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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수학 가디언즈, 첫 시공간 여행 출발!

“으아아~!”
거울 속으로 들어간 폴이 눈을 떠 보니 폴리스와 피타의 모습이 보였다.
“시공간 우주선에 탄 것을 환영해. 이제 우린 시공간 이동 통로를 따라 어디든 갈 수 있어. 첫 여행은 임무가 아니라 가벼운 몸풀기니까 긴장 하지 마. 어딜 가 보고 싶어?”
“음~, 글쎄? 100년 뒤쯤?”
“100년? 훗. 한 1000년 뒤로 가 볼까? 그럼 꽉 잡아! 출발한다!”


미션 ❶ 틀린 수식을 고쳐 좌표를 수정하라


“기기긱…. 쿠… 쿠쿵쿵…, 쾅쾅!”

시공간 우주선의 출발과 동시에 굉장한 소음과 덜컹거리는 강한 진동이 온몸에 전해졌다. 폴은 불안한 얼굴로 소리를 질렀다.

“폴리스! 시공간 우주선이라는 게 원래 이렇게 요란해?”

이 시끄러운 와중에도 피타는 신난 얼굴로 소리를 지르고 있었고, 폴리스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덤덤한 표정으로 답했다.

“걱정 마. 보기보단 안전해. 아직까지 아무 문제 없었어.”

“아직까지…라고?”

폴리스의 대답은 걱정을 더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오히려 불안감을 더할 뿐이었다. 어쨌든 이제 우주선에 탑승했으니 도리가 없었다.

“휴~, 할 수 없지. 믿고 타는 수밖에….”

폴은 좌석 위 손잡이를 꽉 잡고는 주변을 둘러봤다. 이제 보니 우주선은 꽤 널찍한 공간에 냉장고와 TV, 화장실 등 각종 편의 시설들이 구비돼 있었다. 그리고 작은 모니터가 있었는데, 어지러운 빛으로 가득했다. 폴이 두리번거리는 모습을 보고 폴리스가 설명했다.

“작은 모니터는 바깥 풍경을 보여 줘. 하지만 시공간 이동 통로에서는 아무리 모니터를 쳐다봐도 별거 나오지 않을 거야. 시공간 이동 통로는 그저 빛과 시간으로 이루어진 공간이라, 어떤 생명체도 살 수 없거든.”

그 순간, 화면에 뭔가 검은 그림자가 스쳐 지나가는 것 같았다.

“응? 저건…?”

하지만 폴은 이내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그저 이 시끄럽고 덜컹거리는 여행이 어서 끝나기만을 기대하고 있었다. 그때였다. 우주선의 조명이 붉은 색으로 변하며 경고음이 울려 퍼졌다.

“이건 또 무슨 일이야!”

폴은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몸풀기라고 하더니, 첫 여행부터 이게 무슨 고생인가 싶었다. 바깥 풍경을 보여 주던 작은 모니터에는 갑자기 웬 수식이 3개 떠올랐다.

“여기 모니터에 웬 수식들이…?”

“응? 근데 맞는 수식이 하나도 없잖아? 이게 왜 모니터에 뜬 거지?”

그때 우주선 안에 커다란 기계음이 울려 퍼졌다.

“좌표가 어그러졌습니다. 숫자와 기호가 뒤바뀌었으니 올바른 수식으로 좌표를 수정해 주십시오. 카운트다운 들어갑니다. 10, 9, 8, ….”

“뭐?! 시간이 너무 짧잖아! 어떻게 해!”

“아무래도 틀린 수식을 고쳐야 좌표를 수정할 수 있나 봐. 시간이 없어! 폴, 어서…!”


미션 ❷ 위기에 빠지다

“좌표 수정에 실패하였습니다. 현재 좌표로 비상 착륙하겠습니다.”

폴과 폴리스, 피타가 어떻게 해 볼 사이도 없이 모니터의 문제는 사라지고 좌표를 수정하는 데 실패하고 만다. 그러자 바로 우주선 안에 기계음이 냉정하게 울려 퍼졌다. 이어 우주선이 급속도로 떨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폴과 폴리스, 피타는 공포에 질려 소리를 질렀다.

“아악!”

잠시 뒤 눈을 떠 보니 우주선은 아무 일도 없다는 듯 고요했다. 폴리스는 출입문 앞에 서서 말했다.

“폴, 일어나 봐. 밖으로 나가 보자.”

충격으로 얼굴이 수척해진 폴이 투덜거리며 일어나 문밖으로 나왔다.

“첫 여행부터 너무 요란한 거 아냐?”

우주선 밖으로 나와 보니 웬 조그만 공중 전화 박스가 보였다.

“엥? 이게 우리가 타고 온 우주선이야? 공중 전화 박스 모양이네? 무슨 타임머신이 이렇게 생겼어?”

“우리도 처음 이 우주선을 보고 깜짝 놀랐어. 괴짜 수학자 모일러 기억나지? 그가 위장하기 좋은 형태라며 이렇게 디자인을 했어.”

“하하! 모일러답네. 그런데 잠깐, 여기가 미래 맞아? 분위기가 전혀 미래 같진 않은데? 잘못 온 거 아냐?”

“어? 분명 1000년 뒤로 시공간 좌표를 맞췄는데…. 좌표가 어그러지며 엉뚱한 곳에 왔나 봐.”

폴리스가 우주선 안으로 뛰어들어가 모니터를 두들겨 봤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36시간 내 복구’란 글이 모니터에 떠올랐다.

“휴~, 이왕 이렇게 된 거 주변을 둘러보자. 그런데 피타가 어디 갔지? 피타! 피타?”

“피타피타!”

폴과 폴리스는 큰 소리로 외치며 피타를 찾았다. 멀리서 피타가 어디서 났는지 사과를 들고 해맑게 웃으며 뛰어오고 있었다. 그런데 그 뒤를 이어 말발굽 소리와 거친 음성이 들려왔다.

“웬 놈들이냐!”

“어…, 어떻게 하지?”

“자, 이 안으로 들어오게!”

폴은 갑자기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곳을 쳐다봤다. 얼핏 그냥 바닥처럼 보였는데 자세히 보니 문이 있었다. 문에는 작은 칸들과 숫자들이 나열돼 있었다. 목소리가 다시 말했다.

“저 인간들, 엄청 귀찮은 놈들이야. 들키기 전에 어서 문제를 풀고 안으로 들어오게.”


미션 ❸ 우주선 분실! 십자가 구역을 찾아라

폴과 폴리스, 피타가 힘을 모아 다급히 문제를 풀자 문이 열렸다. 안쪽에는 계단이 캄캄한 지하로 연결돼 있었다. 모르는 사람의 말만 듣고 컴컴한 곳으로 내려가기 불안했지만, 말발굽 소리가 바로 코앞까지 들려와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할 수 없어. 어서 들어가자.”

계단을 따라 내려가자 방문이 나왔다. 안으로 들어가자 한 남자가 의자에 앉아 있다가 그들을 반기며 일어났다.

“그렇게 단시간에 문제를 풀고 이곳까지 들어오다니, 역시 범상치 않은 아이들이로구만. 어서 오게. 참, 자네들! 하늘에서 떨어졌지?”

별안간 본론을 꺼내는 남자의 태도에 일행은 당황스러웠고 경계심이 들었다.

“아저씬 누구세요?”

“아, 미안하네. 내가 그만 너무 흥분했구만. 난 데카르트라고 하네. 뭔가 하늘에서 떨어지더니 거기서 자네들이 나오는 걸 봤지.”

“네? 아저씨가 좌표를 만든 데카르트라고요?”

“오, 내가 좌표를 만든 건 또 어떻게 알았나? 그건 아직 나밖에 모르는 일인데? 역시 자네들은 뭔가 특별하구만. 난 이런 날이 올 줄 알았지.”

그는 갑자기 부산스럽게 옷장을 뒤지더니 가방에 짐을 싸기 시작했다.

“내가 이럴 때가 아니지. 자, 같이 가세.”

“네? 어딜요?”

“날 데리러 온 거 아닌가? 나도 하늘을 날아 보고 싶네.”

“저…, 저기. 그게 데카르트 님 말씀대로 저희가 하늘에서 떨어진 건 맞는데요, 지금 우주선이 고장나서 타실 순 없어요.”

이 말에 데카르트는 매우 실망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오…, 이런. 그 기구를 우주선이라고 부르는 모양이구만. 뭐가 어떻게 고장 난 거지?”

“좌표계가 고장 나서….”

“좌표라고? 그럼 내가 한번 봐 주지. 지금쯤 그 놈들은 우릴 찾다가 지쳐서 사라졌을 걸세.”

그들은 다시 계단을 올라가 밖으로 나와 우주선이 착륙한 지점을 찾았다. 그런데 아무리 둘러봐도 우주선이 보이질 않았다. 근처를 자세히 둘러보니 우주선이 착륙했던 흔적과 이를 끌고 간 수레의 흔적이 보였다.

“누군가 우주선을 갖고 갔나 봐!”

“여기 나무에 웬 쪽지가 걸려 있어!”

“맡겨둔 물건을 찾고 싶으면 지도를 보고 십자가 구역을 찾아 오시오…?”


미션 ❹ 우주선을 수리해 탈출하라!

폴 일행은 데카르트의 도움을 받아 지도에서 십자가 구역을 찾았다.

“그런데 데카르트님, 저희랑 함께 가시면 위험할지도 몰라요. 도움은 감사하지만….”

“아니네. 우주선을 찾는 걸 도와 줘야 나도 한 번 태워 줄 거 아닌가. 허허허.”

“네? 아….”

데카르트는 우주선에 타겠다는 각오를 밝히며 적극적으로 폴 일행을 도왔다. 폴은 데카르트의 태도가 당황스러웠지만, 피타는 그가 마음에 드는 모양이었다. 피타는 천연덕스럽게 데카르트의 어깨에 올라타더니 빨리 가자고 졸랐다.

“피타피타!”

“허허, 요 꼬마 귀엽구만. 어서 가세. 여기서 그리멀지는 않네.”

데카르트의 말대로 십자가 구역은 금세 찾을 수 있었다. 다만 십자가 구역으로 들어가는 길목의 경비가 삼엄해 들어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휴…, 어떻게 하지?”

이런 그들을 보고 데카르트가 말했다.

“거 보게. 내가 필요할 거라 하지 않았나. 이쪽으로 오게. 여기 나만 아는 비밀 통로가 있네. 우주선이 있을 만한 곳도 짐작이 가네. 나만 따라오게.”

데카르트는 한 저택을 가리키며 십자가 구역의 우두머리가 사는 곳이라고 말을 했다.

“아마 저택 안쪽에 다른 사람들로부터 빼앗은 물건을 보관하는 창고가 있을 걸세. 그 안에 자네들의 우주선도 있을 거야.”

조심조심 창고 앞까지 몰래 숨어 들어간 폴 일행. 그런데 창고 문을 여는 순간 경고음이 크게 울려 퍼졌다.

“누구냣!”

폴 일행은 얼른 창고 문을 열고 들어와 안에서 문을 잠궜다. 하지만 곧 문이 열려 잡히는 것은 시간 문제였다.

“저기 우주선이 있어! 어서 들어가자!”

“윽, 모니터에 아직도 자가 수리를 마치려면 24시간이나 남았다고 써 있는데? 어떻게 하지?”

창고 밖에서는 벌써 쾅쾅거리면서 강제로 문을 여는 소리가 들려왔다.

“쾅쾅쾅! 여기 있는 거 다 알아! 어서 문 여시지?”

“이대로라면 24시간은 커녕 5분도 더 버티지 못 할 거야.”

폴리스가 답답한지 우주선에 있던 버튼을 조작하자 모니터 화면이 바뀌었다.

“자가 수리를 포기하고 직접 고치려면 모든 식이 만족하도록 칸 안에 1부터 7까지의 숫자를 하나씩 채우…라고?”


시공간 이동 통로에서 추격자를 만나다

“쾅! 저기 있다! 어서 잡아!”

데카르트와 함께 좌표계를 수정하자마자, 창고의 문이 열리며 괴한들이 들어왔다. 폴 일행은 황급히 우주선을 출발시켰다.

“좌표를 수정할 시간이 없어! 바로 1000년 뒤로 갔다가 좌표를 수정해 다시 돌아오는 수밖에….”

“됐고! 일단 어서 출발해!”

폴리스가 출발 버튼을 누르자 우주선이 심하게 진동을 일으켰다. 모니터로 우주선 밖의 모습을 보자 폴 일행을 잡으려던 괴한들이 점점 사라지는 우주선을 보고 놀라서 허둥대는 모습이 보였다. 그러더니 이내 모니터에서 괴한들은 사라지고 온갖 빛과 소용돌이로 가득한 화면이 나왔다. 다시 시공간 이동 통로를 따라 우주 여행이 시작된 것이다. 데카르트는 우주선에서 놀란 얼굴로 이 모든 광경을 지켜보다가 큰 소리로 웃기 시작했다.

“내 평생 이런 일은 처음일세. 고맙네. 고마워! 이렇게 신기할 데가! 하하하하하하!”

우주선의 굉음과 진동이 조금씩 잦아들었다. 폴과 폴리스, 피타, 그리고 데카르트까지 모두 한 자리에 모였다. 폴은 폴리스가 무슨 말을 꺼내기만 기다렸지만, 그는 별 말 없이 앉아 있었다. 그러자 데카르트가 말을 꺼냈다.

“자네들, 대체 정체가 뭔가?”

폴리스는 답이 없었다. 하는 수없이 폴이 말했다.

“저흰 수학 가디언즈라고 해요.”

“수학 가디언즈? 그게 뭔가?”

“네? 아, 저…, 그게 그러니까….”

폴이 답을 못하자 폴리스가 말했다.

“데카르트님은 위대한 철학자이자 수학자이시죠? 그런데 세상에는 수학을 죽기보다 싫어하는 학생들이 많아요. 이런 부정적 에너지가 전 우주에 전염되고 있어요. 그리고 저희 세계의 수학자들은 이것이 우주에 어떤 안 좋은 영향을 미칠 거란 우려를 제기했죠. 저흰 이 현상을 조사하고 막는 역할을 하기 위해 시공간 여행을 다니고 있어요. 본의 아니게 데카르트 님을 끼어들게 해 죄송합니다. 일단 좌표에 찍힌 시간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데카르트 님을 원래 세계로 보내 드릴게요.”

폴도 수학 가디언즈에 대한 설명을 처음 제대로 들은 것 같았다. 고개를 끄덕이며 데카르트 쪽을 바라 보자, 그는 생각에 잠긴 얼굴로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그렇군. 그런 이유라면 나도 가 보고 싶은 곳이 있네. 일단 1000년 뒤로 가는 건가? 갔다가 내가 말한 곳으로 출발하지.”

“네? 아무리 데카르트 님이라도 그렇게 마음대로 시공간 여행에 참여하는 건….”

그때였다. 기계음이 울려 퍼졌다.

“경고 경고! 추격자가 있습니다.”

“으아~, 또 무슨 일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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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01월 수학동아 정보

  • 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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