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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리탐방] 감출 수 없는 수학 내공!

안양 신성고등학교 내공수학


수학동아리 계에 고수가 등장했다. 안양 신성고등학교에서 차근차근 수학을 수련하며 공력을 쌓아가는 수학동아리 ‘내공수학’이다. 직접 만든 문제 풀이는 기본이고, 수학의 권위자들이 모인 고등과학원 교수님들까지 직접 만나가며 수학의 희열을 느끼는 중이다. 수학에 대한 열정과 적극성으로 똘똘 뭉친 내공수학! 그 힘의 원천은 무엇인지 수학동아가 파헤쳐 봤다.


수학 내공의 깊이가 남다른 ‘내공수학’

신성고 수학동아리 ‘내공수학’은 지난 해 2월에 탄생한 신생 동아리다. 현재 1기인 2학년이 17명, 최근 입부 시험을 통해 선발된 2기 1학년이 5명으로 총 22명의 인원이 활동 중이다.

지난 해 2월 동아리가 만들어질 당시에는 1기 기장 김준혁 학생과 정관영 학생 둘뿐이었다. 당시 신성고등학교에는 이미 2개의 정규 수학동아리와 3개의 비정규 수학동아리가 있었다. 그런데 두 학생은 왜 또 다른 수학동아리를 만든 것일까?

학교에 이미 다른 수학동아리들이 많았지만, 대부분 내신이나 경시대회 대비 문제 풀이 성격을 띠고 있었어요. 저는 수학을 깊이 탐구할 수 있는 동아리를 만들고 싶었지요. 그런데 저희 학교는 학생들의 3분의 1 정도가 기숙사 생활을 해요. 그래서 기숙사생을 중심으로 수학을 탐구하는 동아리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지요. _김준혁(2학년, 1기 기장)

내공수학은 토요일 자습 시간에 기숙사에 있는 자습실에 모여, 직접 만든 수학 문제를 서로 풀어 보고 토론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런 활동은 단순한 문제 풀이가 목적은 아니다. 문제를 직접 만들고 다양한 방법으로 풀면서, 수학 개념은 물론 관련된 수학의 역사와 응용수학에 대한 다양한 탐구를 하려는 것이다. 그래서 수학 문제의 수준은 고등학교 과정에서부터 대학교 과정에 이르기까지 제한을 두지 않는다.

저는 문제는 잘 내는데, 잘 풀지를 못하는 단점이 있어요. 그런데 내공수학 활동을 통해 이런 단점들이 서서히 고쳐지고 있지요. 혼자서 심화 수학을 탐구하는 건 매우 어렵지만, 친구들과 함께 수학을 깊이 탐구하다 보면 수학의 즐거움을 좀 더 쉽게 느낄 수 있답니다. _모대상(2학년)
 

고등과학원 교수님들과의 만남, 꿈을 다지다

신성고등학교에서는 매해 11월 교내 창의적 산출물 결과대회가 열린다. 동아리들이 1년간 활동한 결과를 평가하는 대회다. 내공수학은 이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동아리원들이 만든 문제와 꾸준히 연구한 수학 보고서를 모아 9월부터 책자를 만들기 시작했다. 이 책의 제목은 2012학년도 <;내공 수학백서>;로, 분량은 무려 246페이지나 된다. <;내공 수학백서>;는 교내 창의적 산출물 결과대회에서 2등을 차지하기도 했다. 신생동아리가 거둔 뜻밖의 좋은 결과였다.

내공수학의 강점은 수학 문제 풀이나 연구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지난 해 만들어진 내공수학은 한해 동안 많은 활동을 했는데, 모든 활동은 학생들이 직접 나서서 추진했다. 수학동아 취재도 1기 기장인 김준혁 학생이 직접 기자에게 메일을 보내 성사됐다.

이뿐만이 아니다. 김준혁 학생은 지난 1월, 고등과학원의 황준묵 교수님께 만나 뵙고 싶다는 메일을 보냈다. 수학자를 만나고 싶다는 간절함이 담긴 메일에 지난 해 내공수학의 활동을 담은 <;내공 수학백서>;를 함께 첨부했다. 그 결과 바로 그 달에 고등과학원 교수님들과 내공수학의 만남이 성사됐다.

내공수학 학생들은 고등과학원 교수님들과 만나 수학이란 무엇인지, 수학 연구자는 어떤 일을 하는지 등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며 진로에 대한 궁금증까지 해소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수학자이자, 세계적인 석학이신 황준묵 교수님과 직접 대화를 나누다니 정말 영광이었습니다. 저는 수학을 좋아해서 앞으로 수학을 전공한 뒤 연구원이 되고 싶어요. 그런데 제게 재능이 있는 건지, 나처럼 평범한 사람이 수학자를 해도 될지 진로에 대한 의심이 들 때가 있었어요. 그런데 교수님의 말씀을 들으니, ‘수학은 천재만 하는 건 아니구나. 나도 열심히 하면 되겠구나.’란 자신감이 생겼어요. _이형호(2학년)

저는 파비안 질트네(Fabian Ziltener) 교수님과 면담을 했어요. 기하학을 연구하시는 교수님인데, 스위스 분이시라 영어로 대화를 나눴지요. 경제나 생물 등 여러 학문에서 수학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이야기해 주셨어요. 수학의 유용성에 대해서도 배웠지만, 영어의 중요성도 느꼈답니다. _이정현, 정영환(2학년)

최윤서 교수님께서는 과거에 본인이 수학을 연구하고 논문을 쓸 때 느끼신 성취감에 대해 강조하셨어요. 똑똑한 걸 떠나서 자기 분야를 즐기는 사람이 성공할 수 있다는 걸 배웠어요. _강승구(2학년)

내공수학은 이때 방문이 인연이 되어 올해 2월 7일 고등과학원에서 주최하는 오일러데이 행사 ‘e-day e-time’에도 초청을 받았다. 동아리원들의 적극적 탐구 자세가 더 많은 기회의 문을 열어 준 것이다.

현재 내공수학은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우선 2기 부원들과 함께 서울대, 고려대, 카이스트 등 여러 대학들의 수학과를 탐방할 계획이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이번에도 직접 각 대학 수학과 교수님들께 메일을 보내 뜻을 전달할 예정이다. 또한 교내 및 교외 수학동아리들과 연계해 수학 세미나를 개최하는 것도 목표다. 자신들이 느낀 수학 탐구의 즐거움을 여러 친구들과 나누기 위해서다.

내공수학은 지난 1년 동안 한 명 한 명이 지닌 수학에 대한 열정과 적극성을 최대한 활용해 내공을 쌓아왔다. 앞으로도 이 꿈과 열정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수학 고수로 성장해, 다시 수학동아와 만나게 되길 기대해 본다.


지도교사의 한 마디

수학을 알아가는 희열을 경험하세요!


내공수학은 정말 수학을 좋아하는 학생들이 모인 동아리입니다. 학생들끼리 알아서 200쪽에 달하는 책자를 발행할 때는 물론이고, 고등과학원 교수님들께 직접 연락을 드려서 만나러 간다고 할 때도 정말 놀랐습니다. 정말 수학을 좋아하고, 더 높은 수준의 수학을 알아나가는 것에 희열을 느끼는 친구들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동아리 활동은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라 좋아서 스스로 하는 활동이기에, 더 순수하게 수학의 기쁨을 찾는 것 같습니다. 수학동아 독자들도 수학동아리의 즐거움을 경험해 보길 바랍니다.
 
-경기 안양 신성고 수학교사 이성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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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05월 수학동아 정보

  • 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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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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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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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공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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