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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프라모델 놀이터 셈스게임즈

SW 기업 탐방


영화나 만화에서 본 로봇과 자동차, 비행기를 손수 만들어 볼 수 있는 프라모델은 무언가 뜯고 조립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그런데 이제 프라모델을 스마트폰으로도 즐길 수 있다. 심지어 만화 캐릭터 의상이나 방 내부, 자동차 부품까지 내 마음대로 바꿀 수 있다. 또 이렇게 만든 프라모델을 3D 프린터로 출력해 실물 장난감으로 받아 볼 수도 있다. 대체 누가 이런 기발한 생각을 했을까?

“2010년 애플의 스마트기기가 전세계를 강타하는 것을 보고 문득 앞으로 스마트기기에서 즐길 수 있는 ‘디지털 완구’가 뜨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경기도 판교에는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혁신적인 기술력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새내기 기업들이 모여 있는 ‘스타트업 캠퍼스’가 있다. 셈스게임즈도 올해 초부터 이곳에 터를 잡고 디지털 프라모델 시대를 열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엄친아, 디지털 완구 시대를 꿈꾸다
안정훈 셈스게임즈 대표는 서울대 산업디자인학과를 졸업하고 LG전자를 거쳐 화장지와 일회용 기저귀 등을 만드는 킴벌리-클라크에서 일했다. 흔히 말하는 ‘엄친아’로, 꽃길만 걸었다.

그러던 2011년 돌연 회사를 그만두고, 대학 친구 4명과 스마트기기에서 즐길 수 있는 프라모델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몰두했다. 집안의 반대는 상상을 초월했고, 주위 사람들은 무모한 도전이라고 쓴소리만 했다. 하지만 안 대표에게는 성공할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

“2010년 애플이 내놓은 아이폰4와 아이패드를 보면서 이 정도 기술력이면 스마트기기에서 프라모델을 만들어도 되겠다고 판단했어요.”

20년 전만 해도 음악을 들으려면 테이프나 CD가 꼭 있어야 했다. 그런데 애플이 mp3플레이어 시장에 뛰어들면서 컴퓨터와 스마트기기로 간편하게 음악을 듣는 것으로 바뀌었다. 안 대표는 시장의 이런 흐름을 보면서 완구도 디지털화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음악 파일을 내 맘대로 저장하고 폴더별로 편집한 뒤 듣는 것처럼 컴퓨터로 프라모델을 만들고 저장했다가 원할 때 3D 프린터로 출력해서 직접 실물로 만드는 아이디어를 떠올린 것이다.
스마트기기로 프라모델 만드는 ‘플앱’
“5명이서 꼬박 7개월 동안 아이패드에서 돌아가는 프라모델 애플리케이션 ‘플앱(PLAPP)’을 개발했어요. 장난감을 조립하는 방법은 실제 프라모델과 똑같아요. 런너에서 원하는 부품을 떼어내고 맞는 부품끼리 결합하면 돼요.”

실제 프라모델에서는 돌출된 부분과 들어간 부분을 끼워 맞추는데, 플앱에서는 결합 부분이 점으로 표현돼 있다. 연결할 부분의 점을 손가락으로 이으면 판정 알고리즘이 맞는 조립인지 판단하고, 맞으면 두 부품을 조립한다. 조립이 끝나면 프라모델의 재질과 색을 바꿀 수 있다. 이 기능을 이용해 자동차의 외관을 멋지게 꾸밀 수도 있다.

아이디어가 좋아서일까. 2011년 11월 처음 선보인 플앱은 아주 빠른 시간에 5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다. 디지털 완구의 가능성을 엿본 안 대표는 동료들과 1년 동안 준비해서 2012년 10월 셈스게임즈를 설립했다. 셈스게임즈의 ‘셈스’는 소셜 엔터테인먼트 모바일 서비스의 약자다. 창업 직후 게임 개발과 관련된 투자를 받으면서 게임 산업에도 눈을 떴고, 셈스 뒤에 ‘게임즈’를 붙였다.

셈스게임즈의 게임은 플앱의 응용편이다. ‘바이클론즈: 불가사리의 습격’은 동명의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로봇을 성장시키고 합체해 실감나는 전투를 인터뷰 벌이는 게임이고, ‘버즈레이싱’은 경주용 자동차를 조립한 뒤 장애물을 피하고 꿀을 모아 최대한 멀리 달리는 캐주얼 레이싱 게임이다.

셈스게임즈는 연이어 어린이용 게임을 개발하면서 게임 엔진도 보유하게 됐다. 그 덕분에 지금은 여러 회사와 제휴해 유명 애니메이션이나 완구 캐릭터를 이용한 신규 게임을 만들고 있다.

게임 속 상상이 현실이 된다!
게임이 성공하자 안 대표는 처음 계획대로 유저가 만든 프라모델을 3D프린터로 출력해 주는 방안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했다. 일단 시장 반응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2014년 실험을 했다. 버즈레이싱에서 유저가 만든 경주용 자동차를 100개 한정 수량으로 3D프린터로 출력해서 보내주는 서비스를 실시한 것이다. 결과는 대성공! 하지만 곧바로 서비스하기에는 문제점이 있었다. 프라모델을 일일이 3D프린터로 출력해서 보내주기가 쉽지 않았다. 이를 보완하는 데 꼬박 2년이 걸렸다.

안 대표는 처음 꿈꿨던 게임을 내년 여름 출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플레이하우스’라는 게임으로, 집 안 곳곳을 예쁘게 꾸미면, 꾸민 집과 주인공 캐릭터를 3D프린터로 출력해 실물 완구로 받아볼 수 있다. 플레이하우스라는 이름의 오프라인 매장도 12월 말 홍익대 앞에 생긴다.

안 대표의 꿈은 셈스게임즈를 세계 시장에서도 통하는 글로벌 회사로 만드는 것이다. 기발한 아이디어를 현실로 옮겨 디지털 완구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셈스게임즈. 어떤 기발한 발명품으로 우리를 깜짝 놀라게 할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Q 발명가가 되려면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요?
저의 가장 큰 장점은 만들고 싶은 제품을 시각화할수 있다는 거예요. 신규 서비스를 시작할 때도 어떤 서비스를 할 건지 구체적으로 그리니까 프로그램을 개발해 줄 직원에게 설명하기도 쉬웠고, 투자자도 잘 설득할 수 있었어요. 저는 미술을 전공해서 아이디어를 그림으로 나타냈지만, 꼭 그림일 필요는 없거든요. 떠오른 아이디어를 글이나 그림으로 표현하는 연습을 하면 좋을 것 같아요.

Q 발명가에게 가장 중요한 건 뭐라고 생각하세요?
한 우물만 파라고 조언해 주고 싶어요. 아이디어는 계속 공격을 받아요. 주위 사람들이 공격하기도 하고스스로 이게 맞는지 의심도 하거든요. 이때 나를 믿고 아이디어가 실현될 때까지 계속 다듬고 발전시키는 게 중요해요.

Q 창업하고 싶어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못하는 사람도 있어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창업하기 전에 돈도 없었고, 프로그램을 개발해 줄 사람도 부족했어요. 그런데 이런 저런 걱정만 하다 보면 창업을 할 수 없겠더라고요. 일단 시작하자는 마음으로 회사를 그만두고 나왔죠. 일을 저지르고 나니 거짓말같이 문제가 하나둘 해결됐어요.

아무래도 절박하니까 더 열심히 일을 했지요. 여러 군데 문을 두드리다 보니 넉넉하진 않지만 돈이 해결됐고, 사람도 구할 수 있었어요. 지금 생각해 보니 ‘앞으로 잘 될 거야!’라는 생각이 동력이 되어 지금까지 일하고 있는 것 같아요.

2016년 12월 수학동아 정보

  • 조가현 기자
  • 기타

    [도움 및 사진] 셈스게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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