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6일 노르웨이 과학문학한림원은 러시아의 수학자 야코프 시나이 교수를 아벨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동역학계 연구와 에르고딕 이론에 획기적인 업적을 남겨 수학과 물리학을 연결하는 데 큰 공을 세운 것이 선정 이유다.
동역학계는 시간에 따라 움직이거나 변화하는 모든 것을 수학적으로 계산하는 것을 일컫는다. 수학자와 이론물리학자가 모두 연구하는 분야로, 동역학계를 연구하면 우주의 움직임을 계산할 수 있다. 에르고딕 이론은 이런 동역학계를 설명하는 이론 중 하나로, 입자 하나가 같은 에너지를 갖는 곡면의 모든 부분을 골고루 돌아다닌다는 것이다.
시나이 교수는 에르고딕 이론을 설명하기 위해 1960년대 ‘시나이 당구’라는 개념을 도입했다. 이상적인 상태 공간에서 입자는 사각형 상자 안에서 에너지를 잃지 않고 돌아다니기 때문에, 입자가 상자 안의 모든 공간을 통과한다는 것이 시나이 당구 이론이다. 단, 이 상자 가운데에는 원형의 기둥이 있다. 예를 들어 한번 친 당구공이 무한히 움직인다고 가정하면 당구대 위에서 당구공은 불규칙하게 움직인다. 하지만 결국 시간을 두고 살펴보면 당구공이 당구대의 모든 곳을 지나게 된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시나이 교수는 랜덤 워크와 브라운운동, 무질서를 수학적으로 나타낸 엔트로피 분야에 연구 업적을 남겼다.
시나이 교수는 “제가 몸담고 있는 대학에는 훌륭한 과학자들이 많이 있다”며, “그들이 제게 연구하기 좋은 질문을 자주 해주기 때문에 그 답을 찾기 위해 연구했을 뿐인데, 이렇게 큰상을 받게 되어 영광”이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아벨상은 노르웨이 수학자 닐스 헨리크 아벨을 기려 만든 상이다. 노벨상처럼 나이 제한도 없고, 지금까지 이룬 모든 업적에 대한 공로로 상을 준다. 상금도 약 10억 4034만 원으로 노벨상과 비슷해 ‘수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린다. 시상식은 5월 20일 노르웨이의 수도 오셀로에서 열리며, 노르웨이 국왕 하랄 5세가 상금과 상패를 수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