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노벨 경제학상은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로이드 섀플리 교수(89세)와 하버드대 앨빈 로스(60세) 교수에게 돌아갔다. 지난 10월 15일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두 사람을 ‘안정적인 배분 이론을 집대성하고, 이론을 적용해 실제 시장을 성공적으로 설계한 공로’로 노벨 경제학상을 수여한다고 발표했다.
두 교수는 ‘협력적 게임이론’의 대가로, 협력이 어떤 상황에서 이뤄질 수 있는지를 연구한 선구자로 꼽힌다. 특히 로이드 섀플리 교수는 프린스턴대 수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수학자이자 경제학자로, 이미 1960년대 초에 안정적인 배분 이론을 집대성했다.
안정적인 배분 이론이란,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가진 사람이나 집단이 경쟁이 아닌 협력을 통해 이익을 얻기 위해서 시장 환경을 어떻게 설계해야 하는지 설명하는 이론이다. 섀플리 교수는 안정적 배분 이론을 적용해 결혼 시장에서 효과적인 짝짓기 방법을 분석하기도 했다. 예컨대 짝짓기를 할 때, 남자와 여자 모두 한 번씩만 상대방을 선택할 수 있다면 커플 성공률은 낮아진다. 하지만 호감이 가는 순위를 정해 고백을 하다 보면 결국 모두 안정적으로 배우자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앨빈 로스 교수는 섀플리 교수의 이론적인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특정한 시장 제도가 성공적으로 작동하는 데 안정성이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실제로 시장을 설계해서 설명했다. 미국 뉴욕시 고등학교 진학 프로그램이 대표적인 사례다. 한 번에 원하는 학교 여러 곳을 지망 했을 때는 모두 붙거나, 모두 떨어지는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지원 방식을 안정적으로 설계하자, 거의 대부분의 학생이 학교에 입학할 수 있었다.
세계적인 천문학자인 할로 섀플리의 아들인 로이드 섀플리는 수상자 선정 소식을 듣고 “이제 아버지보다 앞서게 됐다”며 수상 소감을 전했다. 앨빈 로스 교수는 “이번 상은 많은 사람에게 주는 것이고, 나는 그 중 한 명이라고 생각한다”며 같은 분야를 연구하는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두 교수에 대한 시상식은 노벨상 창시자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리고, 800만 크로네(약 13억 원)의 상금이 주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