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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퍼드 박사의 수학 로그] 제19화. 상반기 결산!

 

안녕하세요. 수학동아 독자 여러분! 2021년도 어느덧 절반이 지나 벌써 7월이 찾아왔습니다. 코로나19로 여전히 힘들지만, 그래도 올해의 절반을 어떻게 보냈는지 함께 돌아볼까요?

 

 

독일에서 한국으로

 

제게 있었던 2021년 상반기의 가장 큰 변화는 독일 빌레펠트대학교에서 서울대학교로 옮겨와 연구원 생활을 시작한 것입니다.

 

지금은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코로나19 상황이 조금씩 좋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독일에 머물던 올해 초만 해도 독일 전체가 락다운* 상태였어요. 대학교가 문을 닫아 연구실에 갈 수 없었고, 식료품을 파는 대형 마트 외엔 문을 연 가게들도 거의 없었죠. 그런 상황에서 저 역시 6개월 동안 집에 갇혀 줌으로 회의하며 연구를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독일에서 한국을 오는 일도 쉽지 않았어요. 국제선 비행기를 타러 공항에 가는 것부터 힘들었습니다. 제가 한국으로 떠나려는 찰나에 갑자기 엄청난 폭설이 내려 비행기 이륙이 지연되는 난리를 겪었거든요. 그래도 다행히 무사히 한국에 올 수 있었어요! 물론 한국에 와서도 2주간 자가격리를 하고 코로나19 검사를 피할 순 없었지만요.

 

박사후연구원의 생활

 

박사후연구원 과정이 생소할 수 있는 독자들을 위해 잠시 저의 상황을 설명해 드릴게요. 우리가 ‘수학자’ 혹은 ‘수학 연구자’라고 말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분들은 대학교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교수님 또는 연구소에 계신 연구원일 거예요. 이런 연구자가 되기 위해선 대학교 학부 과정을 마치고 대학원 석사 과정을 거쳐 수학 혹은 통계, 컴퓨터공학 등 관련 분야의 박사학위를 받아야 합니다.

 

현실적으로 모든 수학박사가 대학교 교수가 될 순 없습니다. 이렇게 박사학위를 받았지만 교수 혹은 전임 연구원이 되지 못한 신진 연구자들을 박사후연구원이라고 부릅니다. 말 그대로 박사과정이 끝난 뒤의 연구원이라는 뜻입니다. 저는 2019년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에서 수학과 박사 과정을 졸업한 뒤 독일 빌레펠트대학교 소속으로 첫 박사후연구원 생활을 했습니다. 그리고 2021년 3월부터 서울대학교로 자리를 옮겨 두 번째 박사후연구원 생활을 하는 중입니다.

 

박사후연구원이 되는 것은 직원으로 고용되는 상황과 비슷해요. 그동안 어떤 내용을 공부했는지, 어떤 연구를 할 건지 등을 담은 이력서를 기관에 제출해요. 그 기관은 이력서를 보고 연구비를 지원할 박사후연구원을 뽑죠. 보통 2~3년 정도 정해진 계약 기간 동안 속해있는 기관의 연구과제나 개인 연구를 수행하며 논문을 출판하고 실적을 내야 해요. 틈틈이 학회를 참석하거나 발표를 하며 연구 활동을 활발히 하는 것도 중요하죠. 저도 서울대학교 박사후연구원을 시작한 지 얼마되지 않아 Rookies Pitch라는 서울대학교 학술행사에서 연구발표를 할 수 있었어요.

 

연구를 진행하면서 좋은 문제를 풀고 논문을 내면 원하는 대학교의 교수, 혹은 연구소의 연구원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답니다. 물론 운이 나쁘면 계약 기간이 끝날 때까지 연구가 뜻대로 안 될 수도 있고요. 워낙 경쟁이 치열해서, 박사후연구원의 세계에서는 강한 사람이 살아남는 게 아니라 끝까지 버티고 살아남는 사람이 강한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수학에 관심이 많은 수학동아 독자들이라면 언젠가 겪을 과정일지도 몰라요.

 

 

더 나은 하반기를 기대하며

 

2021년 1월호 수학로그를 기억하시나요? 당시 다양한 수학자들의 특이한 새해 다짐들을 소개하며 제 새해 다짐도 적었던 적이 있습니다.

 

 

지난 6개월을 돌아보면 제대로 이룬 새해 다짐이 하나도 없는 것 같아 아쉬움이 남습니다. 논문 4편 도 아직 작성하지 못했고, 컴퓨터 프로그램은 너무 어려워 진도가 더디게 나가고 있습니다. 자유군은 여전히 너무나 신비로운 존재고요. ‘수학로그 기사 더 재밌게 쓰기’는 잘하고 있는 걸까요? 판단은 독자 여러분께 맡기겠습니다그래도 아직 6개월이 남아 있는 만큼, 2021년 하반기에는 새해 다짐을 이룰 수 있도록 더 열심히 노력해야겠습니다.

 

한국 수학계에도 2021년 상반기에 여러 행사가 있었습니다. 대표적으로 코로나19로 인해 대면으로 열리지 못한 4월 말의 대한수학회 봄 연구발표회가 있었습니다. 서울대학교에서는 얼마 전 호암상을 수상해 화제가 된 자랑스러운 한국의 수학자 허준이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교수님의 기념 강연이 열렸죠. 이렇게 보니 코로나19도 수학자들의 연구 열정을 막을 순 없었던 것 같습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2021년 상반기는 어떠셨나요? 재밌고 즐거운 일들이 좀 있었나요? 부디 하반기에는 코로나19도 좀 진정되고, 상반기보다 더 알차고 행복한 2021년이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용어정리

* 락다운 : 움직임행동에 대한 제재를 뜻하는 영어 단어. 2020년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전 세계 많은 국가가 외출을 제한하고 상점들의 영업을 중단시키는 등 락다운 조치를 했다.

 

 

2021년 07월 수학동아 정보

  • 이승재(서울대학교 기초과학연구원 사이언스펠로우)
  • 진행

    김미래 기자 기자
  • 디자인

    김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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