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시베리아 횡단열차 살인미수 사건①

시베리아 횡단열차 살인미수 사건①


러시아로 떠난 허풍과 도형은 모스크바를 여행하고 시베리아 횡단열차에 몸을 싣는데…. 그놈의 호기심 때문에 의문의 사건에 연루되고 만다. 이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1 시베리아 횡단열차

“우와~. 진짜 크고 멋진 궁전이에요. 광장도 정말 넓고요.‘크렘린 대궁전’이라고 했죠?”
“어. 그런데 말이다, 도형아. 왠지 모르게 이곳이 친근하단다.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여기에 살았던것만 같아.”
“선생님도 참! 얼른 잠에서 깨세요.”
두 사람은‘붉은광장’을 거닐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선생님, 저기 재미있는 춤을 추는 사람이 있어요. 앉아서 한쪽 발을 쭉쭉 뻗는데요? 노래도 신나요. 하하.”
“아, 코사크 춤이란다. 보고만 있어도 신이 절로 나지. 그런데 따라 추기란 만만치 않단다.”
“어, 선생님. 저기도 사람들이 몰려 있어요. 무언가 하나 봐요. 우리도 가 봐요.”
두 사람이 간 곳에는 코사크 춤 의상을 입은 남자가 시베리아 횡단 열차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여러분, 시베리아 횡단열차 승차권이 걸린 문제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분께 이 승차권 두 장을 드립니다.”
허풍은 도형을 보며 미소를 지어 보인다.
“등호는 오른쪽과 왼쪽이 같다는 뜻이니까 양쪽에 있는 도형을 각각 조합해 같은 모양을 만드는 문제인 것 같아요.”
도형은 술술 문제를 풀어 나간다. 도형의 이런 모습을 지켜보던 허풍은 호화로운 기차 여행을 상상한다.
“기차 안에서 즐기는 파티. 이거 상상만 해도 절로 웃음이 나는구나. 도형아, 잘돼 가니?”
“물론이죠. 선생님, 그런데 우리 이미 승차권 가지고 있잖아요. 이거 받으면 어디다 쓰시려고요?”
도형이의 질문에 허풍은 알 수 없는 미소를 짓는다.
 

도형을 각각 조합해 같은 모양을 만드는 문제



2 의문의 신사

도형이 문제를 푼 덕분에 두 장의 승차권이 더 생겼는데….
“도형아, 이 승차권을….”
“설마…, 팔아서 맛있는 걸 사 먹자거나. 그런 건 아니죠?”
설마가 사람 잡는다고 했던가. 허풍은 승차권을 팔기 시작했고 내놓기가 무섭게 검은 옷을 말끔하게 차려입은 신사가 두 장을 모두 사 간다.
“도형아, 기차 여행에는 역시 삶은 계란이 최고가 아니겠니? 이거 사자?”
“에이, 선생님. 몇 시간이 아니라 며칠이 걸리는 기차 여행이라고요. 기차 안에 잠자리부터 식사까지 다 준비돼 있어요.”
허풍은 진심으로 몰랐던 눈치다.
기차를 타기 위해 역에 도착한 허풍 일행은 남은 승차권을 사 갔던 신사와 만난다.
“어? 아저씨. 안녕하세요. 우리, 같은 열차에 타니까 열차에서 만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여기서 만나네요?”
도형의 반가운 인사에도 신사는 대꾸도 없이 지나친다.
“저런, 경성에선 있을 수 없는 일이야. 반갑게 인사하는 사람을 무시하다니 말이야.”
허풍과 도형이 투덜거리며 지켜보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 신사는 어떤 남자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가방 하나를 받아들고는 기차에 오른다.
“어. 아저씨, 이거 흘렸는데….”
도형이 주운 것은 복잡한 퍼즐이 적힌 종이다. 찬찬히 살펴보던 도형은 무릎을 쳤다.
“아하, 네모 칸 안에 써진 숫자는 그 숫자 주변 8칸에 연속으로 칠해지는 칸의 수를 나타내고, 숫자가 두 개라면 연속으로 칠해지는 칸이 두 묶음 있다는 것을 의미해요. 예를 들어 2 3이라고 적혀 있으면 먼저 2칸이 연속해서 칠해진 뒤 빈칸이 있고 3칸이 연속해서 칠해지는 거예요. 색칠된 칸은 모두 이어져 있고 한쪽 끝에서 다른 한쪽 끝까지 모든 칸을 한 번씩만 통과해서 지나갈 수 있어요.”
 

도형이 주운 퍼즐



3 자물쇠로 잠긴 열차 칸

“퍼즐이라 풀어보긴 했는데, 이거 전해줘야 할 것 같아요. 중요한 것일지도 모르잖아요.”
“그냥 둬라. 쌀쌀 맞은 사람은 이거 찾아줘도 화낼 거야. 승차권을 팔지 말걸 그랬어.”
도형은 신사에게 퍼즐 쪽지를 건네지 못해 마음이 불편하다. 이내 열차가 출발한다.
“우와~. 제가 고향에서 경성으로 갈 때 탔던 기차랑은 너무 달라요. 덜컹거리지도 않고 기차가 움직이는지도 모르겠어요.”
“내가 경성에 있을 때 말이다. 지방으로 출장을 갈 때면 이런 기차를 타곤 했지.”
퍼즐 쪽지는 이미 기억의 저편에 묻어 버린 허풍. 도형은 기회를 봐서 쪽지를 전하기로 마음 먹는다. 차창 밖으로 그림 같은 풍경이 스쳐 지나가고 허풍은 허기를 느낀다.
“도형아, 우리 식당 칸으로 가 보자. 기차에서는 뭘 먹어도 맛있을 거야.”
“굳이 기차가 아니라도 선생님은 다 맛있어하시잖아요.”
식당에서 식사하던 허풍은 놀라운 발견이라도 한 듯 깜짝 놀란다.
“도형아, 음식을 각자 자리로 가져다주기도 하나보구나. 저쪽은 비싼 자리인가 보다. 구경 한번 가보자.”
열차의 식당 칸 앞에는 특실이 있는데, 문에 상자 모양의 자물쇠가 설치돼 있다.
“선생님, 비밀번호가 필요한 걸요? 역시 비싼 곳은 다른가 봐요.”
“도형아, 이 상자 조각에 조건에 맞게 숫자를 써 넣으면 풀릴 것 같구나. 조건은 여기 있구나.”
“선생님, 진짜 대단해요. 무언가 하고 싶을 때는 꼭 다른 사람인 것 같아요.”
상자의 면마다 F자 모양으로 나눠져 있다. 이곳에 1부터 8까지의 숫자를 한 번씩만 써서 채운다. 단 가로세로 줄마다 같은 숫자가 들어가면 안 된다.
“선생님, 이거 들키면 큰일 나는 것 아니에요? 그냥 돌아가요. 네?”
“그냥 구경하는 거야. 괜찮아, 괜찮아.”
 

상자의 면마다 있는 F자 모양에 1~8까지의 숫자를 채우는 퍼즐



4 살인 미수사건

바로 그 순간. 검은 옷을 입은 사람이 허풍과 도형 앞에 쓰러진다.
“이게 뭐야? 어이쿠.”
깜짝 놀란 허풍은 뒤로 나동그라진다. 도형은 쓰러진 남자에게 다가간다.
“선생님, 그 아저씨예요. 승차권을 사 갔던 검은 옷 입은 아저씨요.”
쓰러진 남자는 신음을 내고 있고, 배에는 큰 상처가 나 있다.
“아무도 없어요? 사람이 다쳤어요.”
도형이의 외침에 하나둘 사람들이 모여든다. 잠시 뒤 승무원이 다가온다.
“이 아저씨가 문을 열면서 쓰러졌어요. 빨리 치료해야 해요.”
놀라 자빠졌던 허풍은 벌떡 일어나더니 주위 사람들을 가로막으며 말한다.
“잠깐만. 나머지 사람들은 움직이지 마시오. 피해자가 방문을 열며 쓰러졌고, 방 안에서는 아무도 나오지 않았소. 또 이곳은 특별한 자물쇠로 잠겨 있었소. 그렇다면 범인이 아직 이 안에 있다는 말이오.”
이때 도형이 말한다.
“각자의 자리를 이 종이에 적어 주세요. 우리 선생님께서 문제를 해결할 거예요. 경성 최고의 탐정이거든요.”
사람들의 자리가 표시된 종이를 들고 심각하게 고민하던 허풍이 말한다.
“사건 현장과의 거리를 알아야 한다. 주어진 점을 이어 한 변이 다른 변의 2배가 되는 직각 삼각형을 만들어다오. 변끼리 교차하거나 겹치는 것은 무시하고 말이야. 총 7개의 삼각형이 나오겠구나.”
일단 문제를 풀기 시작한 도형.
“그런데 선생님, 왜 직각삼각형을 만들라고 하신거예요? 어떤 의미죠?”
허풍은 주변을 둘러보더니 도형에게 귓속말로 속삭인다.
“우리가 몰래 그곳에 들어가려고 했잖니. 그럼 누가 가장 먼저 의심받겠니? 어떻게든 넘어가야지. 일단 자리를 피하자꾸나.”
 

주어진 점을 이어 한 변이 다른 변의 2배가 되는 직각 삼각형을 만드는 문제



범인은 누구?

잠시 뒤 승무원이 허풍을 찾는다.
“탐정님, 쓰러져 있던 사람의 이름은‘세르게이’라고 합니다. 의식은 없지만 위험한 고비는 일단 넘겼습니다. 이제 범인을 잡는 건가요?”
“어, 저기 그러니까. 일, 일단 범인이 잡힐 때까지 열차를 세우지 마시오.”
“그럼 9000km가 넘는 거리를 정지하지 않고 달려야 한다는 건가요?”
“열차가 멈추면 범인이 달아날 수 있기 때문이오. 그리고 아까 모였던 사람들을 다시 모아주시오. 그들 중에 용의자나 목격자가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허풍은 승무원에게 차근차근 설명한다. 사실은 도형이 미리 알려준 것이다.
“도형아 이제 어떡하지? 진짜 범인이 있다면 우리 모두 위험한 거 아니야?”
“선생님, 세르게이 아저씨도 자물쇠가 잠긴 특실에 갈 수 없었어요. 우리가 판 승차권을 가지고 있었잖아요. 그런데 그 아저씨가 그곳에서 쓰러졌다는 건 뭔가 있는 거죠.”
의문의 남자, 세르게이의 정체는? 과연 어떤 사건이 벌어진 걸까?
 

정답

2011년 08월 수학동아 정보

  • 조가현 기자
  • 진행

    오건

🎓️ 진로 추천

  • 문화콘텐츠학
  • 노어노문·러시아학
  • 교육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