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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어디 가? 수학으로 즐기는 똑똑한 소풍


결혼하고는 한 번도 동굴을 떠난 적이 없는데, 여길 떠나야 한다니…. 발길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군. 가족들이 많이 걱정 할 테니, 이왕 이렇게 된 거 소풍이나 가자고 말해야겠다!
그루그, 그루그! 저도 데려가 주세요. 저도 소풍 가고 싶어요!
너처럼 비쩍 마른 약골은 우리 가족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아. 그냥 잠자코 네 갈 길이나 가거라!
무슨 말씀이세요? 저 수학 엄청 잘해요. 정말 큰 도움이 될 걸요?
크하하하하하. 수학? 소풍가는 데 수학이 웬 말이냐! 썩 물러가라, 이놈!


엄마를 도와 줘! 수학적으로 완벽한 도시락 싸기

어쨌든 소풍이라고 하니, 먼저 도시락을 준비해야겠군. 어디 보자, 우리 가족이 모두 여섯 명이니까 여섯 개씩 담으면 되려나? 어떤 통에 담아야 하지? 이건 좀 작은 것 같고, 이건 너무 큰 것 같고. 음…, 어떤 기준으로 도시락을 싸야 가장 완벽한 도시락이 되지?

우가, 제가 좋은 방법을 하나 알고 있는데 한 번 들어 보실래요? 도시락은 소풍의 필수품! 엄마라면 누구나 잘 만들어진 김밥을 예쁘게 썰어서, 도시락에 빈틈없이 최대한 많이 넣고 싶어 해요. 우가도 같은 마음이겠죠?

수학자들도 이런 비슷한 고민에서 출발해, 2, 3차원의 공간에서 한 개 이상의 물체를 가장 효과적으로 포장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기 시작했어요. 물체의 개수를 점점 늘려가며, 각 개수에 따라 가장 알맞은 포장 용기의 크기가 얼마인지 계산을 하게 된 거죠. 이때 ,도시락의 빈 공간이나 음식까리 겹치는 걸 최소로 만드는 것이 목표예요. 수학자들은 이걸 ‘포장 문제’라고 부르죠.
가장 쉬운 단계부터 예를 들어 설명해 줄게요.


포장문제


먼저 반지름이 1인 김밥 1개가 있다고 하자. 이 김밥 1개를 가장 효율적으로 포장하려면 어떤 모양, 어떤 크기의 도시락이 필요할까?

여기서는 도시락을 원 모양이라 가정하고, 그 크기를 생각해 보자.

반지름이 1인 김밥 1개를 효율적으로 포장하려면, 당연히 반지름이 1인 원 모양의 도시락이 가장 알맞다. 그럼 김밥 2개는 어떨까? 이번엔 위 그림과 같이 김밥 2개를 빈틈없이 나란히 놓은 반지름이 2인 도시락을 준비하면 된다.

이처럼 수학자들은 서서히 김밥의 개수를 늘려가며, 가장 수학적으로 완벽한 도시락의 크기가 얼마인지를 연구했다. 김밥 1개에서 4개까지는 앞서 설명한 것처럼 특별한 증명 없이 경험에 의해 그 크기를 결정할 수 있다. 하지만 김밥이 다섯 개 이상일 때는 계산한 도시락의 크기보다 더 작은 도시락은 없는지를 수학적으로 꼼꼼히 따져 봐야 했다.

현재까지는 김밥과 도시락 모양이 모두 원일 때, 4명의 수학자들에 의해 김밥 5개~13개, 19개까지 가장 효율적으로 포장할 수 있는 도시락 크기가 증명됐다. 오른쪽 표는 그 일부를 공개한 것이다. 가장 수학적으로 알맞은 도시락의 크기와 밀도를 나타낸 것으로, 반지름이 1인 김밥을 기준으로 작성됐다.

수학자들은 단순히 도시락 크기를 구하는 것을 넘어, 같은 크기의 도시락 안에 김밥이 얼마나 빈틈없이 가득 차 있는지 ‘밀도’를 계산했다. 밀도란, 도시락 안에 같은 크기의 김밥이 가득차 있는 정도를 기준으로 삼아 1이라고 했을 때, 정해진 공간 안에 물체가 들어차 있는 정도를 말한다.

표에서 도시락의 크기는 김밥의 개수가 늘수록 자연스럽게 조금씩 증가하고 있지만, 밀도는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실제로 11개를 포장할 때보다 7개를 포장할 때 더 밀도가 높다.

수학적으로 효율적인 포장이란, 최소한의 도시락 크기로 최대한의 밀도를 나타낼 때를 말한다. 따라서 이 경우에는 11개를 포장할 때보다 7개를 포장할 때가 더 효율적인 포장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처럼 수학자들은 물체를 포장할 때, 크기뿐만 아니라 밀도까지 생각해야 한다는 사실을 밝히고 그 기준을 제시했다. 이와 같은 연구는 모양과 크기가 다른 불규칙한 물체를 효율적으로 포장하는 제철산업과 재료공학 분야 등에 이용되고 있다.
 

샌디와 놀아 줘! 돗자리로 용을 만들어 준다고?

아, 정말 심심해! 겁쟁이 큰 오빠는 내 뒤에 숨느라 바쁘고, 이프 언니는 이것저것 살펴보느라 바쁘고…. 난 누구랑 놀란 말이야? 무슨 소풍이 이렇게 재미없고 심심한 거지? 배고파 죽겠는데, 대체 아빠는 도시락을 언제 먹겠다는 거야. 놀아 줘! 놀아 줘! 심심하단 말이야!

오~, 샌디가 정말 심심하구나? 마침 내가 돗자리를 가지고 있으니, 이걸 이용해 재미있는 걸 보여 줘야겠다. 돗자리는 무엇보다 잘 접어서 보관하는 게 중요해! 그래야 부피를 줄여 간단하게 들고 다닐 수 있거든. 그런데 여기 돗자리를 가만히 살펴보면, 일정한 규칙에 따라 적당히 안팎으로 접어 생기는 선을 볼 수 있어. 그런데 샌디, 이런 돗자리로 재미있는 ‘접기 놀이’도 할 수 있단다. 우리 같이 해 볼래?

접기로 만든 프랙탈


오늘날 수학자들은 돗자리처럼 종이를 접어 새로운 연구에 많이 활용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접기’를 이용한 연구다. 우선 긴 직사각형 종이를 이용해, 돗자리를 접듯이 안팎으로 접으면서 천천히 횟수를 늘려 보자.
 

이때 종이를 접어 바깥으로 튀어나오는 부분을 ‘마루’, 안쪽으로 들어간 부분을 ‘골’이라고 부른다. 여러 번 겹쳐서 접어 보면, 횟수를 늘릴수록 마루와 골이 규칙적으로 반복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제 접었던 종이를 펴서, 잘 접혀 있던 주름이 모두 직각을 이루도록 세워 단면을 관찰해 보자. 그러면 한 번 접었다 폈을 때는 직각이 1개, 두 번 접었다 폈을 때는 직각이 3개, 세 번 접었다 폈을 때는 직각이 7개로 늘어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제, 접었다 펴는 횟수를 점점 늘리면서 마루와 골이 어떤 규칙으로 생겨나는지 더욱 자세히 살펴보자.
 

종이의 왼쪽 끝과 처음의 마루 사이에서는 마루가 나타나고, 마루와 마루 사이에서는 골, 마루와 골 사이에는 마루, 맨 나중 골과 종이의 오른쪽 끝 사이에서는 골이 나타나는 사실을 관찰할 수 있다.
 

여기서 재미있는 수학 규칙 두 가지를 발견할 수 있다. 첫 번째는 마루와 골이 늘어나는 개수 속에 숨어 있는 ‘수열’이다. 그 전체 개수는 1, 3, 7, 15,…와 같이 늘어난다. 따라서 종이를 n번 접었다 폈을 때 생기는 마루와 골의 전체 개수를 두 번째는 마루와 골이 반복되는 순서다. 마루와 골의 배열에서 한가운데 있는 마루를 기준으로 살펴보자. 왼쪽에는 바로 전 단계 순서가 그대로, 오른쪽에는 전 단계 순서가 모두 반대로 나타난다는 걸 알 수 있다.

한편 이렇게 종이를 한 방향으로 계속 접었다 펴면 프랙탈을 만들 수 있다. 그리고 접었다 펴는 것을 무한히 반복하면 오른쪽 그림과 같은 ‘드래곤 커브’가 만들어진다. 드래곤 커브는 여러 개 복사해서 한 점에 모으면 그 조각들이 톱니바퀴처럼 서로 완벽하게 들어맞는 특징이 있다.


이프를 도와 줘! 울창한 나무 숲에 갇혔다?!

흥, 집을 잃어 보니 기분이 어떠셔? 그동안 우리 나무들이 움직일 수 없다고 실컷 무시하고 조롱하더니, 꼴좋다~! 틈만 나면 우리를 밟고 올라가, 다른 세상을 구경하곤 했었지? 너도 어디 한 번 당해 봐라! 우리가 낸 문제를 맞히기 전 까진, 절대 이 숲에서 벗어나지 못할 줄 알아!

“나무들의 키가 각자 다른 이유를 설명하시오!”
이프! 괜찮은 거야? 내 말 들리니? 이프가 나무들의 짓궂은 장난에 곤란해 하고 있잖아!
빨리 문제의 정답을 맞혀, 나무들의 마음을 풀어줘야겠군. 어디 보자…, 나무들의 키가 다른 이유라…. 그래! 바로 게임이론이야!

나무들의 게임이론


게임이론이란 한 사람의 행동이 다른 사람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 현상에서, 의사결정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연구하는 분야를 말한다. 범죄를 저지른 두 공범자에게 각각 ‘자백할 것인지’ ‘혐의를 부인할 것인지’ 선택하도록 하고, 그 결과에 따라 서로 다른 형량을 결정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수학자들은 나무의 성장에도 ‘게임이론’이 적용된다고 말한다. 나무에서 가지와 잎이 많이 달려 있는 부분을 ‘수관’이라고 하는데, 이 수관의 크기와 높이는 나무의 성장과 관련이 있다. 나무는 성장을 위해 가지와 잎을 뻗어 광합성을 하기 때문이다. 수학자들은 나무들이 자라는 환경에 따라 수관의 높이가 달라지는 것을 알고, 그 둘 사이의 관계를 수학적으로 분석하는 연구를 시작했다.

수관의 크기와 모양이 일정하다고 할 때, ‘수관을 나무 전체 키에서 얼마만큼 들어올릴까’ 하는 것은 나무 스스로 결정한다. 예를 들어 외딴 곳에 덩그러니 홀로 자라는 나무들은 수관의 높이를 높이 들어올릴 필요가 없다. 키가 작아도 광합성을 충분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울창한 숲에서 자라는 키가 작은 나무는 큰 나무의 그늘에 가려 손해를 보게 된다. 일본의 수학자 이와사 요 박사(일본 규슈대 이학부 교수)는 나무들이 주변 환경에 따라 수관의 높이를 결정하는 이 현상을 가리켜 ‘나무 높이 게임’이라고 부르고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아래 그림과 같이 땅에서 수관 한 가운데까지의 높이를 x라 하고, x에 따라 달라지는 각 나무의 이득을 계산했다.
 

나무의 이득(Φ)은 Φ=f(L(x))-c(x)와 같은 식으로 구했다. 여기서 L(x)는 빛의 세기를 말한다. 빛의 세기는 높이에 따라 정비례하지 않으며, 로그 함수의 그래프와 비슷한 모습으로 증가한다. 따라서 f(L(x))는 alog(x)+b(단 a, b는 상수)와 같이 간단한 로그방정식을 이용해, 그 값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나무가 성장하는 데 사용한 에너지양을 c(x)라고 정의했다. 이러한 에너지는 수관의 높이(x)가 높아질수록 이차함수 곡선과 비슷한 모양으로 증가하므로, c(x)={c}_{0}x²와 같은 이차함수를 이용했다.

연구 결과, 수관의 높이는 광합성 속도나 빛을 차단하는 정도의 세기에 비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나무가 성장하는 데 사용한 에너지양과 수관의 두께는 반비례했다. 연구팀은 나무가 스스로 게임이론을 적용해 이득을 최대화하려고 하기 때문에, 네 가지 조건(광합성, 빛을 차단하는 정도, 필요한 에너지양, 수관의 두께)에 따라 서로 다른 성장세를 보인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환경에 따라 달라지는 사람들의 의사결정을 분석하던 ‘게임이론’을 자연의 모습에도 적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할머니를 도와 줘! 숲 속의 보물, 열매를 찾아라!

뭐? 도시락을 잃어버렸다고?! 드디어 내가 나설 차례인가! 반드시 최대한 빠르게 많은 열매를 따고 말겠어! 근데 어느 쪽을 먼저 따야 하지? 저쪽 나무들은 열매가 풍성하지만, 나무 사이의 거리가 머네. 또 이쪽 나무들은 열매는 별거 없지만, 나무 사이의 거리는 짧은 것 같은데….

할머니, 걱정마세요. 제가 도와 드릴게요. 실제로 수학자들이 나무 열매나 나무 속에 살고 있는 곤충들을 먹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새들의 움직임’을 분석했거든요. 그 연구 결과를 이용하면, 할머니도 빠른 시간 안에 많은 열매를 딸 수 있을 거예요. 잘 들어 보세요!


효율적인 먹이 탐색 방법


전문가들 사이에서 동식물의 생태나 행동이 매우 효율적으로 설계 돼 있다는 생각은 예전부터 이어져왔다. 그런데 최근 동식물의 생존 전략이나 행동 모델을 게임이론 등으로 해석해 새롭게 연구하는 수학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한 예로, 수학자들은 이러한 수리생태학 연구 중 하나로 날아다니는 새가 어떤 방법으로 나무에 숨겨진 먹이를 찾아내는지를 관찰했다. 만약 하나의 나무에 유한개의 먹이가 존재한다고 가정하자. 이때 같은 나무에 여러 마리의 새가 먹잇감을 찾고 있다면 어떻게 될까? 시간이 갈수록 먹이의 수는 점점 줄어들고, 먹이의 수가 줄어드니 당연히 나중에 날아온 새는 열매를 찾는 속도가 점점 느려지게 될 것이다.

이런 원리라면 과연 각각의 나무에서 먹이가 완전히 없다는 것을 깨달을 때까지 머무는 것이 좋은지, 적당히 먹고 빨리 다른 나무로 옮기는 것이 좋은지를 고민해 봐야 한다.
 

일본의 수학자 이와사 요 박사는 ‘새들의 먹이 탐색’에 대한 행동 전략을 수학적으로 분석하는 다양한 실험을 진행했다. 새들의 움직임을 관찰해, 최적화된 먹이 탐색 방법을 찾아내기 위해서다.

연구팀은 서로 다른 환경에서 새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관찰했다. 하나는 나무에 먹이가 적지만 나무가 빽빽한 지역(A)이고, 또 다른 하나는 나무에 먹이가 많지만 나무가 듬성듬성 자라는 지역(B)이다. 이때 새가 나무로 날아오는 속도와, 나무 사이를 이동하는 속도는 모두 같다고 가정했다.

새들은 과연 먹이의 개수와, 먹이를 발견하기 쉬운 정도, 나무 사이의 간격 등이 서로 다를 때 먹이를 탐색하기 위해 어떻게 행동할까?
 

연구팀은 가장 먼저 ‘먹이 발견 속도’를 관찰했다. 그 결과 먹이 발견 속도는 시간에 따라 완만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 지역에 따라 기울기가 달라졌다.

다음으로 연구팀은 일정한 구역 안에서 탐색 시간과 이동 시간을 더한 전체 소요 시간을 측정했다. 그러자 두 지역 모두 소요시간은 거의 비슷했다.

새들의 행동을 계속 관찰한 결과, 환경에 따라 먹이 발견 속도와 그 탐색 방법이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새들은 먹이가 적고 나무의 빽빽한 지역(A)에서 나무를 하나씩 끝까지 탐색하는 반면, 먹이가 많고 나무가 듬성듬성 있는 지역(B)에서는 눈에 보이는 먹이만 발견해 먹고 다음 나무로 이동하는 모습을 보였다. 새들은 본능적으로 환경에 따라 다른 전략을 선택한 것이다.

이 연구는 새들의 효율적인 먹이 탐색 방법뿐만 아니라, 다른 동물들의 효율적인 먹이 탐색을 연구하는 지표로 쓰이고 있다.


썽크를 도와 줘! 정말 3명보다 2명이 빠르다고?

으악~, 배고파. 더 이상은 못참겠어! 빨리 ‘야채 스프’를 끓여야겠군. 어디 보자…, 근데 어떤 것부터 해야 하지? 우선 함께 스프를 만들 가족들을 모아야겠다. 몇 명이나 필요하려나? 3명? 4명? 많을수록 유리한 건가?

정말 두 명이면, 충분하다니까요. 만약 제가 두 명이서 형님보다 스프를 더 빨리 끓이면 패배를 인정하는 겁니다! 먼저 우리가 야채 스프를 끓이기 위해 꼭 해야 하는 일부터 정리해야 해요. 그런 다음 역할 분담을 할 때 ‘불이 필요한 일’과 ‘그렇지 않은 일로’ 나누면, 계획 끝! 바로 스프를 끓을 수 있어요. 형님, 준비 되셨죠? 지금 바로 시작합니다!


잡 스케줄링 문제


야채 스프를 끓이기 위해 꼭 해야 할 10가지 일은 다음과 같다.

➊ 불 피우기(8분) ➋ 야채 씻기(2분) ➌ 야채 썰기(3분) ➍ 야채 익히기(7분) ➎ 간단한 소스 만들기(7분) ➏ 식사 장소 찾기(3분) ➐ 식기 꺼내기(2분) ➑ 천막 또는 텐트 치기(8분) ➒ 상차리기(8분) ➓ 야채 스프 푹 익히기(18분)

어차피 불은 하나이기 때문에, 불이 필요한 일인 ❶ 불 피우기(8분), ❹ 야채 익히기(7분), ❿ 야채 스프 푹 익히기(18분)가 기준이 되어야 한다. 이 계획대로라면 야채 스프를 완성하기까지 최소한 33분(8분+7분+18분)이 필요하다. 나머지 불이 필요 없는 일은 두 사람 또는 세 사람에게 잘 분배하면 된다.

다음은 가이와 이프로 구성된 첫 번째 팀과 썽크, 엄마, 샌디로 구성된 두 번째 팀이 제출한 일정 관리 표다.
 

먼저 세 명이 조를 이루고 있는 썽크 팀부터 살펴보자. 썽크(C)는 가장 먼저 불을 피운다. 그동안 엄마(B)는 야채를 씻고, 샌디(A)는 함께 식사할 장소를 찾는다. 이때 썽크는 8분이 걸리지만, 엄마와 샌디는 이보다 훨씬 빨리 끝난다. 엄마와 샌디가 각각 두 가지 일을 끝낼 무렵에도 불은 아직 멀었다. 따라서 아직 야채 익히기와 야채 스프 푹 익히기를 할 수 없다.

썽크 팀은 낭비하는 시간 없이 모든 일이 잘 진행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불’이 문제다. 순서대로 8가지 일을 마치면 마지막에 남은 일이 ‘야채 익히기’와 ‘야채 스프 푹 익히기’이기 때문이다. 이 두 가지 일은 동시에 할 수 없기 때문에, 하는 수 없이 썽크 팀은 중간에 5분이나 허비하게 된다. 결국 38분이나 걸려야 야채 스프를 완성할 수 있다.

그렇다면 가이의 계획은 어떨까? 가이(A)는 불을 사용하는 일을 중심으로 계획표를 작성했다. 그랬더니 둘이서 준비했는데도 33분 만에 야채 스프를 완성할 수 있게 됐다. 가이의 계획은 낭비하는 시간 없이 짜여졌기 때문에 최소 시간을 지킬 수 있었던 것이다.

절대 속임수나 마술이 아니다. 이럴 때는 어떤 일을 우선순위로 놓을지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학자들은 이 문제를 레크레이션 수학으로 분류하고 ‘잡 스케줄링 문제’라고 부른다.


아빠를 도와 줘!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아서

에헴! 지금까지는 네가 운이 좋아서, 가족들에게 좀 도움이 됐나 본데 나한텐 어림도 없지. 내가 믿을 건 오직 감! 새로운 보금자리까지 빨리 가는 길을 내 힘으로 찾아보겠어!
엄마야! 그런데 저기 저건 뭐지? 여…, 여기서 오른쪽? 왼쪽? 뭐?! 개미를 쫓아가라고?

하하, 그루그. 걱정 말고 개미를 쫓아가면 돼요. 개미들이 최단거리 찾기 선수거든요. 개미들은 수시로 먹이를 찾아 길을 나서는데, 절대 길을 잃어버리지 않아요. 보통 개미집이 한 점에서 시작해 여러 갈래로 나뉘어져 있는 것은 물론, 그 전체 길이가 작게는 수십m에서 크게는 수백m에 이르거든요. 그런데도 갈림길마다 척척 길을 찾아 잘도 돌아온답니다.
개미에게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는지, 함께 알아볼까요?

최단거리 찾는 개미 알고리즘


대부분의 개미는 먹이를 찾아 돌아오는 길에 페로몬이라는 냄새 분자를 떨어뜨린다. 이는 동료 개미들에게 먹이의 위치를 알리기 위해서다. 그 결과 개미들의 통행이 잦은 거리는 페로몬의 냄새도 짙게 남아 있어, 그 길을 처음 다니는 개미들에게도 최단거리를 알려 주는 셈이 된다.

1992년 일본의 수학자 마르코 도리고는 수학을 이용해 개미들의 이러한 습성을 알고리즘으로 만들었다. 이 알고리즘의 목표는 ‘최단거리를 찾는 것’이다.

도리고는 가장 먼저 미분을 이용해 페로몬이 퍼지는 속도의 변화량을 구했다. 일반적으로 속도를 미분하면 가속도를 구할 수 있는 것처럼, 페로몬이 퍼지는 속도를 구한 다음 미분하면 단위시간당 그 속도의 변화량을 계산할 수 있다. 이렇게 구한 값은 개미가 다니는 길에 남아 있는 페로몬의 잔류량을 구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지표가 된다.
 
노란색은 개미집이고, 파란색은 먹이가 있는 곳이다. 개미들은 둘 사이를 오가며, 다양한 길을 개척한다. 시간이 갈수록(➊ → ➌) 개미들은 집과 먹이가 있는 곳 사이의 최단거리를 발견하고 다른 길로는 잘 가지 않는다.

도리고는 다음으로 그래프 이론을 이용해 오른쪽 그림과 같이 집(A)과 먹이가 있는 곳(B)은 점으로, 개미들이 다니는 길은 선으로 나타냈다. 길 중에 구덩이와 같은 장애물이 있는 길에는 점을 추가하기도 했다. 그런 개미들이 여러 갈래의 길 중에서 특정한 길을 선택 할 확률을 계산했다.

그 결과, 페로몬의 잔류량과 개미가 길을 선택하는 확률을 이용해 새로운 계산식을 만들 수 있었다. 계산식은 다음과 같다.

(페로몬의 잔류량)×(확률)/Σ(페로몬의 잔류량)×(확률)

여기서 ‘페로몬 잔류량’이란, 오른쪽 그림과 같이 위에서부터 순서대로 점에 이름붙일 때 집과 해당 점 사이에서 측정한 페로몬의 잔류량을 말한다. 또한 ‘확률’은 갈림길에서 해당 점을 선택할 확률을 말한다. 이를 이용하면 개미의 통행 순서와 길의 상태에 따라 알맞은 최단거리를 구할 수 있다. 실제 이 알고리즘은 주로 컴퓨터 게임에서 주인공이 낯선 길을 찾는 능력을 설계할 때 사용된다.
 

휴~, 어쨌든 가이 녀석 덕분에 무사히 새 보금자리를 얻었군. 하지만 널 아직까지 우리 가족의 일원으로는 받아들일 수가 없어! 착각하지 말라고!
그루그, 왜요? 제가 없었다면 여기까지 올 수 없었을 걸요? 온 가족에게 도움을 주려고 제가 얼마나 노력했는데요.
그건 내가 직접 물어보지. 가이가 우리가 소풍을 마치는 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하는 사람, 손들어 봐! 엥? 모두 다?
거봐요, 그루그! 제가 큰 도움이 될 거라 그랬죠? 저 이제 이프랑 진지하게 만나는 거 허락하시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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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05월 수학동아 정보

  • 염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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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희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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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수리과학연구소 가상생태계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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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광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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