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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순간의 대변신

수학을 알면 뻥튀기와면 가락의 대변신이 보인다.

아삭아삭 뻥튀기의 순간 변신
 

뻥튀기의 위력


“뻥~!” 시장 한 쪽에서 들리는 뻥 소리에 지나가는 사람들은 깜짝깜짝 놀란다. 웰빙 간식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뻥튀기를 만드는 소리다. 과자가 몸에 좋지 않은 이유가 하나둘 알려지면서 최근 쌀이나 보리쌀로 만든 뻥튀기를 향하는손길이 늘고 있다. 설날에 먹는 강정은 뻥튀기한 쌀을 물엿과 설탕에 섞어 만든 전통 음식이다.

직육면체 강정을 통해 뻥튀기의 위력을 알아보자. 강정 하나는 보통 가로 4cm, 세로 4cm, 높이 1.5cm에 뻥튀기한 쌀이 약 75개 들어 있다. 뻥튀기하지 않은 쌀알 75개는 가로 1.2cm, 세로 1.2cm, 높이 1cm의 상자에 꼭 맞게 담을 수 있다. 이 상자의 부피는 1.44cm3, 강정 하나의 부피는 24cm3가 된다. 보통 쌀알 하나의 길이는 4.5mm, 지름은 2mm. 하지만 뻥튀기한 쌀은 길이가 11mm, 지름은 5mm가 넘는다. 결과적으로 쌀을 뻥튀기하면 길이는 2.5배 조금 넘게 커지지만 부피는 무려 16배나 커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부피는 길이의 세제곱에 비례해 커지기 때문이다.

뻥튀기 쌀이 만들어지는 원리는 뭘까? 뻥튀기 기계 안에 쌀을 넣고 압력을 높이면 기계 안의 온도도 따라 올라간다. 압력과 온도는 비례해서 높아지기 때문이다. 높은 온도에서 쌀은 빠르게 익는다. 이 상태에서 갑자기 기계의 뚜껑을 열면 쌀은 크게 팽창한다. 쌀 안에 들어 있던 수분이 수증기로 바뀐 채 높은 압력에 꾹 눌려 있다가 갑자기 바깥의 압력이 낮아지면 빠르게 쌀을 빠져 나가면서 쌀이 커지는 것이다. 갑자기 커진 쌀 안에는 수분이 빠져나간 공간이 많아 부드럽게 씹힌다. 뻥튀기 특유의 아삭아삭한 소리와 느낌도 이 때문이다. 입안에 넣으면 침이 공간 사이로 쉽게 흡수돼 살살 녹는다.

공중에서 벌어지는 나누기 쇼
 

밀가루 반죽을 단 10번만 가락내기하면 실처럼 가느다란 1024가락의 면을 만들 수 있다.


자장면 달인의 손에서 1000가락의 면발이 나오려면 얼마나 걸릴까? 정답은 놀랍게도 3분. 한 번 달인의 손에 들어간 밀가루 반죽은 눈이 쫓아가지 못할 속도로 움직인다. 가락내기 10번이면 두툼한 밀가루 반죽이 1024가락의 가느다란 면으로 바뀌고 만다. 2, 4, 8, 16, 32, 64, 128, 256, 512, 1024처럼 가락이 2배씩 늘어나 금세 엄청난 수의 가락이 되기 때문이다.

자장면 주문이 들어오면 달인은 미리 반죽해 둔 밀가루 통에서 적당량을 덜어 소다를 바른다. 소다가 들어간 면은 쫄깃쫄깃해진다. 면이 약간 노란 빛을 띠는 것도 소다 때문이다. 달인은 반죽의 양쪽 끝을 잡고 두드리면서 반죽 전체가 같은 끈기를 가지도록 만든다. 들고 흔들다가 꽈배기도 만든다. 면의 굵기를 맞추기 위해서다. 굵기가 같지 않으면 힘의 균형이 깨져 가락을 낼 때 끊어지고 만다. 꽈배기를 만드는 동작을 대여섯 번 반복하다가 마지막엔 반죽을 최대한 늘여서 판 위에 놓는다. 이제 하이라이트인 가락내기를 할 준비가 모두 마쳤다.

달인은 호흡을 고른 뒤 반죽의 양 끝에 작은 손잡이를 만들어 붙잡고는 공중에서 흔들면서 가락내기를 한다. 순식간에 두 가락이 네 가락이 되고, 네 가락이 여덟 가락이 된다. 자장면을 만들 때는 반죽의 양에 따라 128가락이나 256가락을 낸다. 여기서 두세 번만 더 치면 1024가닥이 돼 실처럼 가는 기스면을 만들 수 있다. 이 모든 과정은 단 3분 만에 이뤄진다.

면의 굵기가 얼마나 고르냐는 자장면 요리사의 실력에 달려 있다. 하지만 굵기가 고르지 못한 면이 나와도 큰 문제는 아니다. 최근 손으로 면을 뽑아 낸다고 하면서도 기계로 만든 면을 쓰는 곳이 있기 때문에 굵기가 다른 면이 섞여 있으면 손으로 뽑았다는 증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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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2월 수학동아 정보

  • 이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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