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6일, 스웨덴과 핀란드의 현직 교사와 현지 국립과학관 담당관으로 구성된 7명의 교사단이 4D프레임을 이용한 수학 교수법을 배우기 위해 한국에 왔어. 5박 6일의 일정 중 둘째 날인 7일, 이들과 함께 동행하며 4D프레임을 이용한 수학수업을 취재했지.
10월 7일 7시 30분, 스웨덴과 핀란드 교사단은 서울 잠실에서 경북 구미에 위치한 금오공대까지 가기 위해 차로 이동했어. 이동 중 한국에 어떻게 오게 됐는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어.
교사단을 이끌고 온 스톡홀름 국립과학기술박물관 담당관인 마리아나 벡의 말이야.
“2007년 스웨덴과 오스트리아, 한국의 과학관 교류행사에서 4D프레임을 처음 봤어요. 대부분의 수학교구는 학교에서 배우는 다면체나 구 등 미리 정해놓은 입체도형만을 만들 수 있게 각과 길이가 정해져 있는데, 4D프레임은 이런 제한이 없어 마음에 들었어요.”
그 뒤로 벡은 과학관에 오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국에서 선물로 받은 4D프레임을 이용해 수학 수업을 했대. 그랬더니 학생들의 반응도 좋고 수학뿐만 아니라 과학과 미술 등 다른 과목 수업에도 이용할 수 있어 좋았다는 거야. 그래서 4D프레임을 스웨덴에서 살 수 있도록 4D창의연구소에 연락했고,이후부터 계속 교류하고 있대.
최근 벡은 스웨덴의 모든 학교에서 4D프레임을 활용할 수 있도록 수학교사를 재교육하고 있는데, 몇몇의 스웨덴 교사가 한국을 방문해 직접 배우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한국 방문을 추진했대. 이 계획을 들은 핀란드 과학관에서도 참여하고 싶다고 해서 함께 오게 됐고.
차로 4시간을 달려 금오공대에 도착했어. 금오공대 수학과 교수님들이 교사단을 반갑게 맞아 주셨지.가장 먼저 간 곳은 4D프레임으로 시에르핀스키 피라미드를 만들어 전시하고 있는 체육관이었어. 높이8.6m의 거대한 시에르핀스키 피라미드를 보자, 교사단의 입이 쫙 벌어졌어. 어떻게 이걸 만들었냐며 신기해하며 사진을 찍었지. 교사단은 입을 모아 학생들에게 이보다 더 큰 구조물을 만들게 해 봐야겠다고 말했어.
자리를 옮겨 체험수학을 발전시키기 위한 교류행사를 가졌어. 금오공대 수학과 교수들은 수학체험에서 4D프레임의 역할과 연구 중인 체험수학 교수법을, 스웨덴과 핀란드 교사단은 자국의 과학관에서 진행하는 체험수학 활동과 학교현장에서의 수학 수업을 발표했어.
4D프레임은 다른 수학교구와 달리 구조물의 길이와 각도를 만드는 사람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어, 다양한 수학 구조물을 만들 수 있대. 작은 구조물을 만들고 싶다면 가위로 연결봉을 잘라 사용하면 되고, 큰 구조물을 만들고 싶다면 연결봉을 여러 개 연결해서 사용하면 되지. 또 여러 종류의 연결대를 이용해 0°부터 360°까지 다 표현할 수 있어. 특히 무게가 가벼워서 거대한 구조물을 만들어도 위험하지 않아. 이 때문에 4D프레임을 활용해 수학을 공부하기가 좋다는 거야.
스웨덴과 핀란드에서 하는 체험 수학은 우리나라 수학체험전에서 하는 것과 다르지 않았어. 대부분 수학교구를 이용해 입체도형을 만들거나 수학 퍼즐을 푸는 활동이었지.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학교 수업에서 이런 활동을 많이 한다는 거야.
그런데 다른 과목시간에도 수학교구를 이용한다는 점은 색달랐어. 미술시간에 수학교구를 이용해서 예술작품을 만들기도 하고 화학시간에 분자구조도 만들더라고. 교사단이 4D프레임에 관심을 갖는 이유가 이 점 때문인 것 같아. 앞에서 말했지만 4D프레임은 다양한 구조물을 만들 수 있거든.
핀란드 과학관에 대한 소개도 있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과학관 뒤 놀이터에 뫼비우스 띠와 클라인 병 구조의 놀이기구가 있다는 점이야. 놀이기구 위에 직접 올라가 안과 밖이 구별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는 점이 부러웠어.
금오공대에서의 모든 일정을 마치고 포항에 위치한 포항제철지곡초를 방문했어. 4D프레임을 이용한 수학 수업도 참관하고 스웨덴 과학관과 화상연결을 해 지곡초 수학반 학생들이 스웨덴 학생들에게 4D프레임을 알려 주는 활동을 진행하기 위해서였지.
학교에 도착해 가장 먼저 교장, 교감 선생님을 만나 뵙고 화상연결을 하기 위해 준비했어. 그런데 안타깝게도 화상연결에 성공하지 못했어. 스웨덴 과학관에서 문제가 생겼거든. 아쉽지만 다음에 하기로 했지. 앞으로 수학반 학생들은 스웨덴 과학관에 모인 친구들에게 4D프레임 사용법과 자신이 만든 구조물을 소개하는 활동을 할 거래.
다음으로 5학년 수학 수업을 하고 있는 교실을 찾았어. 수학시간이라 다면체를 만들고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예상과 달리 학생들은 풍차와 상상 속의 기계, 비행기, 로켓과 같이 다양한 구조물을 만들고 있었어. 수학을 잘하려면 창의성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다양한 구조물을 만들어 보라고 한다는 거야. 구조물을 만들다 보면 각도나 길이에 대한 정의는 저절로 알게 된대.
영어를 잘하는 친구들은 직접 자신이 만든 구조물을 교사들에게 설명해 줬어. 교사단은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의 상상력이 뛰어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지. 수학 수업뿐 아니라 음악과 체육, 과학 수업도 참관했고, 장애아 학급도 둘러 봤어.
이날은 교사단이 한국을 방문한 둘째 날이야. 첫째 날 서울상암초를 방문해 다양한 수업을 참관했고, 셋째 날은 서울교육대에서 4D프레임을 이용한 수학 교수법을, 4D창의연구소에서는 사용법을 배웠어. 10월 9일에는 대전 국립중앙과학관을 방문해 테오얀센 전과 함께 전시되고 있는 4D프레임 구조물을 본 뒤, 제4회 4D수리과학대회 국제심사위원으로도 참가했대.
한국에서의 모든 일정을 마치고 스웨덴으로 돌아간 벡은 기자에게 e메일을 보내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알려 줬어.
“짧은 일정이었지만 즐거웠습니다. 앞으로 저는 스웨덴을 비롯한 북유럽에 4D프레임을 알리기 위해 노력할 겁니다. 한국에 자주 가지는 못하겠지만 4D창의연구소와 화상연결을 통해 스웨덴의 많은 교사에게 4D프레임을 활용한 수학 교수법을 알릴 계획입니다.”
4D프레임이란?
4D프레임은 4D창의연구소의 박호걸 소장님이 개발한 수학교구로 4차원과 뼈대를 뜻하는 프레임의 합성어야. 4D프레임이 만드는 수학 구조물은 3차원인데, 4차원이라고 이름 지은 이유는 뭘까. 3차원을 뜻하는 ‘3D’ 에 ‘dream’ 의 D를 합해 4D프레임을 통해 학생들이 마음껏 꿈을 펼치라는 뜻을 담고 있기 때문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