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사람이 작아진다면 어떨까?
사진 속에 등장하는 작은 사람들의 실제 크기는 겨우 2~3cm에 불과하다. 정말로 사람이 이처럼 작아진다면 과연 어떤 모습일까?
우선 대부분의 시간을 먹는 데 할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생물의 식사량은 몸의 표면적에 비례하는데, 몸이 줄어들면 표면적은 부피에 비해 상대적으로 커진다. 부피는 길이의 세제곱에 비례해 줄어들지만, 면적은 제곱에 비례해 줄어들기 때문이다.
표면적이 커지게 되면 피부를 통해 발산되는 열의 양이 늘어난다. 날아간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음식을 먹어 열량을 높이는 방법이 있다. 그러나 작은 동물일수록 몸 두께가 얇아 금방 몸이 식어버리기 때문에 발산되는 열의 양이 많다. 따라서 더 많은 음식을 먹어야 한다.
실제로 크기가 10cm에 불과한 벌새의 경우 30초에 한 마리 꼴로 벌레를 잡아먹는다. 포유류 중에서 가장 작은 축에 속하는 쥐의 경우도 하루에 자기 몸무게의 2~3배를 먹는다. 따라서 사진에서처럼 사람이 작아진다면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먹는 데 보내야 할지도 모른다.
게다가 작아진 몸집으로는 지적 생물체가 되기 어렵다. 덩치가 작아지면 우선 큰 생명체의 먹잇감이 되기 쉽다. 또한 앞서 언급한 것처럼 체온 발산이 심해서, 실제로 덩치가 작은 동물들의 수명은 그리 길지 않다. 학습을 통해 지적능력을 발달시킬 시간이 사실상 없는 셈이다. 줄어든 뇌의 크기도 문제다. 줄어든 뇌의 크기만큼 뇌세포 또한 감소하는데, 작은 몸집의 뇌 세포 개수로는 지금과 같은 지적능력을 갖기 어렵다.
실제로 인간이 작아지는 일은 현실에서 일어나기 어렵다. 하지만 그 모습을 상상해 보는 일은 흥미롭다. 평소와는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작가 인터뷰
작품을 상상하는 단계부터 실제 사진으로 구현하기까지의 모든 과정이 즐겁기만 하다는 디오라마 사진작가 데이비드 길리버씨. 그가 말하는 디오라마 사진만의 매력과, 제작 과정 이야기를 들어보자.
안녕하세요. 먼저 자신을 소개해 주세요.
저는 영국 에버딘에서 태어나 현재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살고 있는 데이비드 길리버라고 합니다.
이런 사진들을 찍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저는 1997년부터 2001년까지 영국 글래스고 대학교에서 사진을 공부했어요. 공부를 하면서 ‘디오라마’라는 사진 기법을 알게 되었어요. 그리고 곧 작업에 사용되는 작은 도구들에 매료되었죠. 이 도구들을 사용해 어떤 작품을 찍을지 상상하는 과정이 정말 재미있더라고요. 그때부터 지금까지 10년 넘게 이런 작업을 꾸준히 해오고 있어요.
작업 과정을 자세히 설명해 주세요.
보통 온라인에서 미니어처를 찾은 다음, 그에 맞게 주제를 정하고 배경을 잡는 편이에요. 종종 좋은 주제가 먼저 머릿속에 떠오를 때가 있는데, 그땐 적절한 미니어처를 찾거나 따로 제작하기도 한답니다. 작업 시간은 작품마다 다르긴 하지만 짧게는 30분에서 길게는 하루 종일 걸릴 때도 있어요. 힘들지만 그만큼 성취감이 느껴지는 작업이랍니다. 무엇보다도 처음 머릿속으로 구상했던 장면이 실제 사진으로 나타나면 매우 뿌듯하죠.
제 작품 중에서는 ‘너도나도 캔디크러시 게임’이 가장 마음에 들어요. 사진의 색감과 인물들의 동작이 적절히 조화된 것 같거든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작품의 제목이 항상 저를 웃게 만든답니다.
작품이 흥미로운데, 이런 아이디어들은 어디서 얻나요?
예전부터 많은 사진작가들이 작은 피규어들을 작품에 활용하고 있어요. 제가 처음 디오라마 작업을 할 때에는 다소 평범한 사진들을 많이 찍었어요. 그러다가 우연히 데이비드 레빈탈이라는 작가의 디오라마 사진을 보게 되었고, 순간 많은 아이디어가 뇌리를 스쳐갔죠. 지금은 이 작가의 사진집을 소장할 만큼 이 작가를 존경하고 있어요. 아직도 제 작품의 원천이 되기도 하고요.
앞으로의 계획을 말씀해 주세요.
계속 디오라마 사진을 작업할 계획인데, 이번에는 조금 방향을 바꿔서 성인들에게 맞는 주제로 작업해 보려고 해요. 이미 구상해 놓은 아이디어도 있어요.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말씀드릴 수가 없네요. 작업이 완료되면 공개할 테니 기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