니바퀴를 돌리고, 퍼즐 조각을 맞추면서 ‘손으로’ 답을 찾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수학을 보고, 만지고, 느끼는 체험관

‘우두두두…’ 쟁반에 구슬이 쏟아지는 소리가 났다. 알고 보니 체험 도우미 선생님이 비스듬히 서 있는 나무판자에 쇠구슬 수십 개를 쏟아 붓는 소리였다. 나무판자 위를 굴러온 구슬은 판자 곳곳에 박힌 조그마한 막대에 부딪힐 때마다 왼쪽 또는 오른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구슬은 새로운 막대에 부딪힐 때마다 굴러갈 방향을 새로 결정하는데, 왼쪽 또는 오른쪽으로 굴러갈 확률은 각각 50%다. 나무판자가 끝나는 지점까지 굴러온 구슬은 나란히 서 있는 상자 중 하나에 쏙쏙 들어간다.

이 실험은 확률분포의 일종인 ‘이항분포’에 관한 실험이다. 구슬을 여러 차례 쏟아 붓다 보면 상자마다 구슬이 들어갈 확률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만약 구슬이 막대에 부딪혀서 왼쪽으로 굴러 내려갈 확률과 오른쪽으로 굴러 내려갈 확률이 다르다면 상자마다 구슬이 쌓이는 개수도 달라질 것이다.

“이 퍼즐은 한번 스스로 풀어보세요~!”

선생님의 말에 두 독자기자는 퍼즐 앞에 섰다. 여러 가지 삼각형, 사각형 퍼즐 조각이 크기가 다른 정사각형 틀 두 개를 빈틈없이 덮고 있었다. 그리고 넓이가 가장 넓지만 속은 비어 있는 정사각형 틀이 하나 있었는데, 세 가지 틀의 변이 직각 삼각형을 이루고 있었다. 정사각형 틀 각각의 넓이는 직각 삼각형의 한 변의 길이를 각각 제곱한 값과 같다는 게 눈에 보였다. 이제 할 일은 두 정사각형 틀 안에서 퍼즐 조각을 꺼내 가장 큰 정사각형 틀 안으로 옮기는 것이다. 한 조각도 빠짐없이 모두 옮기면 비로소 이 퍼즐에 피타고라스의 정리가 녹아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 두 학생은 가장 큰 퍼즐 조각부터 맞추며 결코 쉽지 않은 퍼즐의 맛을 느꼈다.

장난 아닌 장난 같은 수학

킁킁, 어디선가 비누 향이 진하게 난다. 3층 체험관에 들어서면 희뿌연 비눗물이 우물 같은 통에 한가득 담겨 있는 걸 볼 수 있다. 두 독자기자는 재미난 실험이라는 것을 직감한 듯 그 곳으로 다가갔다.

지름이 양팔을 벌린 길이만 한 원모양 틀을 비눗물에 담그고 조심스럽게 들어 올리면 비눗물 막이 쭉 늘어나면서 원기둥을 만든다. 이때 선생님이 비누막을 자세히 살펴보면 원기둥이 아닐 거라고 말씀하셨다. 그러고 보니 원기둥의 허리가 잘록하게 들어가 있었다. 이재교 독자기자가 정사면체의 모서리를 따라 만든 틀을 비눗물에 담갔다가 들어 올렸다. 과연 비누막은 어떤 모양으로 생길까? 비누막이 정사면체를 만들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놀랍게도 정사면체 안에서 비누막끼리 만나 새로운 선을 만든다. 비누막은 면적이 최소가 되는 형태를 이루기 때문이다. 신기한 실험은 끝이 아니었다. 이곳에는 성인 남성의 키보다 훨씬 높은 미끄럼틀이 있다. 실제로 사람이 탈 수 있는 미끄럼틀은 아니지만, 대신 공을 굴린다. 출발점과 도착점이 같은 직선 미끄럼틀, 포물선 미끄럼틀, 사이클로이드 곡선 미끄럼틀에서 동시에 공을 굴리면 어느 공이 가장 먼저 끝에 도착할까? 미끄럼틀의 길이는 직선일 경우에 가장 짧고, 사이클로이드 곡선일 경우에 가장 길다.

김주경 독자기자는 답을 바로 알아맞혔다. 정답은 사이클로이드 곡선 미끄럼틀이다. 이 곡선은 원이 직선을 따라 굴러갈 때 원 위의 한 점이 움직이는 경로를 따라 그린 것이다. 비록 직선 미끄럼틀, 포물선 미끄럼틀보다 길지만, 이 곡선으로 만든 미끄럼틀 위에서는 공의 가속도가 비교적 조금만 줄어든다. 그 결과, 곡선 위에서 공의 속도가 점점 커져서 공이 더 빨리 도착하게 된다.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수학의 재미

여러 실험을 마친 독자기자들은 여러 가지 색깔의 실로 작품을 만드는 ‘스트링아트’와 ‘678클라인병 만들기’에도 도전했다. 스트링아트를 하려면 둘레를 따라 일정한 간격으로 홈을 판 원판, 여러 가지 색실, 테이프가 필요하다. 숫자가 적힌 홈에 규칙적으로 색실을 걸고, 홈을 따라 원판을 한 바퀴 다 감은 뒤 색실의 끝을 테이프로 고정하면 된다. 실을 거는 간격이 넓으면 실을 촘촘하게 건 경우보다 더 작은 원이 원판 가운데에 나타난다. 여러 가지 실을 쓰면 작품이 완성될수록 무늬가 겹쳐서 실을 규칙에 맞게 걸기가 어려워진다.

스트링아트를 완성한 두 독자기자는 곧바로 ‘678클라인병’ 만들기에 도전했다. 이름도 낯선 ‘클라인병’은 내부와 외부가 구분되지 않는 독특한 병이다. 그래서 클라인병에 물을 담아도 모두 샐 수밖에 없다. 두 사람은 전개도를 접어 만든 숫자 ‘7’모양 기둥을 부풀린 육팔면체 (두 종류 이상의 정다각형으로 이뤄졌고, 각 모서리에 모인 면의 배치가 서로 같은 준정다면체 중 하나. 정삼각형 8개와 정사각형 18개로 만든다.)에 끼워서 678클라인병을 완성했다. 모든 체험에 유쾌하게 참여한 김주경 독자기자는 “수학동아 독자탐방에 많이 참여하지 못해 아쉬웠는데, 유익한 시간을 보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과일과 곡식이 영그는 가을, 오감이 즐거운 수학 체험관에서 알찬 하루를 계획해 보길 두 독자기자가 추천한다

2015년 10월 수학동아 정보

  • 고은영 기자
  • 사진

    Lees
  • 도움

    군포수학체험관
  • 기타

    [독자기자] 김주경(부천 심원초 6), 이재교(광명 광남중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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