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제 재산을 수학상을 만드는 기금으로 써 주세요”

 

필즈상은 1932년 세상을 떠난 캐나다 수학자 존 찰스 필즈의 유언에서 시작됐어요. 그는 생전 자신의 재산을 기부하고, 상을 위한 자금을 모금하는 등 새로운 수학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수학자들은 그가 남긴 이 유언을 바탕으로 ‘필즈상’을 만들어 1936년 첫 시상했어요.

 

필즈상은 상금이 1만 5,000 캐나다 달러(한화 약 1,500만 원)로, 상금이 1,000만 크로나(약 13억 원)인 노벨상보다 훨씬 적어요. 또 연구를 격려하는 의미로 젊은 수학자에게 주는 상이다 보니 수학자 사이에서도 알려지지 않았어요.

 

그러던 1966년 필즈상을 널리 알린 사건이 벌어집니다. 1966년 8월 27일자 <;뉴욕타임즈>; 1면에 스티븐 스메일 당시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 교수가 러시아 세계수학자대회(ICM)의 필즈상 수상 기념 강연 자리에서 소련 경찰에 의해 연행되고 있는 사진이 실렸거든요.

 

 

이 사건의 전말은 미국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스메일 교수는 미국의 베트남 전쟁 참전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인 자리에서 이야기해 미국 하원 반미활동조사위원회의 반감을 샀습니다. 이 위원회는 스메일 교수에게 소환장을 보냈는데, 스메일 교수는 이미 필즈상 시상식이 열리는 러시아로 가는 비행기 안이었습니다. 스메일 교수와 친한 수학자들은 “스메일 교수가 수학계에서 노벨상과 같은 상을 받으러 러시아에 갔다”고 설명했지요.

 

얼마 지나지 않아 스메일 교수는 필즈상 수상 기념 강연에서 연구 내용을 발표하는 대신에 소련의 인권 문제를 규탄하는 연설을 했습니다. 연설 직후 소련 정부에 체포됐는데, 미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선 후에야 추방의 형태로 풀려날 수 있었습니다. 일련의 사건들로 필즈상이 전 세계에 알려지게 됐고, 필즈상은 ‘수학계 노벨상’이라는 별명을 얻게 됐습니다.

 

 

2022년 08월 수학동아 정보

  • 손인하 기자
  • 일러스트

    달상
  • 디자인

    정영진

🎓️ 진로 추천

  • 수학
  • 역사·고고학
  • 정치외교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