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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움직이는 두 갈래 길


금융산업이 발전하려면 은행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은행은 돈을 가지고 있는 투자자와 돈을 필요로 하는 회사를 연결해 주기 때문이지요. 많은 사람이 은행을 예금만 하는 곳으로 알고 있지만, 실제로 은행이 하는 일은 아주 많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잘 알지 못했던 은행의 역할을 자세히 알아보도록 해요.

간접금융과 직접금융

회사는 원료나 기계를 사서 품질 좋은 제품을 만들고, 우수한 인력을 모아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이때 회사는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크게 두 가지 방법을 사용합니다. 하나는 필요한 돈을 은행에서 빌리는 것입니다. 은행은 여유자금을 가진 일반고객의 예금을 받아 회사에 빌려 줍니다. 이러한 방법을 ‘간접금융’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일반고객의 돈을 빌려 주는 것이기 때문에 만약 회사가 부도를 내면 큰 혼란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은행이 빌려 준 돈을 돌려받지 못하면 결과적으로 돈을 예금한 일반 고객이 피해를 입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나라에서는 은행이 돈을 빌려 주거나 관리하는 방법에 일정한 규칙을 정하고, 은행이 이 규칙을 잘 지키도록 감시합니다. 또한 일반고객이 예금한 돈은 은행이 망하더라도 5000만 원까지는 국가가 보장해 줍니다. 이것은 은행이 망했을 때 오는 사회적인 혼란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회사가 자금을 조달하는 또 다른 방법은 회사의 주식이나 채권을 투자자에게 직접 파는 방법입니다. 이를 ‘직접금융’이라고 합니다. 은행은 회사가 주식이나 채권을 발행하도록 돕고, 투자자에게 소개하는 중개역할을 합니다.
 

투자은행이었던 리만브라더스^빛이 직접 비추면 밝지만 눈이 아프듯이, 회사의 주식을직접 판매하는 투자은행은 수익이 높은만큼 위험도 크다.
 

상업은행과 투자은행

주로 간접금융과 관련된 일을 하는 은행을 ‘상업은행’이라고 부릅니다. 상업은행은 돈을 빌려 간 회사에게는 높은 이자를 받고, 예금을 맡긴 일반고객에게는 적은 이자를 지급해 수익을 냅니다. 특히 회사에 돈을 빌려 줄 때는 회사가 가진 건물이나 토지 등을 담보로 설정합니다. 회사가 돈을 갚지 못하면 이 담보를 팔아 손실을 메우기 때문에 상업은행은 위험이 적습니다.

한편 ‘투자은행’은 직접금융과 관련된 일을 하는 은행을 말합니다. 투자은행은 기업이 주식이나 채권 또는 여러 가지 형태의 파생상품을 발행할 수 있게 돕습니다. 하지만 발행한 증권이 모두 팔리지 않을 경우, 투자은행이 남은 증권을 직접 사야 하기 때문에 상업은행보다 위험이 큽니다.

우철 : 그럼 나는 투자은행보다 상업은행에 예금을 할래요.

아빠 : 왜?

우철 : 투자은행은 위험이 크다면서요.

아빠 : 흠, 그런데 전에 말했듯이 위험이 적은 곳에 투자하면 수익도 적단다. 투자은행은 위험이 큰일을 하는 대신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지.

우철 : 아, 맞다.

아빠 : 투자는 자기가 충분히 관리할 수 있는 위험의 범위 내에서 수익률을 높이는 방향으로 해야 하는 거야. 위험을 계량화하는 방법을 배웠으니, 계량화를 통해 위험을 조절하면 되겠지.

우철 : 뭐라고 했더라? 아! VaR로 위험을 계산한다고 했지요?

아빠 : 맞았어!

우철 : 그런데 우리나라에는 어떤 투자은행이 있나요?

아빠 : 우리나라는 아직 금융산업이 많이 발달하지 않아서 내세울만한 투자은행이 없단다. 최근 일부 은행들을 투자은행으로 발전시키려고 노력을 하고 있지. 이외에도 투자은행의 업무를 하는 증권회사들이 있는데, 규모가 작아서 외국계 투자은행에게 경쟁에서 밀리고 있단다.

우철 : 우리나라에도 하루 빨리 투자은행이 많아지면 좋겠어요.

사회가 복잡해지고 경제전망이 불투명해지자, 돈을 벌기 어려워진 회사들은 높은 이자를 내면서 돈을 빌리려고 하지 않게 됐습니다. 예금자들도 은행이 주는 적은 이자에 만족하지 않고 더 많은 수익을 내는 투자처나 금융상품을 찾아 나섰습니다. 위기를 맞은 상업은행은 새로운 해외 시장을 개척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위험이 크더라도 수익이 높은 투자은행의 업무로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1930년대부터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이 엄격히 구분돼 있었어요. 하지만 2000년대에 들어서 금융규제가 완화되자, 상업은행은 투자은행이 하던 일도 많이 하게 됐지요.

그러다가 2008년 세계경제를 흔들어 놓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라는 금융위기가 발생했습니다. 주식가격이 폭락하고 필요한 자금을 빌릴 수 없게 된 회사들이 부도를 내면서, 많은 사람들이 직장을 잃어버리는 비극이 일어났지요. 이런 사태가 일어난 것은 투자은행뿐 아니라 많은 상업은행이 투자은행처럼 큰 위험을 감수하면서 높은 수익을 추구했던 것이 주된 이유입니다.

서브프라임 사태에 대한 이야기는 나중에 더 자세하게 말해 줄게요. 이번 사태는 우리나라처럼 아직 이렇다 할 투자은행이 없는 경우에 선진 은행의 경험을 배우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미국의 투자은행

미국에는 대표적인 상업은행으로 시티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 JP모건체이스 등이 있고, 투자은행에는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메릴린치, 리만브라더스, 베어스턴스 등이 있었다. 2008년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발생한 뒤 투자은행인 메릴린치, 리만브라더스, 베어스턴스가 파산하거나 상업은행에 흡수돼 투자은행이 많이 위축됐다.

상업은행과 투자은행
 

옛날 홍콩 상하이은행과 상하이세관^벽에 빛을 반사하면 어두워도 은은하듯이, 고객의예금을 받아 회사에 빌려주는 상업은행은 수익은 낮아도 위험이 적다.


투자은행은 회사의 자금력을 키우고 몸집을 불려 주기 위해 세워졌습니다. 주식이나 채권을 발행하고 팔아서 회사에 자금을 공급하거나, 다른 회사를 사들여 더 큰 회사로 만드는 일을 돕지요. 파생상품을 다루는 것도 투자은행의 몫입니다.

그런데 이런 일은 생각보다 훨씬 어렵습니다. 회사에서 주식을 발행할 경우, 적당한 주식가격이 얼마인지 계산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회사의 가치가 정확히 얼마나 되는지를 알아야 해요. 회사의 가치는 현재의 가치뿐만 아니라 미래에 들어올 현금을 모두 예상해서 계산해야 하기 때문에 수리적인 능력이 매우 중요합니다.

미국에서 일부 파생상품에서 생긴 문제 때문에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같은 금융위기가 왔지만, 점점 복잡해지는 자본주의 세상에서 투자은행의 역할은 점점 더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앞으로 우리나라에서도 투자은행을 활성화하고 우리 환경에 맞는 상품을 개발해 세계의 유명한 투자은행과 경쟁하려면, 수리능력이 뛰어난 금융전문가가 많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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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8월 수학동아 정보

  • 전인태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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