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의 섬 제주도. 제주도에서도 경관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제주 남쪽에 위치한 서귀포 중문에서 수학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축제가 열렸다. 제주 수학 축제는 2000년에 열린 이후, 올해로 벌써 12번째다. 9월 24일부터 25일까지 이틀 동안 열린 뜨거운 수학 축제 현장에 수학동아는 제주 아라중학교 박수정, 정재호, 김주혁 3명의 학생기자와 함께 취재했다. 그 현장으로 고고고~!
다양한 수학 세계에 푹 빠지다!
9월의 끝자락, 제주의 날씨는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다. 발걸음도 가볍게 수학 축제가 열리는 제주 컨벤션센터에 도착하자, 벌써 수학을 즐기려 모인 사람들로 가득하다. 분주한 모습에 이제 막 축제가 시작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수학 축제의 핵심인‘수학체험전’에는 총 87개의 전시부스가 전시관을 가득 채웠다. 수학체험전은 말 그대로 직접 만져보고 관찰하고 만들면서 수학을 느끼는 전시다. 전시부스는 놀이 속의 수학, 생활 속의 수학, 수의 세계, 입체도형의 세계, 곡선의 세계 등 크게 8개의 주제로 나뉘고 그 안에는 작은 주제로 나뉘어 있다. 예를 들어 놀이 속의 수학에는 러시아워, 머긴스게임, 펜토미노와 같은 보드게임을 즐길 수 있고, 입체도형의 세계에는 빨대와 스티로폼, 나무 조각과 같이 다양한 재료를 이용해 입체도형을 직접 만들 수 있다.
전시관 입구에 들어서자마자‘지오데식 돔’과‘시어핀스키 피라미드’구조물이 눈에 띈다. 커다란 반원 모양의 지오데식 돔은 미국의 건축가 리처드 벅민스터 풀러가 1940년에 만든 건축양식이다. 삼각형으로 이뤄진 정이십면체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지오데식 돔은 적은 재료를 가지고도 큰 공간을 덮을 수 있고 튼튼하다는 장점을 가진다.
또 다른 구조물인 시어핀스키 피라미드는 폴란드의 수학자 바츨라프 시어핀스키가 1917년 만든 프랙탈 시어핀스키 삼각형을 3차원 입체로 만든 것이다. 구조물을 기획한 제주 중문중학교의 김영관 선생님은“제주도가 세계 7대 자연경관에 선정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여러 사람들이 함께 만들어 그 의미가 더욱 크다”고 말했다.
찰칵! 수학체험전 엿보기~!
①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기원 - 지오데식 돔, 시어핀스키 피라미드
② 삼각형에 대하여 - 피라미드 높이 재기, 피타고라스 의자
③ 수의 세계 - 산도르프 암호, 에라토스테네스의 체
④ 곡선의 세계 - 나무젓가락을 이용한 쌍곡면 만들기, 스트링 아트
⑤ 평면도형의 세계 - 황금별과 황금 캘리퍼스, 테셀레이션 도장찍기
⑥ 입체도형의 세계 - 듀얼정다면체, 원 모양 색종이로 만드는 축구공, 요시모토 큐브
⑦ 놀이 속의 수학 - 머긴스게임, 러시아워, 입체 사목
⑧ 생활 속의 수학 - 클리노미터를 이용한 건물 높이 재기, 다빈치의 다리 만들기
모양은 달라도 확률 같은 주사위, 주령구
이번 제주 수학 축제에서 학생기자로 함께 취재에 나선 3명의 학생은 제주 아라중학교 1학년의 박수정, 정재호, 김주혁 학생이다. 학생기자들은 전시부스 전체를 돌며 관찰한 다음, 한 곳을 선택해 집중 취재하기로 했다. 수정 양은 신라시대의 주사위‘주령구’를 만드는 체험을 선택했다. 기자와 수정 양은 주령구를 알아보기 위해 제주동중학교의 전시부스로 이동했다.
수정 양의 취재노트
1.‘주령구’란?
주령구는 신라시대(7~9세기)의 주사위예요. 주령구란 이름의 뜻은‘술을 마실 때 벌칙을 주기 위해 만든 놀이 도구’란 뜻이지요. 1975년 경주 안압지가 발굴될 때 연못 안에서 나무로 만든 주령구가 발견됐어요. 보통 주사위가 정육면체인 반면, 주령구는 육각형 8개와 사각형 6개로 총 14개의 면을 가진 독특한 모양이에요. 주령구에는 한자로‘소리 없이 춤추기’,‘여러 사람 코 두드리기’와 같이재밌는 벌칙이 적혀 있어요.
2. 주령구 만드는 방법
준비된 주령구 전개도의 선을 따라 접은 다음, 연결 부분을 투명 테이프로 붙입니다. 주령구 전개도로 주사위를 쉽게 완성할 수 있어요.
3. 면 모양이 달라도 확률이 같은 이유?
주령구는 서로 다른 육각 형과 사각형의 면으로 이뤄졌지만, 던졌을 때 각 면이 나올 확률은$\frac{1}{14}$로 값이 같아요. 그 이유는 주령구의 사각형 면의 넓이와 육각형 면의 넓이가 거의 같기 때문이에요. 사각형 면의 넓이는 6.25이고, 육각형 면은 6.265랍니다.
4. 느낀 점
자랑스런 우리 문화 유물 주령구를 알게 돼 기뻤어요. 수학체험전에서 만든 주령구로 집에 돌아와 가족과 게임을 했는데, 직접 만든 주사위로 해 더 재밌었어요.
늘었다 줄었다, 나무젓가락으로 만든 쌍곡면
학생기자인 재호 군이 선택한 곳은‘나무젓가락을 이용한 쌍곡면 만들기’부스다. 재호 군은‘쌍곡면’이 무엇인지 궁금했고, 직선인 나무젓가락으로 곡면인 쌍곡면을 만들 수 있다는 말에 호기심이 발동해 이 전시부스를 선택했다. 나무젓가락으로 어떻게 쌍곡면을 만들 수 있을까?
재호 군의 취재노트
1. 쌍곡면이 뭘까?
쌍곡면을 이해하려면 먼저 원뿔곡선을 알아야 합니다. 원뿔곡선은 직원뿔을 자른 단면의 모양에서 생긴 곡선이에요. 쌍곡선은 원뿔곡선 중 하나인데, 쌍곡선이 무수히 모여 생긴 곡면을 쌍곡면이라고 합니다.
2. 나무젓가락으로 쌍곡면 만들기
끝이 뾰족한 나무젓가락 20개를 두꺼운 도화지에 적당한 간격으로 꽂은 다음, 막대가 X자 모양으로 엇갈리도록 만들고 고무줄로 묶어요. 이 과정을 3~4번 반복한 다음, 두꺼운 도화지를 제거합니다. 완성된 나무 막대를 늘이면 가운데가 오목해져 쌍곡면을 볼 수 있어요.
3. 직선으로 곡선을 만든다?!
나무젓가락은 직선인데, 나무젓가락으로 곡선을 만드는 것이 신기했어요. 직선 여러 개로 곡선 무늬를 만드는‘스트링 아트’와 같은 원리라고 해요. 저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다른 방법으로 쌍곡면을만들 수 없는지 조사해봤어요. 한 가지 방법을 더 찾을 수 있었는데, 원 모양 판자 둘레에 구멍을 많이 뚫은 다음, 판자와 수직이 되게 실로 연결해 비틀어 돌리면 쌍곡면을 볼 수 있어요.
4. 느낀 점
뾰족한 나무젓가락을 끼우고 고무줄로 묶느라 만들면서 고생을 많이 했어요. 그렇지만 직접 만들어 보니까 보람도 있고, 쌍곡면에 대해 알 수 있어서 좋았어요.
정육면체가 별 모양으로 변신, 요시모토 큐브!
학생기자인 주혁 군은‘요시모토 큐브 만들기’를 선택했다. 요시모토란 이름이 신기하기도 하고, 독특한 이름만큼 그 생김새도 특이해 주혁 군은 직접 요시모토 큐브를 만들어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평소에도 퍼즐을 즐겨 한다는 주혁 군이 선택한 요시모토 큐브는 어떤 것일까?
주혁 군의 취재노트
1.‘요시모토 큐브’란?
요시모토 큐브는 일본의 나오키 요시모토란 사람이 1971년에 만들었어요. 이 큐브는 정육면체 모양인데, 2개의 별 모양으로 나뉘기도 하고, 본래 정육면체와 똑같은 정육면체 2개로 나뉘기도 하는 신기한 큐브예요.
2. 마술이야? 수학이야?
요시모토 큐브를 보면 같은 크기의 정육면체가 2개였다가 다시 1개로 돼 처음에는 믿기지 않았어요. 마술처럼 보였죠. 그런데 자세히 보니까 2개로 나뉘었을 때의 정육면체는 속이 꽉 찬 정육면체가 아닌 것을 알 수 있었어요. 다시 합쳤을 때 비로소 속이 꽉 찬 정육면체가 되지요.
3. 느낀 점
요시모토 큐브를 만드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어요. 다행히 도우미 누나 덕분에 시간을 절약할
수 있었지만요. 큐브가 별 모양으로 변하고, 다시 그 2개의 별을 합쳐 하나의 큐브가 되는 모습은 정말 신기했어요. 만들기는 어렵지만, 여러분도 꼭 한번 만들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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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모토 큐브 만드는 방법
올레길 걸으며 느끼는 수학여행, 매스투어!
제주 수학 축제의 둘째 날이다. 둘째 날 프로그램의 하이라이트는 제주의 아름다운 경치를 구경하며 수학을 체험하는 수학여행, 즉 매스투어(math tour)다. 매스투어는 수학 축제가 열리는 제주 컨벤션센터에서 출발해 주상절리와 야자수가 있는 정원, 베릿내 다리를 건너 중문해수욕장까지 이어지는 총4개의 코스로 이뤄졌다.
아름다운 제주의 자연과 더불어 수학을 체험하는 제주 수학 축제. 앞으로도 제주 수학
축제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수학을 즐길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