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소리! 캠핑 가서 우리 기자들 먹이려고 아까부터 눈독들이던 거란 말이에요!”
이 사소한 실랑이의 두 주인공은 <;수학동아>; 편집장님과, 10년 간 한 번도 캠핑을 쉬지 않았다는 캠핑의 달인 ‘지베안 드가’다.
“글이나 쓰던 사람들이 캠핑은 무슨~. 그냥 양보하시지?”
“뭐라고요? 캠핑 경험은 적어도, 얼마나 캠핑을 잘 할 수 있는지 수학 기자들의 위대함을 보여 주죠!”
“오~. 캠핑의 달인을 상대하겠다는 건가? 얼마든지!”
이렇게 시작된 수학동아 기자 vs 캠핑의 달인 ‘지베안 드가’의 대결! 그 결과는?
대결 1 효율적인 짐 싸기 비법을 찾아라!
“엥? 캠핑 전날 밤에 무슨 대결이에요!”
“캠핑의 시작은 짐 싸기! 내가 왜 캠핑의 달인인지 보여 주지!”
“휴, 평소 여행을 좋아해서 짐 쌀 일이 많긴 했지만, 수학적으로 짐 싸는 건 자신 없는데…. 어떻게 하지…? 아, 맞다! 배낭문제가 있었지!”
1단계 배낭문제를 이용해 필요한 짐을 선택하라!
캠핑은 자연 속에서 가족, 친구들과 함께 야외 활동을 즐기는 활동이다. 배낭에 여러 짐들을 넣고 산에 오르는 등 야외 활동을 하면 ‘백캠핑’, 차량에 텐트 등을 싣고 캠핑을 하면 ‘오토캠핑’이라고 부른다.
캠핑에 필요한 기본적인 장비로는 텐트, 침낭 등의 잠자리 장비와 스토브, 코펠, 아이스박스, 식료품 등 요리를 위한 주방 용품, 그리고 랜턴, 구급상자 등이 있다. 그 밖에도 식탁, 의자, 난로, 해먹 등 장비가 많아질수록 쾌적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 많은 걸 모두 다 갖고 갈 순 없다. 짐 싸기의 기본은 꼭 필요한 것만 챙기는 것! 그런데 수많은 짐들 중 어떤 짐들을 골라서, 어떻게 싸야 할까?
여기 적용할 수 있는 수학 이론이 있다. 바로 배낭문제다. 배낭문제란 제한된 용기에 가치가 매겨져 있는 물건들 중, 가치의 합이 최대가 되도록 물건을 담는 조합 최적화 문제다. 이때 선택한 물건들의 무게 합은 주어진 최대 무게를 초과하면 안 된다. 배낭문제는 단순한 것 같지만, 여러 조합들을 탐색해 봐야 하기 때문에 사실 그 답을 얻기는 어렵다.
여기 $n$개의 물건과 하나의 배낭이 있다. 가치 F($x$)를 최대로 하면서도 배낭의 용량 W를 넘지 않게 짐을 싸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를 수식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배낭문제를 이용하면 위 세 가지 방법 중 방법3으로 배낭을 꾸릴 때 가치 합이 최대가 된다는 걸 알 수 있다. 하지만 쌀을 갖고 갈 수 없다니, 정말 치명적이다. 이는 우리가 0-1배낭문제만 가정해 문제를 풀었기 때문이다.
배낭문제는 짐을 쪼갤 수 없는 ‘0-1 배낭문제’와 짐을 쪼갤 수 있는 ‘분할가능 배낭문제’로 나뉘어진다. 0-1 배낭문제는 짐을 넣거나, 버리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이 문제는 *NP 문제(34쪽 X-note 참고)에 속하는데, 이를 풀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알고리즘은 알려져 있지 않다. NP 문제에 해당하는 문제들은 모든 경우의 수를 직접 확인해 보는 방법 이외에는 정확한 답을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한편, 분할가능 배낭문제는 *그리디 알고리즘으로 해결할 수 있다.
2단계 남는 공간 없이 큰 짐부터 채워라!
배낭문제를 이용해 캠핑에 갖고 갈 짐을 선택했다면, 이제 차량에 짐을 넣어 보자. 우선 승용차 트렁크 안에 꼭 맞는 다용도 상자를 여러 개 준비하자. 그 뒤 상자 안에 큰 짐을 먼저 넣고, 남는 공간 사이사이에는 모양이 변형돼도 상관없는 옷들을 꾹꾹 눌러 넣는다.
짐을 쌀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남는 공간(공극) 없이 채우는 것이다. 큰 짐과 작은 짐이 섞여 있을 땐, 큰 짐을 먼저 채워야 공극의 개수를 줄일 수 있다. 그 다음 모양이 변해도 되는 걸로 공극을 차근차근 메우면 된다.
백캠핑을 갈 때는 배낭에 가벼운 것부터 담는다. 즉, 가벼운 걸 아래에, 무거운 걸 위에 싸는 것이 원칙이다. 그래야 직접적으로 등이나 어깨로 무거운 짐을 받치게 되어 덜 무겁게 느낀다. 만약 무거운 걸 아래에 싸면 무게중심이 아래로 쏠려 더 무겁게 느끼고, 자세가 불안정해져서 뒤로 넘어질 위험이 있다.
3단계 물체의 모양을 고려하라!
주어진 공간을 최대한 채울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하학적 구조가 있을까? 미국 매사추세츠 클라크대 물리학과 교수 아샤드 쿠드롤리 연구팀은 주어진 부피 안에 물건을 최대한 채울 수 있는 가장 좋은 모양은 구란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실린더에 공을 최대한 담으면 74%까지 채울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또한 물체가 많은 면을 갖고 있을수록 채우는 비율이 줄어든다는 것도 알아냈다. 사면체, 육면체, 팔면체, 십이면체, 이십면체로 실험해 본 결과, 아무렇게나 채워 넣었을 때 구는 59%, 육면체의 경우 54%였으며 다른 도형들은 50%가 넘지 않았다.
그렇다면 구를 어떻게 배열해야 가장 빽빽하게 배열할 수 있을까? 독일의 수학자이자 천문학자인 요하네스 케플러는 ‘여러 개의 구를 가장 빽빽하게 배열하는 방법은 면심 입방 구조(정육면체의 각 모서리와 각 면의 중심에 동일한 크기의 구가 놓여진 구조)’라고 추측했다. 이를 ‘케플러의 추측’이라고 한다. 당시 케플러는 자신의 추측을 수학적으로 증명하지 못했다. 무려 400년 뒤인 1998년에서야 미국의 수학자인 토머스 헤일스가 컴퓨터를 이용해 약 250쪽에 달하는 논문으로 케플러의 추측을 증명했다.
배낭문제로 가져갈 짐을 선택한 김 기자는 큰 짐들을 먼저 박스 안에 채우고 남는 공간에는 옷 등을 집어 넣었다. 그리고 모양 변형이 가능한 짐들은 구 형태로 만든 뒤, 면심 입방 구조로 상자에 꾹꾹 집어 넣기로 했다.
대결 2 가장 튼튼한 텐트를 찾아라!
“칫~, 짐을 좀 더 꾹꾹 눌러 담았어야 했는데…. 어제는 내가 컨디션이 안 좋아서….”
“훗, 이거야 말로 내 전공이지! 나로 말할 것 같으면 10년 간 하루도 빠지지 않고 텐트를….”
“변명은 그만 하시고 다음 대결로 넘어갈까요? 이번 대결은 텐트 빨리 치기입니다!”
“그만! 저 조 기자는 초등학생 때부터 혼자 텐트를 치고 어른들도 없이 생존을 위한 캠핑을 해왔다고요! 아무리 캠핑의 달인이라도 날 이기긴 힘들 걸요?”
기하학으로 보는 텐트의 원리
보통 ‘의식주’가 중요하지만, 캠핑에서는 ‘주식의’로 그 순서가 바뀐다. 텐트는 캠핑 기간 동안 사람이 생활하는 자연 속의 집으로, 본격적인 캠핑의 시작은 텐트 치기로 시작해 텐트 철거로 끝나기 때문이다. 먼저 텐트의 기본적인 구조를 살펴보자. 텐트는 폴(기둥)과 플라이 시트(막)로 이루어지며, 폴이 만들어 낸 장력(당기는 힘)을 이용해 막으로 그 형태를 유지한다. 여기에 펙(쐐기)과 스트링(당김줄)으로 텐트를 땅에 고정시키고, 지면에서 올라오는 습기를 막아 주는 그라운드 시트 등을 더하면 텐트가 완성된다.
텐트는 수직으로부터 받는 힘이 거의 없다. 대신 바람이나 눈이 텐트의 막을 때리면, 그 힘이 폴로 전달된다. 그럼 힘이 다시 폴에서 펙을 통과해 땅으로 전달된다. 따라서 텐트가 이겨내야 할 가장 큰 힘은 ‘바람’이다. 조 기자는 텐트를 빨리 칠 수 있으면서도 바람에 대한 저항성이 좋은 텐트를 찾아야 했다. 그 답은 텐트의 다양한 모양에서 찾을 수 있었다.
텐트는 크게 원뿔형, 돔형, 터널형, 가옥형으로 구조를 나눌 수 있다. 이 형태에 따라 폴이 막을 지지하고, 바람에 저항하는 특성이 다 다르다.
잠깐! 텐트, 어디까지 진화했니?
“잠깐! 여기서 잠시 대결의 흥분을 가라앉혀 볼까요? 안녕하세요. 전 자칭 <;수학동아>;의 인기남 최영준 기자라고 합니다. 텐트의 구조와 건축물과의관계를 듣다 보니 정말 흥미롭더군요! 그래서 좀 더 알아보니, 텐트에서 발전한 건축 구조가 있더라고요. 세계에서 가장 큰 텐트 건축물도 같이 보여 드릴게요!”
텐트형 건축 기법, 막 구조 건축
막 구조 건축은 텐트에서 발전한 건축 기법이다. 막 구조는 기원전 8000년 경 유목민들이 자주 사용한 텐트 구조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다. 유목민들은 계속해서 떠돌아다녀야 했기에 운반이나 설치하기에 편리하면서도 여러번 쓸 수 있는 집, 즉 텐트를 발명했다. 텐트에서 시작된 막 구조는 현대에 들어 다양한 건축물에 쓰이기 시작했다.
막 구조는 꼭 콘크리트에 기둥을 박고 건축물을 세우지 않아도, 가벼운 막을 씌우기만 하면 눈과 비를 피할 수 있기 때문에 여러 건축물에 활용된다. 상암월드컵경기장처럼 주로 경기장 지붕에서 발견할 수 있는데, 강촌휴게소와 같은 일반 건물에도 쓰인다.
세계에서 가장 큰 텐트 구조 건축물은?
카자흐스탄의 수도 아스타나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텐트 구조물이 있다. 바로 칸 샤티르다. 이 건물은 쇼핑과 놀거리를 한번에 즐길 수 있는 멀티플렉스형 건물로, 건물 내에 극장, 상점, 공원 등이 있다. 높이 150m, 넓이 약 10만m²인 대형 건물로, 피라미드의 2배 규모에 이른다. 세계에서 가장 큰 텐트 건물이자, 카자흐스탄에서 가장 큰 쇼핑 센터다.
칸 샤티르는 192개의 방사상의 강철 케이블과, 16개의 원주를 둘러싸는 강철 케이블로 외곽을 만들고, 그 위에 반투명 재질의 막을 덮은 텐트 구조다. 반투명 재질의 막은 강철 케이블과 매우 강하게 연결돼 있어 강한 바람과 폭설에도 견딜 수 있다.
대결 3 안전하게 해먹을 설치하라!
“이번 대결은 해먹을 안전하게 설치하는 대결입니다! 지난 5월 특집 <;수학 특허소>;에서 매듭이론을 배운 바로 저, 장 기자가 제격이죠.”
“흥! 매듭이론? 그런 거 몰라도 돼! 그까이꺼 그냥 꽉 묶으면 되지 뭐!”
매듭이론이란?
매듭을 수학적으로 연구하는 위상수학의 한 분야다. 여기서 매듭이란, 원을 3차원 공간에 옮겨 놓은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매듭은 긴 줄을 꼬아 묶은 것을 말하는데, 수학에서 매듭은 줄의 양쪽 끝이 연결돼 있는 끈을 말한다.
매듭이론에서는 두 매듭이 같은지, 다른지 분류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두 매듭에 대해 중간을 자르지 않고 실뜨기 하듯 조금씩 움직여서 같은 형태로 만들 수 있으면 같은 매듭이라고 본다. 매듭이론은 이렇게 서로 다른 매듭들을 분류하려고 하는 데서 출발했다.
19세기 말 스코틀랜드의 수학자 대터 테이트는 매듭에 대한 정의를 내리고, 교차점의 수에 따라 간단한 매듭에서부터 복잡한 매듭으로 중복 없이 모두 나열하려고 연구했다. 이후 1900년에 이르러 미국의 수학자 찰스 뉴턴 리틀이 교차점의 수가 10개 이하인 매듭을 거의 분류해 냈다. 매듭의 수는 교차점의 수가 커질수록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교차점 수가 많아질수록 두 매듭이 같은 것인지 다른 것인지 판별하는 일은 어려워진다.
같은 매듭일까? 다른 매듭일까?
그렇다면 두 매듭이 같은 매듭인지 다른 매듭인지 분류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매듭은 ‘라이데메이스터 변형’을 기준으로 분류할 수 있다.
앞서 ‘두 매듭에 대해 중간을 자르지 않고 실뜨기 하듯 조금씩 움직인다’는 말은 오른쪽 그림처럼 라이데메이스터 변형 1, 2, 3에 의해 변형할 수 있다는 의미다. 독일의 수학자 라이데메이스터는 두 매듭이 같다면, 라이데메이스터 변형에 의해 한 매듭으로부터 반드시 다른 매듭으로 변형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한편 매듭 중에는 꼬인 것처럼 보여도 라이데메이스터 변형을 통해 교점이 없는 원형으로 변형할 수 있는 것이 있다. 이를 ‘자명매듭’이라고 한다.
매듭이론으로 보는 로프 매듭
캠핑을 할 때 로프 매듭을 알면 매우 유용하다. 텐트의 스트링을 펙에 고정시키거나, 해먹을 나무에 묶는 등 여러 활동에서 로프 매듭이 쓰이기 때문이다. 한 가지 짚고 넘어가자면, 로프 매듭은 수학에서 말하는 매듭은 아니다. 수학에서 매듭이란 ‘줄의 양쪽 끝을 붙인 것’인데, 로프 매듭은 양쪽 끝이 붙지 않고 떨어져 있다. 따라서 엄밀히 따지면 로프 매듭은 ‘수학에서 말하는 매듭의 일부분’이라고 말할 수 있다. 로프 매듭을 매듭의 일부분, 혹은 닫힌 매듭이라고 가정하고 교차점의 수를 통해 분석해 보자.
일단, 교차점의 수가 많다는 건 매듭이 많이 엉키고 복잡하게 꼬여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교차점의 수가 가장 적고 단순한 매듭은 교차점의 수가 3개인 세잎매듭이다. 교차점의 수가 3개인 매듭은 세잎매듭 딱 한 개밖에 없다. 교차점의 수가 4개인 매듭 역시 딱 한 개 있다. 바로 팔자매듭이다.
교차점의 수가 5개인 매듭부터는 여러 개 존재한다. 수학자 중에는 교차점의 수가 적은 것부터 큰 것으로 매듭을 분류하는 일만 하는 분도 있다.
로프 매듭 분류하기
매듭은 교차점의 수가 클수록 많이 꼬이고 복잡한 매듭이다. 따라서 로프 매듭의 교차점 수가 클수록 더 풀기 어려운 단단한 매듭이라고 할 수 있다. 장 기자는 해먹을 나무에 단단하게 묶을 수 있도록 로프 매듭의 교차점의 수를 알아보기로 한다. 캠핑 책에 등장하는 수많은 매듭들 중 가장 튼튼한 매듭은 무엇일까?
일단, 교차점의 수가 많다는 건 매듭이 많이 엉키고 복잡하게 꼬여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교차점의 수가 가장 적고 단순한 매듭은 교차점의 수가 3개인 세잎매듭이다. 교차점의 수가 3개인 매듭은 세잎매듭 딱 한 개밖에 없다. 교차점의 수가 4개인 매듭 역시 딱 한 개 있다. 바로 팔자매듭이다.
교차점의 수가 5개인 매듭부터는 여러 개 존재한다. 수학자 중에는 교차점의 수가 적은 것부터 큰 것으로 매듭을 분류하는 일만 하는 분도 있다.
로프 매듭 분류하기
매듭은 교차점의 수가 클수록 많이 꼬이고 복잡한 매듭이다. 따라서 로프 매듭의 교차점 수가 클수록 더 풀기 어려운 단단한 매듭이라고 할 수 있다. 장 기자는 해먹을 나무에 단단하게 묶을 수 있도록 로프 매듭의 교차점의 수를 알아보기로 한다. 캠핑 책에 등장하는 수많은 매듭들 중 가장 튼튼한 매듭은 무엇일까?
대결 4 캠프파이어를 성공하라!
“으으…! 달인 체면이 말이 아니네! 안 되겠어! 마지막으로 저녁 식사를 걸고, 누가 먼저 불 피우는지 대결 한 판 어때?”
“공정한 대결을 위해 같은 장작을 사용하기로 하지! 엥? 장작이…, 통나무잖아! 여자인 염기자가 장작패기부터 하는 건 너무 불리하지 않나?”
“괜찮아요! 도끼의 삼각형 구조를 이용하면 문제 없어요!”
장작을 잘 패려면 삼각형을 기억하자!
도끼로 장작을 패는 데에는 빗면의 원리가 숨어 있다. 도끼는 손잡이에 쐐기가 달린 도구다. 그런데 쐐기의 단면을 보면 날 부분은 얇고, 손잡이와 가까운 부분은 두꺼운 삼각형 형태다. 도끼로 나무를 내려치면, 작용-반작용에 의해 도끼도 쪼개지지 않으려 하는 나무로부터 힘을 받는다. 이 힘은 쐐기의 경사진 빗면을 통해 직각 방향인 윗면으로 전달된다. 이때 도끼의 빗면보다 윗면의 길이가 짧아서 도끼는 엄청난 힘으로 나무를 찍어 누르게 된다. 그 결과 나무가 쪼개지는 것이다.
장작을 준비한 두 사람은 이제 장작을 차곡차곡 쌓아 불을 피울 준비를 한다. 캠프파이어 형태로 기분도 내고 음식도 할 요량이다. 그런데 둘이 캠프파이어를 준비하는 장작의 형태가 다르다. 우선 캠핑의 달인은 피라미드 형태로 장작을 차곡차곡 올렸다. 반면 염 기자는 장작을 원뿔 형태로 듬성듬성 세워서 쌓더니, 가운데 빈 공간에는 지푸라기나 나무 껍질 등 장작보다 타기 쉬운 걸 넣었다. 과연 어디에 불이 더 잘 붙을까?
장작이 잘 타는 기하학적 구조는?
장작에 불이 붙으려면 ‘불의 3요소’를 만족해야 한다. 먼저 연료가 있어야 한다. 연료는 불에 탈 수 있는 장작이 있으니 됐다. 다음엔 열이 있어야 한다. 장작이 타려면 성냥불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나무에 불을 붙이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다. 그래서 처음 불씨를 살리기 위해 사용하는 보조기구를 사용할 수도 있다. 부탄가스를 연료로 강한 불을 사용할 수 있게 해 주는 토치나, 불씨를 일정 시간 유지해 주는 스타터를 쓰면 된다.
불씨를 살렸다면 산소를 충분히 제공해야 한다. 이때, 장작의 구조가 중요하다. 왜냐하면 장작이 서로 타오를 수 있게 가까이 있으면서도, 산소가 잘 통할 수 있게 적당히 떨어뜨려 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캠핑의 달인처럼 장작을 피라미드 형태로 쌓으면 탈 연료는 충분하지만 장작 사이사이에 빈틈이 없어 산소가 충분히 제공되지 못한다. 결국 피라미드 형태는 불이 전체적으로 확대되기 어려운 구조다. 한편, 염 기자는 장작을 원뿔 형태로 듬성듬성 쌓고 그 가운데에 타기 쉬운 지푸라기 등을 넣었다. 지푸라기가 원뿔형 장작의 가장 아래쪽 빈 공간에 위치하기 때문에, 일단 불이 붙으면 원뿔형 꼭대기 쪽으로 불이 옮겨 붙을 확률이 높다. 또한 원뿔형 구조는 사이사이 빈 공간이 있어 주변의 산소가 잘 전달된다. 그 결과 점차 다른 장작으로 불이 확대돼 나간다.
“쳇, 마지막 대결에 승부를 걸었는데…!”
‘지베안 드가’는 캠프파이어 대결마저 실패로 돌아가자 분하다는 듯이 편집장님에게 소시지를 내밀었다.
“이제 수학 기자의 위대함을 잘 알았겠죠? 후훗~.”
소시지를 내 준 채 쓸쓸히 돌아서는 ‘지베안 드가.’ 수학동아 기자들은 승리감에 도취해 즐거운 캠핑을 마친 뒤, 다음 날 편집실에 출근했다. 그런데….
“안녕하십니까! 이번에 입사한 기사의 달인 ‘쓰고 또쓰고’입니다!”
“앗! 다…, 당신은 지베안 드가?”
“수학 캠핑의 달인이 되기 위해 찾아왔습니다! 거둬 주십시오!”
막무가내로 수학동아 편집실에 텐트를 치고 드러누운 ‘지베안 드가’.
“수학 캠핑의 달인이 될 때까지 나 집에 안 들어 가!”
“오~, 노! 지베안 드가, 제발 집에 좀 들어가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