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1일 노르웨이 과학문학한림원은 헝가리 수학자 엔드레 세메레디 교수를 아벨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세메레디 정리의 증명으로 이산수학과 이론컴퓨터과학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선정 이유를 소개했다. 세메레디 정리는 헝가리의 수학자 폴 에르되시와 파울 투란이 1935년 제시한 등차수열 문제를 1975년 해결한 것이다.
등차수열은 일정한 간격으로 커지는 수의 나열이다. 1부터 20까지 수에서 임의로 6개를 뽑아 보자. 2, 5, 8, 11, 16, 20을 뽑았다면, 이 중 2, 5, 8, 11은 3만큼 일정하게 커지는 길이가 4인 등차수열이 된다. 수의 범위가 20까지로 작기 때문에, 어떤 경우에는 길이가 4인 등차수열을 찾지 못한다. 하지만 세메레디 정리에 의하면, 정수집합의 원소의 개수가 충분히 많다면 이 중 0.1%에 해당하는 수만 뽑아 봐도 원하는 길이의 등차수열을 무조건 찾을 수 있다.
세메레디 정리는 이산수학과 정수론, 이론컴퓨터과학에 많은 파급 효과를 가져왔다. 정수집합을 그래프의 꼭짓점으로 바꾸면, 꼭짓점이 충분히 많은 그래프의 구조를쉽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프 이론은 게임이론, 네트워크 이론, 컴퓨터프로그램 등 많은 분야에 쓰인다.
세메레디 교수는 헝가리 엘테대 재학 당시, 폴 에르되시에게 재능을 인정받은 것으로 유명하다. 1983년에는 에르되시와 함께 조합이론 중 하나인 에르되시-세메레디 정리를 증명하기도 했다.
아벨상은 노르웨이 수학자 닐스 헨리크 아벨을 기려 만든 상이다. 노벨상처럼 나이 제한도 없고, 지금까지 이룬 모든 업적에 대한 공로로 상을 준다. 상금도 11억 7400만 원으로 노벨상과 비슷해 ‘수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린다. 시상식은 5월 22일 노르웨이의 수도 오셀로에서 열리며, 노르웨이 국왕 하랄 5세가 상금과 상패를 수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