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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 게임카페 두 번째 시간 세상에서 하나뿐인 나만의 게임


 
게임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게임을 더욱 재미있게 만들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지난 3월 14일, 경기도 성남시에 있는 넥슨에서 두 번째 게임카페가 열렸다. 독자 23명은 ‘바람의 나라’, ‘엘소드’ 등 인기게임을 개발한 오규환 교수와 함께 자신만의 게임을 기획해 보았다.

“어떤 사물이나 현상, 사건을 볼 때마다 이것을 게임으로 만들면 어떨까 상상해 보지요.”

오규환 아주대 미디어학과 교수가 독자들에게 보여준 영상에는 무대 위 무용수들이 기다란 막대 끝에 평평한 접시를 얹어 빙글빙글 돌리고 있었다. 손에 땀을 쥐고 볼 만큼 아슬아슬한 쇼가 재미있게도 게임으로 나와 있단다. 그는 이탈리아 예술가이자 발명가인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했던 “상상력의 출발은 위대한 관찰에서 시작된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평소에 주변에서 일어나는 재미있는 일이나 현상에서 영감을 얻어 게임으로 만들면 누구나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는 얘기다.

먹이사슬 이용해 간단한 게임 만들기

오 교수는 누구나 쉽게 연상할 수 있는 먹이사슬로부터 간단한 게임을 만들 수 있는 예시를 보여주었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특이한 캐릭터를 늘어놓고 A가 B를 잡고, B가 C를 잡고, C가 D를 잡는다는 규칙을 정한다고 가정해 보자. 게임을 하기 위해서는 서로 연관성이 없는 A, B, C, D 네 개의 캐릭터의 특징과 상관관계를 굳이 외워야 한다. 하지만 치즈와 쥐, 고양이와 개를 보면 사람들은 누구나 쥐가 치즈를 먹고, 고양이는 쥐를 잡으며, 개는 고양이를 싫어한다는 사실을 떠올린다. 누구나 알고 있는 상식 덕분에 게임을 만들 때 필요한 요소 중 하나인 연관성이 저절로 생기는 셈이다.

그리고 여덟 개로 나뉜 블록의 칸마다 동물들을 배치한다. 이때 게임을 더욱 재미있게 만들려면 사이가 나쁜 쥐와 치즈, 고양이와 쥐, 개와 고양이는 서로 이웃할 수 없다는 규칙을 정하면 된다.

오 교수는 여기에 배경스토리를 덧붙이면 게임을 꼭 해야만 하는 이유가 생겨 더욱 즐거운 게임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면 강아지와 쥐가 살고 있는 시골집에 어느 날, 농부가 고양이 한 마리와 치즈를 사오면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아무 스토리나 덧붙여 보라는 말에 독자들은 각자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만한 재미난 이야기들을 지어냈다.

간단한 게임 응용하면 더욱 재미있게 재탄생!

원래 있는 간단한 게임에 살을 붙이면 더 재미있는 게임이 탄생할 수 있다. 오 교수는 손가락을 한 번도 떼지 않고 여러 개의 점을 선으로 이어주는 게임을 예로 들었다. 단, 오일러의 한붓그리기처럼 한 번 지나간 점은 두 번 다시 지나가면 안 되는 규칙이 있다. 그는 요즘 유행하는 게임 중에도 이처럼 한붓그리기를 응용한 것이 있다고 소개했다. 모양과 색깔이 같은 도형을 한 번에 이어 터뜨리는 게임이다.

독자들은 오 교수가 준비한 간단한 게임을 직접 해 보고, 이를 응용해 새로운 게임을 직접 만들어 보았다. 기자가 참관한 조에서는 쥐가 치즈를 찾는 게임을 응용하기로 결정했다. 이 게임에서는 또 다른 쥐가 나타나 치즈를 가로채기 전에 재빨리 문을 닫고 치즈를 차지해야 한다는 규칙이 있다. 서울 언북초등학교 6학년 이신 독자는 “치즈 대신 아이템을 보물이나 금괴로 바꿔도 좋겠다”는 의견을 냈고, 형제인 이진 독자는 “여기에 장치를 하나 더 넣어 좀 더 어렵게 바꾸자”는 의견을 냈다. 예를 들면 “프로펠러를 넣어 바람이 불면 빨리 못 뛰게 만들거나, 어떤 버튼을 누르면 적이 한 마리 더 나타나는 대신 치즈를 차지할 경우 점수를 두 배로 주자”고 덧붙였다. 조원들이 각자의 생각을 스케치로 그려 서로 설득하고 더 좋은 아이디어를 내기 위해 오랜 시간 토론한 결과, 이 조는 ‘도와줘! 언패스’라는 게임을 기획했다.

7세 이상이면 누구나 재밌게 즐길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는 이 게임은 피라미드 속 미로에서 길을 잃으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미로 곳곳에서 나타나는 몬스터들을 피해 미로를 탈출해야 하는데, 시간을 오래 지체하면 체력이 떨어진다는 규칙이 있다. 하지만 곳곳에 있는 아이템을 먹으면 체력이 다시 되살아난다. 발표가 끝난 뒤 오규환 교수는 “게임의 배경이 피라미드인 만큼, 아이템이 이집트 유물이거나 몬스터 대신 미라가 등장한다면 더욱 재미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수학적 원리로 게임 규칙 단순화

마산 호계중학교 2학년 이경림 독자, 안산 초당초등학교 6학년 백승윤, 백승효 독자가 참여한 조는 ‘캐치 더 마우스’라는 게임을 디자인해 가장 우수하다는 평을 들었다. 이 게임은 쥐가 보일러를 막은 탓에 추위로 벌벌 떨게 된 집주인이 고양이 한 마리를 집 안에 들여놓으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게이머는 직선과 곡선, 십자, T자형으로 생긴 관을 이어 쥐가 고양이를 피해 달아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관 곳곳에는 폭탄이 설치돼 있어 쥐가 지나가기 전에 터지면 관의 모양이 바뀌고 만다. 오 교수는 “스마트폰의 스크린을 터치해 관을 고를 수 있다는 점까지 생각했다”면서 “당장 게임 어플로 만들어도 될 만큼 완성도가 높다”고 평가했다.

이날 독자들은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나 맵을 직접 그려 보일 만큼 게임디자인 실습에도 열의를 보였다. 오 교수는 “한붓그리기나 미로 찾기, 관 조립하기 등 다양한 게임 속에는 수학이 들어 있다”면서 “수학적 원리로 게임을 만들면 규칙이 단순해지기 때문에 훨씬 재미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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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4월 수학동아 정보

  • 이정아 기자
  • 사진

    이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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