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 리드~. 와썹! 요즘 사업이 잘나가고 있다며?”
“땡큐 빌~! 다 수학 덕분이죠! 그런데 오늘 우리 수학 CEO들의 모임에 특별한 손님들이 온다면서요?”
“맞네. 오늘 한국에서 특별한 손님들이 오기로 돼 있지.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작은 회사 사장님들이야. 우리 매스 CEO 클럽(Math CEO Club) 멤버들이 멘토가 돼 주기로 했다네.”
“오~. 정말요? 그렇다면 대환영이지요! 수학이 기업을 경영하는 데 얼마나 큰 도움을 주는지 가르쳐 줘야겠어요.”
세계적인 CEO들의 공통점이 수학이라고?
“매스 CEO 클럽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저는 모임의 회장을 맡고 있는 빌 게이츠입니다. 그런데 대체 매스 CEO 클럽이 어떤 모임이냐고요? 하하~. 우리 모임의 멤버들 소개를 들으면 알 수 있을 겁니다. 그럼 먼저 저부터 소개할까요?”
수학을 사랑하는 ‘윈도우’의 아버지, 빌 게이츠(세계 2위 부자, 재산 67조 원)
안녕하세요! 저는 컴퓨터를 가진 사람이라면 거의 모두가 사용하는 ‘윈도우’를 만든 빌 게이츠입니다. 지금은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은퇴하고 자선사업과 친환경 에너지 벤처기업을 운영하고 있어요.
제가 하버드대를 중퇴하고 마이크로소프트를 창업했다는 사실은 다들 알고 계시죠? 많은 사람들이 제가 하버드대에서 컴퓨터를 전공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제 전공은 ‘수학’이었어요. 중고등학교 때부터 수학을 좋아했거든요. 전국단위 수학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을 만큼 수학은 자신 있었어요.
하지만 다른 무엇보다 수학이 제게 매력적이었던 이유는 과학과 경제 등 수많은 분야에 쓰인다는 점 때문이었어요. 마치 마법의 도구처럼 말이에요. 그래서 저는 지금도 학생들의 수학 교육에 관심이 많답니다. 과학의 언어라고 할 수 있는 수학을 잘해야 최첨단 기술을 계속해서 개발할 수 있거든요. 그래서 17조 원이 넘는 돈을 교육에 투자하고 있답니다.
수학으로 뭐든 검색한다, 세르게이 브린(세계 21위 부자, 재산 23조 원)
‘인터넷 검색’ 하면 떠오르는 이름이 뭔가요? 녹색 검색창으로 유명한 네이버라고요? 땡~! 아니죠~.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검색 사이트는 바로 제가 만든 ‘구글’이랍니다.
그런데 구글이 무슨 뜻인지 아시는 분 있나요? 구글은 10의 100제곱을 뜻하는 엄청나게 큰 수인 ‘구골’을 변형한 말이에요. 전세계 인터넷에 퍼져 있는 수많은 웹사이트들을 모조리 검색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지었죠.
저는 공동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와 함께 수학적인 방법으로 정확하게 검색하는 ‘페이지 랭크’라는 기술을 만들었어요. 검색하는 사람이 입력한 검색어가 포함된 웹사이트의 우선 순위를 정해서 순서대로 결과창에 표시해 주는 거죠. 해당 웹사이트의 내용을 여러 사이트에서 인용했거나, 같은 검색어를 입력했던 사람들이 많이 방문했을수록 그 사이트에 점수를 높게 주는 방식이에요.
이 검색 방법 덕분에 구글은 다른 어떤 검색 사이트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원하는 정보를 찾아 줄 수 있게 됐고, 덕분에 현재 인터넷 검색을 하는 사람 10명 중 6명이 구글을 사용하고 있어요.
CEO로 변신한 수학자, 짐 사이먼스(세계 82위 부자, 재산 11.7조 원)
저는 한때 세계에서 가장 많은 월급을 받았던 짐 사이먼스라고 합니다. 주식이나 펀드라는 말은 다들 생소하죠? 저는 여러 사람에게서 모은 돈을 주식을 비롯한 금융 상품에 투자해서 이익을 남기는 회사를 운영하다가 지금은 은퇴했어요. 제가 2008년 당시 1년 동안 받았던 연봉이 무려 3조 원이 넘었답니다.
하지만 원래 저의 직업은 수학자였어요. 대학에서부터 20년 이상 기하학을 연구했고, ‘천-사이먼스 이론’이라는 제 이름을 딴 수학 이론까지 만들었지요. 천-사이먼스 이론은 우주의 비밀을 밝히는 ‘끈이론’이라는 이론물리학 분야에서 중요하게 사용되고 있답니다. 덕분에 미국수학회에서 우수한 기하학 연구자에게 주는 ‘오스왈드 베블렌 상’을 타기도 했지요.
매스 CEO로 변신한 수학 선생님, 리드 헤스팅스(재산 2800억 원)
여기 모인 CEO 중에 저만큼 독특한 경력을 가진 사람은 없을 걸요? 저는 수학과를 졸업한 뒤에 잠시 회사를 다니다가 그만 두고, 평화봉사단원으로 아프리카에 가서 수학 선생님으로 2년 동안 일했어요. 그런 뒤에 미국으로 돌아와서 컴퓨터공학을 공부해 프로그래머로 일했죠.
그러던 어느 날, 동네 DVD 대여점에서 빌린 영화 DVD를 돌려주지 않은 걸 잊고 있다가 연체료를 내게 됐어요. 무려 4만 원이나 되는 연체료를 내게 됐는데, 그 순간 특별한 아이디어가 떠올랐어요. 바로 연체료 없는 온라인 DVD 대여점을 만들겠다는 거죠.
방법은 간단해요. 회원비만 내면 자유롭게 DVD를 빌려 볼 수 있게 하는 거예요. 하지만 새로운 DVD를 빌리려면 이전에 빌린 DVD를 반납해야만 하죠. 거기에 제 장기인 수학과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살려서 회원들에게 각자가 좋아할 만한 영화를 추천해 주는 서비스를 만들었어요. 실제 이 아이디어로 사업을 벌인 결과는 말 그대로 ‘대박’이었답니다. 이렇게 만든 ‘넷플릭스’는 지금 2억 명이 넘는 회원들에게 DVD를 대여하고, 온라인 방송을 하는 큰 회사가 됐어요.
수학을 사랑한 괴짜 중의 괴짜! 래리 엘리슨(세계 5위 부자, 재산 43조 원)
저는 마이크로소프트 다음으로 큰 컴퓨터소프트웨어 회사인 ‘오라클’을 만들어서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큰 부자가 됐어요. 영화 아이언맨 2에 출연하거나 직접 비행기를 몰고 다니는 등 사람들은 저를 돈 많은 괴짜 사장님이라고 생각하죠. 그런데 사실 제게는 아픈 추억이 있어요. 친부모님이 아닌 양부모님 밑에서 자랐거든요. 양어머니는 저를 많이 아껴 주셨지만, 양아버지에게서는 사랑을 느끼지 못했어요.
이처럼 순탄치 않은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수학을 좋아했던 덕분에 즐겁게 학교 생활을 할 수 있었어요. 대학에 들어가서 수학을 전공했지만, 2학년 때 어머님께서 돌아가시는 바람에 대학을 중퇴해야 했어요. 하지만 학교 수업 중에 배운 컴퓨터 프로그램을 독학해서 프로그래머가 되었고, 오라클을 만들어서 큰 돈을 벌게 되었답니다.
매스 CEO의 조언 ➊ 온라인과 입소문을 활용하라!
그럼 제가 먼저 사정을 말씀 드리겠습니다. 저는 작은 슈퍼마켓을 운영하고 있어요. 하지만 요즘은 대형마트와 편의점에 손님을 다 뺏겨서 망하기 일보 직전이에요. 광고를 하고 싶어도 돈이 없는데…,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그 문제라면 제가 참고할 만한 이야기를 해 드리지요. 소셜 네트워크를 잘 활용하면 수많은 사람들에게 가게를 알릴 수 있을 거예요!
미국 국방부에서 풍선 찾기를 대회를 연 이유는?
지난 2009년 미국 국방부에 소속된 ‘방위고등연구계획국’에서는 특이한 대회를 열었다. 바로 미국 전역에 숨겨 놓은 10개의 빨간색 풍선을 찾는 대회다. 그런데 군사 기술을 연구하는 곳에서 아이들 놀이 같은 대회를 연 이유는 뭘까?
사실 이 연구소는 인터넷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아르파넷’을 개발한 곳이다. 인터넷 탄생 40주년을 기념해 인터넷의 정보 확산 속도와 정확도를 확인하려는 목적으로 풍선찾기 대회를 연 것이었다. 미국 전역의 공공장소 10곳에 지름 2.5m의 빨간색 풍선을 띄워 놓고, 가장 빨리 모든 풍선을 찾는 사람에게 4만 달러 상금을 내걸었다.
연구소에서는 풍선을 찾는 데 최대 9일 정도가 걸릴 거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미국 전역에서 4000개의 팀이 몰려들었고, 9시간 만에 메사추세츠공과대학(MIT) 팀이 10개의 풍선 위치를 정확히 알아내는 데 성공했다. 도대체 MIT 팀은 어떻게 9시간 만에 한국보다 약 100배나 넓은 미국 구석구석에 숨겨진 10개의 풍선을 찾아낼 수 있었을까?
MIT 팀이 밝힌 비결은 바로 간단한 고등학교 수준의 수학 계산과 소셜 네트워크를 활용한 ‘상금 가지치기’ 방법이었다. 이 방법의 핵심은 상금의 일정 부분을 내걸고 소셜 네트워크를 활용해 전국의 수많은 사람들에게 홍보해서 풍선을 찾는 사람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리는 것이다. 풍선을 찾은 사람에게는 상금에서 2000달러를 나눠 주고, 그 사람에게 풍선 찾기 소식을 전한 사람에게는 절반인 1000 달러를 주는 식이다. 이렇게 풍선을 찾은 사람으로부터 처음으로 소식을 전한 사람에 이르기까지 상금을 50%씩 차등해서 지급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MIT 팀은 사람들에게 나눠 줄 돈 때문에 오히려 우승 상금이 부족하지는 않았을까? MIT 팀은 그것까지 계산해서 나눠 줘야 하는 전체 금액이 결코 4만 달러가 넘지 않도록 나눠 주는 돈의 액수를 정했다.
매스 CEO의 조언 ➋ 대박집의 비밀은 수학!
제가 운영하는 음식점 사정은 좀 달라요. 손님은 그럭저럭 오는데, 가게가 너무 좁아서 손님들이 기다리다가 그냥 가버리는 경우가 많거든요. 늘 손님이 많다면 가게를 넓혀야겠지만…, 특정 시간에만 그러니 가게를 확장할 수도 없고 참 고민이에요.
흠…. 손님들이 기다리는 것 때문에 문제라면, 여기 참고할 만한 수학이론이 있습니다. 이름하여 ‘대기이론’이라고 하지요.
한 개의 테이블에서 30명이 식사를 한다고?
미국 보스턴의 식당 ‘파라마운트’는 테이블이 고작 10개밖에 안 되는 작은 식당이지만, 매일 아침 7시부터 11시까지 300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식사를 하고 간다. 계산해 보면 네 명이 한 테이블에 앉아서 30분 안에 메뉴 선택과 주문, 조리, 식사와 계산을 모두 마쳐야 한다는 말이 된다. 과연 이게 가능한 일일까?
대기이론을 활용하면 충분히 가능하다. 대기이론은 사람이나 물체, 정보의 흐름에서 기다리는 시간을 최소화 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분야다. 특히 ‘리틀의 법칙’은 다양한 ‘대기’ 문제를 해결하는 데 쓰인다.
리틀의 법칙은 ‘한 공간 안에 머무는 물체의 수(L)’가 ‘기준 시간 동안 물체가 들어오는 양(r)’과 ‘머무는 시간(W)’에 비례한다는 것으로, L=r×W로 나타낸다. 이 공식을 파라마운트 식당에 적용하면, 기준 시간 동안 손님들이 들어오는 양(r)은 정해져 있으므로 식사시간을 줄여야 손님이 테이블에 머무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이를 위해 파라마운트 식당을 운영하는 주인은 식당 구조를 바꿨다. 메뉴를 고르고, 음식을 받고, 계산을 하는 모든 과정을 식당에 들어오면서 테이블에 앉기 전까지 이동하면서 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그 결과 손님들은 테이블에서 오직 식사만 하게 되었고, 10개의 테이블 만으로 밀려드는 손님을 감당할 수 있게 되었다.
기다리지 않고 놀이기구를 탄다고?
미국 디즈니랜드에서는 길게 줄을 서 있는 사람들을 지나서 놀이기구를 타러 들어가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언뜻 보면 새치기를 하는 것 같지만, 이 사람들은 ‘패스트패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이다.
패스트패스란 일종의 예약 티켓으로, 컴퓨터 프로그램에 의해 정해진 시간에 도착하면 줄서서 기다리지 않고 놀이기구를 이용할 수 있다. 컴퓨터 프로그램이 현재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관람객들의 수와 이미 패스트패스를 산 사람들의 수, 그리고 놀이기구가 한번에 수용할 수 있는 인원과 이용 시간을 계산해서 대기 시간을 계산해 알려 준다. 대기 시간을 지정 받은 관람객은 줄을 서 있는 대신, 자유롭게 돌아다니다가 정해진 시각에 돌아와 놀이기구를 탈 수 있다.
이렇게 보면 패스트패스를 통해 놀이기구를 타기까지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한 시간에서 몇 분으로 무척 줄어든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사실 패스트패스는 대기 시간을 줄이는 데는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한다. 정해진 시간에 맞춰서 오지 못할 경우 오히려 더 많은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패스트패스를 이용하면서 기다리지 않는다고 느끼는 것은, 그 시간에 다른 놀이기구를 타거나 식사를 하는 등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매스 CEO의 조언 ➌ 수학 문제를 풀면 생산 계획이 나온다!
그렇다면 저처럼 공장을 운영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될 만한 수학적인 해결책도 있을까요? 저희 공장은 요즘 생산 계획을 세우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효율적인 생산 계획을 세우는 데 활용하는 수학 이론이라…, 물론 있습니다. 그 부분은 수학과 기업 경영에 익숙한 제가 설명해 드리지요.
카이스트 학생들이 레고로 공부하는 이유는?
카이스트 산업및시스템공학과 장영재 교수 연구팀은 지난해 한 회사로부터 공장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과학적인 조언을 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당시 그 공장은 생산한 제품이 팔리지 않고 남아 있는 재고 문제로 고민에 빠져 있었는데, 장 교수 연구팀은 공장에서 생산량을 계획하는 문제를 ‘선형계획법’이라는 수학적인 방법으로 해결했다.
선형계획법은 산업 현장의 문제를 수식으로 바꾸어서 그 해결책을 찾아내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어떤 공장에서 초코우유와 초코아이스크림을 동시에 생산할 수 있다고 해 보자. 이때 두 제품에는 초콜릿과 우유, 생크림이 공통으로 들어가는 데, 그 양이 다음 표와 같다고 가정한다.
이 공장에서 하루에 만들어야 할 초코우유와 초코아이스크림을 각각 x와 y개라고 하면, 만드는 데 들어가는 재료의 양과, 판매해서 얻는 수익은 다음과 같은 식으로 표현할 수 있다.
여기서 판매 수익을 최대로 만들어 주는 x와 y값을 찾아 주면, 공장에서 하루에 생산할 초코우유와 초코아이스크림의 양을 정할 수 있다. 이때 수익에 대한 식을 ‘목적함수’, 재료의 양에 대한 식을 ‘제한조건’이라고 한다.
지금까지 이런 산업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수학 원리는 교과서로만 배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장 교수팀은 원하는 형태의 모형을 자유자재로 움직이게 할 수 있는 레고 에듀케이션의 ‘마인드스톰’을 수업에 활용했다. 마인드스톰은 레고 블록에 모터와 중앙처리장치를 결합시킨 제품으로, 조립만 하는 완구 형태의 레고와는 다르다.
장 교수 연구팀은 이같은 마인드스톰의 장점을 활용해, 실제 공장의 거대한 생산라인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2m 길이의 레고 모형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학생들이 직접 움직이는 공장의 이곳 저곳을 살펴보고, 생산라인의 구성 요소나 형태, 움직이는 방법, 제품의 생산량 등을 바꿔가면서 실험해 볼 수 있도록 했다.
매스 CEO의 조언 ➍ 유럽에 가려면 중국을 들렀다 가라고?
저는 작은 호텔을 경영하고 있는데, 빈방이 많아 고민입니다. 그래서 할인 객실을 만드려고 하는데…, 몇 개 정도로 해야 이익을 최대로 남길 수 있을까요?
그 문제는 제가 조언하죠. 똑같은 문제를 수학으로 해결한 사례를 알고 있습니다. 항공사에서 비행기 승객 예약을 받을 때도 같은 문제가 생기거든요.
비행기 예약 문제, 수학으로 해결한다!
항공사나 호텔은 손님이 좌석과 방을 다 채우지 않아도 운영해야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따라서 최대한 손님을 많이 모아야 한다. 이를 위해 목적지에 바로 도착하지 않고 한 번 이상 비행기를 갈아타는 대신, 가격을 할인해 주는 경유 항공편을 제공하기도 한다. 이렇게라도 좌석을 채우면 비행기를 운행할 때 남는 이익이 더 커지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할인 좌석 비율은 과거의 승객 예약 데이터를 토대로 결정한다. 이때는 출발지에서 도착지로 한 번에 가기 원하는 사람들은 무조건 예약을 받아야 최대한의 이윤을 남길 수 있다. 하지만 직항 승객의 예약을 다 받고 나서 경유하는 승객의 예약을 받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미리 할인 좌석의 비율을 정해 놓아야 한다.
예를 들어 서울에서 북경으로 가는 비행기 좌석이 100개이고, 평소에 직항으로 북경에 가는 승객이 100명을 넘겼다면 굳이 할인 좌석을 만들 필요가 없다. 반면 평균적으로 비행기 탑승 승객이 100명이 되지 않았다면 모든 예약을 다 받으면 된다.
문제는 평소 전체 예약 수요가 100명은 넘지만, 직항 승객이 평균 100명을 넘지 않을 경우다. 산업공학자들은 이런 경우에 할인 좌석의 비율을 어떻게 정해야 이익을 최대로 얻을 수 있을지 알아내기 위해 ‘비서 선발 문제’라는 수학적인 방법을 도입했다.
비서 선발 문제란, 수많은 지원자가 몰려서 모두 면접을 볼 수 없을 때를 가정한다. 이때는 어느 정도까지 면접을 본 뒤, 그 다음 지원자 중에서 그때까지보다 뛰어난 지원자를 뽑아야 한다. 즉, 비서 선발 문제는 몇 명까지 면접을 보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 될지를 수학적으로 결정하는 문제다.
![](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article/Contents/201603/M201311N006_2.jpg)
최고의 지원자가 언제 올지 알 수 없는 것처럼, 항공기 예약에서도 직항 승객과 경유 승객이 어떤 순서로 예약할지 알 수 없다. 따라서 항공사에서는 비서 선발 문제와 과거 승객 데이터를 적용한 좌석 배정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이익을 낼 수 있는 확률이 가장 높은 좌석 비율을 결정한다.
매스 CEO의 조언 ➎ 컴퓨터로 미래를 예측하라!
저마다 다른 경영 문제를 수학으로 해결할 수 있다니, 정말 놀랍네요! 그럼 혹시 제 문제도 조언해 주실 수 있으신가요? 이번에 새로운 영화 시나리오를 하나 받았는데…, 찍을지 말지 고민이에요. 지난번 영화가 흥행에 실패해서 무척 조심스럽거든요.
와썹! 그 문제는 제가 해결해 드리죠. 영화 흥행을 미리 예측할 수만 있으면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제가 수학으로 미래를 예측하는 방법을 도입해서 대박을 터트렸거든요!
취향에서부터 영화 흥행까지 예측하는 수학!
수학교사 출신 CEO인 리드 헤스팅스가 만든 온라인 DVD 대여점 넷플릭스의 성공 비결은 고객이 좋아할 만한 영화를 추천해 주는 것인데, 그 정확도가 매우 높다. 대체 어떤 마법을 부렸기에 2억 명이나 되는 고객들의 영화 취향을 족집게처럼 알아 맞히는 걸까?
비밀은 바로 수학적인 원리로 작동하는 ‘인공신경망’이라는 컴퓨터 프로그램에 있다. 인공신경망은 사람의 뇌가 학습을 통해 예측하고 판단하는 원리를 컴퓨터로 재현한 것이다. 인공신경망은 이처럼 판단의 기준이 되는 정보들을 변수 x₁, x₂, x₃과 같은 계산 가능한 형태로 바꾼 뒤, 중요도에 따라 가중치를 매긴다. 그 다음 더하거나 빼는 연산 과정을 거쳐서 결과 값을 도출해 내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넷플릭스에서는 각 회원들이 영화를 빌린 기록과 자신이 본 영화에 대해 내린 평가를 수치화 해서 각자의 취향을 수치로 나타낸다. 그리고 비슷한 수치를 나타내는 고객들이 본 영화와 그에 대한 평가를 참고해서 영화를 추천해 준다.
그런데 2006년, 영화 제작자와 투자자들에게 시나리오만 보고서 영화의 흥행 여부를 예측해 주는 회사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목을 끌었다.
‘에파고긱스’라는 이름의 이 회사는 인공신경망을 이용해서 시나리오를 분석하고, 그 결과로 영화를 제작했을 때 벌어들일 수입을 예측한다. 하지만 헐리우드의 영화 제작사들은 아직까지 에파고긱스의 인공신경망 분석 기법을 크게 활용하지 않는다. 컴퓨터 분석이나 데이터보다는 경험을 더 신뢰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난 2007년에는 인공신경망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제작했던 영화가 실패하면서 큰 손해를 입기도 했다. 드루 베리모어라는 유명 여배우가 등장한 라는 제목의 이 영화는 무려 5000억 원을 들여 제작했지만, 고작 70억 원 정도를 벌어들이는 데 그쳤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인공신경망은 독감 유행이나 국가가 추진하는 정책의 성공 여부까지…. 오잉? 이 사람들 다 어디 갔지?
하하~! 이제 그만 해도 될 것 같네, 리드. 다들 빨리 사업에 적용해 봐야겠다며 신이 나서 돌아갔네. 저기 좀 보게나. 처음 왔을 때의 그 시무룩한 표정은 사라지고, 모두 희망에 차있는 것 같지 않나? 이렇게 누군가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니…. 정말 수학을 공부하길 잘한 것 같지? 하하~, 다음 번에는 또 어떤 의뢰인들을 만날지 벌써부터 기대가 되는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