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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뜨거운 열정을 품고 이글이글 타오르는 적도 부근으로 날아간 학생들이 있다. 바로 2012열대해양체험단에 선발된 8명의 학생들이다. 이번 체험은 과학특별시에서 선발한 4명을 포함해,여수엑스포 골든벨, EBS 장학퀴즈 수상자 등 총8명의 중고등학생과 수학동아 기자가 함께 했다.다음 기회에 도전할 친구들은 특히 더 주목할 것!

네 가지 있는 2012열대해양체험단!


올해로 5회째를 맞은 열대해양체험단. 하지만 2012열대해양체험단에는 이전과 다른 특별한 네 가지가 있었다.

막 강 전문가 군단!

열대해양체험단의 하루는 생각보다 고되다. 오전엔 열대해양생물에 대한 세미나를 듣고, 오후엔 해양탐사를 하다가, 저녁엔 각종 실험 활동을 한다. 예전에는 보통 연구자 두세 명 , 다이빙 전문가 한두 명이 열대해양체험단에 참여해 왔다. 그런데 올해에는 박사급 연구자가 5명, 그 중에서도 다이빙 자격증을 갖춘 박사님이 4분이나 계셨다. 궁금한 게 있으면 바로 물어 보고, 다이빙도 일대일로 붙어 안전하면서도 풍성한 체험을 할 수 있었다.

다이빙 하기 딱 좋은 쾌청한 날씨!

축은 태평양의 섬인만큼, 하루에도 몇 차례나 열대성 호우(스콜)가 쏟아진다. 하지만 이번 체험기간에는 마지막 날만 비를 살짝 만나고, 나머지는 모두 스노클링과 다이빙을 하기에 좋은 쾌청한 날씨였다. 오히려 바닷속이 훤히 들여다보일 정도로 너무 좋은 날씨 때문에, 수심을 가늠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정도였다.

끈 끈한 팀워크!

이번 체험단은 유난히 팀워크도 좋았다. 사실 저질 체력인 기자는 빡빡한 일정에 혀를 내둘렀다. 더운 날씨에 몇 시간씩 물에서 헤엄치는 것만도 보통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체험단은 힘든 기색 하나 없이 일정 내내 똘똘 뭉쳐서 서로를 도왔다 그 결과 누구 한 명 낙오되는 일 없이 체험 프로그램을 완벽히 소화했다.

열 대해양연구를 홍보하는 사북스타일!

세계는 지금 싸이의 강남스타일 열풍이다. 체험단은 연구센터가 자리잡은 사북 지역의 이름을 따, 열대바다를 배경으로 축 현지인들과 함께 싸이의 말춤을 추며 열대해양연구 홍보 UCC를 만들었다.

열대해양체험단이 되면 뭘 할까?

체험단은 열대바닷속에서 형형색색의 산호와 애니메이션 ‘니모’의 주인공 흰동가리는 물론이고, 카리스마 넘치는 상어와 새끼 멸치 떼도 만날 수 있었다. 해양, 의학, 생명공학 등 참여한 학생들의 관심 분야는 저마다 달랐지만, 8박 9일의 열대해양체험을 통해 꿈에 성큼 다가서는 기회를 얻었다는 점은 모두 같았다.

열대해양체험단 일정1

1일째 맹그로브 숲, 잘피밭 탐방 및 스노클링 교육, 동물 플랑크톤 채집 및 관찰
2일째 스노클링 및 물고기 잡이, 물고기 해부
3일째 스노클링 및 체험 다이빙, 세이비어 스쿨 견학, 현지어 배우기, 코코넛 오일 만들기
4일째 무인도 펜눅섬에서 환초 체험 및 스노클링, 흑진주 삽핵 실험
5일째 클린업데이(무인도 청소), 샤크아일랜드에서 스노클링 및 상어 먹이 주기, 별자리 관측

첫째 날 맹그로브 숲-잘피밭-산호초로 이어진 산호 생태계!
조현진(대전 용전중2)

산호초는 바다에서 가장 다양한 생물이 사는 서식처예요. 또 단위 면적당 광합성 능력이 뛰어나 ‘해양의 열대우림’이라고도 불리지요. 열대 산호 환경은 보통 육지와 가까운 곳부터 맹그로브 숲, 잘피밭, 산호초, 이렇게 3단계로 나타나요. 산호는 물이 흐려지면 광합성을 하지 못해 살 수가 없어요. 맹그로브가 육지에서 밀려오는 흙탕물과 오염 물질을 1차로 걸러 주면, 잘피가 다시 2차로 걸러 줘서 산호가 잘 살 수 있지요.

이런 설명을 듣고 맹그로브 숲을 보니 신기했어요. 박흥식 박사님께서는 나뭇잎을 따서 맛을 보라고 했는데, 짠맛이 났어요. 맹그로브가 바다의 짠 소금기를 잎으로 내보내기 때문이래요. 맹그로브 숲에서 씨를 찾아 땅에 심어 보기도 했어요. 맹그로브 씨는 지팡이처럼 생겼는데, 씨가 여물면 스스로 나무에서 떨어져 땅에 박히며 뿌리를 내린대요. 맹그로브가 쑥쑥 자라서 산호를 지켜 줬으면 좋겠어요.

첫째 날 게가 어린 시절 동물플랑크톤이었다고?
김광현(전남 여수고2)

첫째 날 밤, 연구센터 바로 앞에 있는 인공 호수에서 동물클랑크톤을 채집해 관찰하는 실험을 했어요. 밤에 손전등을 비추면 빛을 좋아하는 동물플랑크톤이 모여요. 그럼 촘촘한 체로 떠올려 채집했지요.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니 다양한 플랑크톤들이 끊임없이 움직이는 게 보였어요.

흥미로웠던 건 ‘게가 어린 시절 한때 동물플랑크톤으로 존재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저서 생물을 연구하시는 윤건탁 박사님은 칠게들이 알을 낳아 부화하면 바로 게처럼 생긴 것이 아니라, 동물플랑크톤으로 존재하다 어느 순간 갑각류인 게로서 성장한다고 하셨어요.

실제로 동그라미에 길고 얇은 삼각형과 직사각형을 붙여놓은 것 같이 생긴 플랑크톤을 현미경을 통해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게의 어린 새끼였지요.

처음 듣는 사실이었기에 상당히 충격적이었어요. 열대해양체험단에 오지 않았다면 이렇게 깊이 있는 생물 지식을 얻지 못했겠지요?

셋째 날 자연에 대한 경외감을 가르쳐 준 스쿠버다이빙!
안재우(경북 경주고2)

전 세이비아 스쿨 방문과 스쿠버다이빙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스쿠버다이빙을 통해 8~10m까지 잠수했는데, 귀가 너무 아팠어요. 하지만 제 평생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었어요. 아름다운 산호들이 밭을 이루고 물고기들이 떼를 지어 움직이는 모습은 정말 다른 세상에 온 듯한 기분이었어요. 귀만 안 아팠더라면, 물속에서 넋을 놓았을지도 몰라요.

스쿠버다이빙을 통해 자연에 대한 경외감을 얻고, 남들보다 자연을 더 깊게 이해할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제 평생의 자산이 되겠죠?

넷째 날 표범해삼 덕분에 해양학자란 꿈에 성큼!
이지혜(경기 안양 양명여고2)

매일같이 바다에 나가며 ‘오늘은 어떤 생물을 볼까?’ 정말 설렜어요. 스노클링을 하면서 색깔이 예쁘거나 모양이 신기한 생물을 발견하면, 그 자리에 가만히 머무르며 해양 생물들의 움직임을 조용히 관찰하곤 했지요. 몸을 숨기고 있는 물고기도 저의 관찰 대상이 됐어요. 이론으로만 배우던 생물의 보호 방법을 보고 있자니 신기했어요.

‘정말 해양을 연구해야겠다!’는 강한 확신이 들었던 건 표범해삼에 대한 설명을 들었을 때예요. 펜눅섬에서 투명 카누를 타는데, 한 친구가 와서 묵직한 덩어리를 불쑥 내밀었어요. 해삼이었어요.

덩어리 끝 구멍에서 흰 국수가락 같은 것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는데, 선생님은 흰 물질이 눈에 들어가면 실명할 수 있으니 조심하라고 하셨어요. 자신의 몸을 보호하기 위해 내뿜는 물질이라는데, 직접 만져 보니 말랑말랑하고 끈적거리더라고요. 이걸로 접착제도 만든다고 해요.

직접 만지고 설명을 듣는 순간, ‘해양 연구가 정말 내 길!’이란 확신이 들었어요. 해양 환경에 적응한 생물들이 흥미로웠고, 아직 발견하지 못한 해양 생물 자원을 찾아 연구해 보고 싶어요.

넷째 날 생애 최고의 집중력을 발휘! 흑진주 핵 삽입 실험
안제박(서울 여의도고3)

이번 탐사를 떠나기 전 가장 많이 들은 말은 ‘잘 갔다 와라’도 ‘몸조심 해라’도 아닌 ‘고3인데 가도 괜찮겠냐?’는 말이었어요. 하지만 고3이었기 때문에 이번 탐사가 더 의미 있고, 동생들과는 또 다른 것을 배울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흑진주 핵 삽입 실험이에요. 흑진주 핵 삽입 기술에 대해 설명해 주시고 시범을 보여 주신 김한준 선생님은 이 분야가 세계적으로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고 하셨어요. 간단히 말해, 흑진주 조개에 핵을 넣어주면 그 위에 진주층이 쌓여 흑진주가 만들어지는 원리예요. 하지만 말이 쉽지, 실제로 해 보니 고도의 섬세함과 집중력이 필요했어요.

큰 핵을 넣을수록 큰 진주가 만들어지고 진주가 클수록 가치가 높다는 말에, 욕심을 내어 10mm짜리 핵을 넣어 보기로 했어요. 결과는 실패! 큰 핵을 넣으면 조개가 이물질을 인식하고 뱉어낼 확률이 높기 때문이에요. 나중에 작은 핵을 간신히 집어넣었는데, 제 진주 조개가 어떻게 됐을지 궁금하네요.

직접 본 열대바다의 모습은 정말 아름다웠고, 수많은 궁금증과 호기심을 불러일으켰어요. 그리고 지금 보고 있는 것들이 나중에 내가 꿈을 이룬다면 다시 보고 연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자, 연구자가 되고 싶다는 분명한 목표가 생겼어요.

마지막 날 밤, 연구센터의 전기를 차단하자 주변이 새카맣게 어두워졌다. 잠시 후 밤하늘 가득 박힌 별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까만 하늘에 반짝반짝 흐르는 은하수와 빠르게 떨어지는 유성도 보였다.

주변을 둘러보니 처음 만났을 때 뽀얗던 모습은 사라지고 하나같이 새카맣게 그을려 현지인 못지 않았다. 열대바다가 남긴 강렬한 흔적이 열대해양체험단의 진로와 인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벌써 기대된다.
 
열대해양체험프로그램에 참가한 한국해양기술과학원 박사님들과 8명의 학생들. (왼쪽부터) 조현진, 안제박, 안재우, 이도남, 이성중, 김광현, 강대한, 이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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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0월 수학동아 정보

  • 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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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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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해양과학기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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