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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 어둠이 깔려야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이들. 게다가 도구도 독특하다. 물감과 붓이 아닌 카메라와 LED 램프를 들고 거리로 향하는데…. 라이트 그래피티 아티스트 그룹 ‘리히트팍토르’는 어둡고 조용한 도시에 빛으로 생기를 불어넣는 작업을 하고 있다. 지금부터 그들의 재치 있는 사진을 감상해 보자.

빛으로 그리는 그림, 라이트 그래피티


라이트 그래피티(light graffiti)는 건물의 벽 등에 스프레이와 같은 것으로 그리는 그림을 의미하는 ‘그래피티(graffiti)’와 ‘빛(light)’의 합성어다. 쉽게 말하면 기존의 재료인 물감이나 스프레이 대신에 빛으로 그리는 그림이다. 빛으로 그리는 그림인 만큼 그리는 과정 또한 매우 이채롭다. 라이트 그래피티는 장노출 기법을 활용하는데, 이 기법은 카메라의 셔터막을 열고 카메라 렌즈가 빛을 받아들이는 시간을 길게 늘여 사진을 찍는 방법이다. 이들의 경우 평균 10초에서 30초 정도 노출시킨다. 일반 사진 촬영이 1초도 안 되는 시 간에 여러 장을 찍는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무척 긴 시간이다.

따라서 장노출 기법으로 찍은 사진에는 일정 시간 동안 움직인 물체의 자취가 고스란히 기록된다. 이를 위해 작가는 촬영 전 머리 속으로 구상한 그림을 재빠르게 허공에 그려 표현해야 한다. 중간에 자칫 머뭇거리다가는 처음부터 다시 그려야 하기 때문에 미리 구상한 대로 한 번에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 이 과정은 마치 오일러가 증명한 한붓그리기와 비슷하다고 볼 수도 있다.

라이프 그래피티의 시초는 20세기 천재 화가로 불린 파블로 피카소였다. 피카소는 1949년 미국의 유명한 사진잡지인 ‘라이프(LIFE)’지의 사진작가 욘 밀리와 함께 빛으로 그림을 그리는 데 처음 성공했다. 피카소는 당시 황소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반인반마의 괴물인 켄타우로스를 표현했는데, 완성된 작품이 아닌 그림 그리는 과정을 엿볼 수 있는 피카소 작품이라는 점에서 무척 흥미롭다.

리히트팍토르는 다양한 색과 크기의 LED 램프로 지금까지 흥미로운 라이트 그래피티 작품을 선보였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2011년 광고에 한 차례 등장했으며, 현재도 미국, 홍콩, 영국 등 다양한 국가에서 라이프 그래피티를 알리고 있다.

2014년 09월 수학동아 정보

  • 최지호 기자
  • 사진

    lichtfakto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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