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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내방. 이것저것 쌓다보면 언젠가 잠잘 공간도 없어지는 게 아닐까? 조금이라도 공간을 줄일 수 있는 수학 비법이 필요해.


캔 하나 더 넣기
 

상자 안에 네모 반듯이 채워진 캔을 서로 엇갈리게 세우면 캔 하나를 더 넣을 수 있다. 이 모습을 위에서 내려다보면 정육각형 모양이 보인다. ‘육각 채우기’ 비법은 평면을 가장 효율적으로 채울 수 있는 방법으로 자연 속에서 흔히 볼 수 있다.


할인마트에 갔다가 특별세일이라는 말에 콜라 1상자를 사왔어요. 상자 안에는 콜라 캔이 5개씩 8줄로 총 40개가 들어 있어요. 네모 반듯이 줄지어 있는 캔을 보다 보니 ‘여기에 캔 하나를 더 넣을 순 없을까’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미 캔으로 꽉 찬 상자에 어디 그런 공간이 있을까? 놀라운 비법을 알려드릴 테니 따라와 보세요.

비법의 핵심은 캔을 일렬로 세우지 말고 조금씩 어긋나게 세우는 데 있어요. 캔 5개를 세우고 그 사이사이에 4개를 세우는 거죠. 또 그 사이에 5개. 이렇게 상자를 채우면 5개짜리 5줄과 4개짜리 4줄 총 41개(5×5+4×4)의 캔이 들어가요.

캔 하나가 더 들어간 상자를 위에서 내려다보면 정육각형 모양이라는 걸 알 수 있어요. 이걸 ‘육각 채우기’라고 하죠. 세로 1줄에 들어가는 캔 수를 x개라고 할 때 육각 채우기로 캔 하나를 더 넣을 수 있는 경우는 가로가 2(x-1)개일 때랍니다. 단 x는 5개보다는 커야 해요. 예를 들어 6개씩 10줄이 들어가는 60개들이 상자에 육각 채우기 방법을 쓰면 6개짜리 6줄, 5개짜리 5줄로 총 61개의 캔이 들어갈 수 있어요.
 

정오각형


육각 채우기 비법은 자연에서 흔히 볼 수있어요. 가장 대표적인 예가 벌집이에요. 벌집을 보면 정육각형의 작은 방으로 빼곡히 채워져 있어요. 몸이 원통형으로 생긴 꿀벌이 왜 정육각형 모양으로 벌집을 만드는 걸까요? 비밀은 수학에 숨겨져 있어요.

먼저 평면을 빈틈없이 채울 수 있는 도형이 무엇인지 생각해 봐요. 정육각형은 안쪽 각도가 120°여서 3개가 만나면 빈틈없이 평면을 채울 수 있어요. 정육각형보다 큰 정칠각형은 안쪽 각도가 약 129°여서 한 꼭지점에 2개밖에 만날 수 없네요. 이러면 평면을 채울 수 없겠죠. 정칠각형보다 더 큰 도형은 안쪽 각도가 더 커져서 평면을 채우는 도형으로 쓸 수 없어요. 정육각형보다 작은 도형은 어떨까요? 정오각형은 안쪽 각도가 108°여서 한 꼭지점에 3개가 만나면 36°만큼 공간이 남아요. 다행히 정사각형과 정삼각형은 평면을 빈틈없이 채울 수 있어요. 하지만 유연한 벌집을 정사각형으로 만들면 옆에서 가해지는 충격에 약하기 마련이죠. 정삼각형으로 만들면 튼튼하지만 뾰족한 부분이 있어 애벌레를 키우거나 꿀을 담는 공간으로는 경제성이 떨어져요. 정육각형은 평면을 채울 수 있는 도형 중에 안쪽 각도가 가장 큰만큼 공간도 가장 넓은 도형이랍니다. 정육각형 구조는 안정성도 높아 비행기 날개나 건축물의 구조에 널리 활용되고 있답니다.

 

 

정칠각형



CD와 DVD의 케이스 크기가 다른 이유

‘CD 크기 얼굴’이란 유난히 작은 얼굴을 뜻하는 말이에요. CD의 지름은 12cm랍니다. DVD도 CD와 크기가 같아요. 하지만 CD 케이스와 DVD 케이스는 크기가 서로 달라요. CD 케이스는 너비 14cm에 높이 12.5cm, DVD 케이스는 너비 13.5cm에 높이 19cm거든요. 같은 크기의 내용물을 왜 서로 다른 케이스에 담은 걸까요? 그 이유는 출생의 비밀에 있답니다.

CD가 나오기 전에는 레코드판이 대세였어요. 레코드판의 지름은 30.2cm로 레코드판을 싸던 재킷도 레코드판의 크기에 꼭 맞는 가로세로 30.2cm짜리 정사각형이었어요. 새롭게 CD를 만들면서 연구진은 CD 케이스 크기에 대한 고민에 빠졌어요. 레코드판을 꽂아두던 진열대를 활용할 수 있다면 공간을 절약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 거죠. 그 결과 연구진은 레코드판 진열대를 반으로 나눠 CD 케이스를 2줄로 진열할 수 있는 크기로 케이스를 만들기로 결정했어요.

DVD 케이스도 마찬가지였어요. 여러분은 DVD 케이스가 비디오 테이프와 높이가 같다는 걸 알았나요? DVD가 나오기 전까지 널리 쓰이던 비디오 테이프는 너비 10.3cm, 높이 19cm의 크기를 가졌어요. 비디오 테이프는 크기에 맞는 케이스에 넣어세워서 진열했지요. DVD 연구진은 DVD 케이스를 비디오 테이프 크기와 비슷하게 만들어 기존 진열장을 그대로 쓸 수 있게 했어요. 결국 공간 절약뿐 아니라 DVD라는 새로운 매체에 대한 사람들의 거부감을 줄이는 효과도 낳았답니다. 


CD 크기는 왜 12 cm?

1978년 CD를 최초 개발한 필립스는 CD지름을 카세트 테이프의 대각선 길이에 해댱하는 11.5cm(약 60분 분량)로 만들었어요. 하지만 이듬해 소니와 표준화 논의를 거치면서 12cm(74분 분량)로 늘이는 것에 합의했어요.
경영진이 기준으로 제시했던 베토벤 9번 교향곡 전체를 담기 위해서는 74분짜리가 필요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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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09월 수학동아 정보

  • 이재웅 기자
  • 사진

    고호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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