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해가 시작되는 요즘 사람들은 설레는 마음으로 새해 설계에 나섭니다. 지난 해를 돌아보면서 올 한 해를 어떻게 보낼 것인지 계획을 짜고 해야 할 일을 점검합니다. 새해 설계가 그저 계획으로 그치지 않으려면 그날그날 해야 할 일을 미루지 말고 실천하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이러한 실천은 시간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지금부터 시간에 담긴 재미난 수학 이야기를 찾아 떠나 보도록 할까요?
누구에게나 주어진 시간은 똑같다
시간이란 무엇일까요? 이 질문에 정확하게 답변하기란 그리 쉽지 않습니다. 사전에는 시간을 ‘시각과 시각 사이의 간격 또는 그 단위’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너무 추상적인 개념입니다. 시간은 분석방법에 따라 물리적 시간, 심리적 시간, 상대적 시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물리적 시간에서 1초는 ‘세슘 원자가 91억 9263만 1770번 진동하는 데 필요한 시간’이라고 1967년 국제도량형총회에서 정의했습니다. 이러한 1초가 60개 모여 1분이 되고, 1분이 60개 모여 1시간이 되고, 1시간이 24개 모여 하루가 됩니다. 하루가 7개 모이면 1주일이 되고, 1주가 4∼5개 모여 1달이 되고, 1달이 12개 모이면 1년이 되는 것입니다. 뉴턴은 물리적 시간이 일정한 속도로 흐른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한번 가면 다시 돌아오지 않고 저장도 불가능하다고 했습니다. 물리적 의미에서 시간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진다는 뜻이지요.
사람마다 사용하는 시간은 다르다
누구나 똑같은 시간을 갖는다고 해서 주어진 시간과 사용한 시간이 같은 것은 아닙니다. 심리적 시간과 상대적 시간을 각자 다르게 느끼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심리적 시간과 상대적 시간의 의미를 구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심리적 시간은 사람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는 시간을 말합니다. ‘시간이 빠르게 간다’ 또는 ‘시간이 느리게 간다’는 것처럼 말입니다. 같은 학교에 다니는 A와 B라는 사람을 가정해 보죠. 시간이 느리게 간다고 생각하는 A는 학교수업이 끝나면 집에 와서 남는 시간을 컴퓨터 앞에 앉아 그저 게임이나 하면서 무료하게 보냅니다. 이에 비해 B는 똑같이 학교를 다니면서도 방과 후에 영어공부와 운동을 하면서 자기계발에 힘쓰는 덕분에 시간이 빠르게 간다고 생각합니다.
분명 A와 B에게 주어진 시간은 같습니다. 하지만 시간을 허비하는 A는 하루를 24시간보다 적은 시간(24-α)을 썼다고 할 수 있습니다. B는 시간을 알차게 활용해 하루를 24시간보다 많은 시간(24+α)으로 사용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심리적 의미의 시간은 물리적으로 동일한 시간이 주어졌다 하더라도 사람에 따라 시간을 길게 또는 짧게 느끼게 하는 역할을 합니다.
상대적 시간은 똑같이 주어진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사람에 따라 ‘시간이 가치가 있다’ 또는 ‘시간이 가치가 없다’ 등으로 느끼는 시간을 말합니다. 앞에서 예로 든 A는 그날그날 주어진 시간을 무의미하게 쓴 탓에 새해 계획을 이루기 힘들지만, B는 끊임없이 자기를 계발해 주어진 시간을 쓸모있게 보냈기에 새해 계획을 이룰 수 있습니다.
결국 똑같이 주어진 시간 속에서 시간을 가치있게 보낸 B는 원하는 목표를 이루지만 A는 시간을 가치없게 보낸 탓에 원하는 목표를 이루지 못 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상대적 시간은 물리적으로는 똑같이 주어지는 시간이지만 사람마다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시간의 가치를 다르게 느끼게 하는 역할을 합니다.
1초의 기원
초라는 시간 개념은 1000년 전 페르시아의 과학자 알 비루니가 처음으로 도입했다. 하지만 1초라는 단위를 실제로 사용한 것은 훨씬 뒤의 일이다. 1초를 나타낸 최초의 시계는 오스만 제국(터키)의 천문학자 타키 알딘이 개발했다. 알딘은 이스탄불 천문대에 있을 때 별을 관측하기 위해 시, 분, 초를 표시하는 시계 장치를 만들었다. 이 장치는 1분을 5초로 삼았는데 그 덕분에 별이 떠오르는 시각을 더욱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었다.
유명인이 바라본 시간
여러분은 천재 물리학자 아인슈타인을 기억할 겁니다. 그가 시간을 상대적인 개념으로 바라보았다는 것도 잘 알죠? 그는 “난로에 손을 대고 있으면 1초가 1시간 같지만, 사랑하는 여자와 함께 있으면 1시간은 1초와 같다”고 말했습니다. 유명한 경제학자 피터 드러커는 “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지 않으면 어떤 것도 관리하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또한 ‘시간관리론’의 저자 아놀드 베넷은 “그날그날의 24시간이야말로 인생의 양식이다. 시간이 있으면 모든 것이 가능하나, 시간이 없으면 아무 것도 이룰 수 없다”며 “우리에게 필요한 건강과 즐거움과 만족,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받는 존경조차도 오직 시간 속에서 짜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처럼 유명인들은 한결같이 시간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우리 주변에 있는 것 중에서 가격을 매길 수 없는 가장 대표적인 것이 시간입니다. 돈으로 살 수 없기에 가격을 매길 수 없는 것이지요. 이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충분히 활용했기에 자신의 미래를 성공적으로 개척할 수 있었습니다.
하루 용돈 8만 6400원
매일 8만 6400원이 입금되는 통장이 있다. 이 돈은 하루 동안 마음대로 써도 되지만 한 가지 조건이 있다. 하루가 지나면 다 쓰지 못한 돈이 있더라도 그대로 사라진다는 것. 이 사실을 안다면 한 푼도 남기지 않으려고 노력할 것이다. 시간의 통장도 마찬가지다. 오늘도 나의 시간 통장에는 쓰지 않으면 어김없이 사라질 8만 6400초가 입금됐다.
경제학에서도 시간은 흐른다
경제학에서는 시간을 어떻게 다루고 있을까요? 경제학에서는 멈춘 시간과 움직이는 시간을 나눠서 다루고 있습니다. 시간이 멈춰 있다고 가정한 상태에서 여러 경제현상을 연구하는 경우를 ‘정태경제학’이라고 하고, 시간이 움직인다고 가정한 상태에서 경제현상을 연구하는 경우를 ‘동태경제학’이라고 합니다. 두 가지 모두 의미 있는 결과를 보여 주고 있지만 현실에 더욱 적합하게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움직이는 시간 속에서 경제현상을 해석한 ‘동태경제학’입니다.
시간이 멈춘 상태에서 경제현상을 분석하는 이유는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은 복잡하고 여러 가지 것들이 얽혀 있기 때문에 시간을 멈췄다는 단순한 가정을 통해 명쾌한 결과를 얻기 위해서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여러가지가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돼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시간이 멈춘 상태에서의 결과만으로는 모든 것을 해석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그렇기에 시간이 움직인다고 가정한 상태에서 여러 경제현상을 분석하고 연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풍요로운 삶을 위한 24+α 관리법
지금까지 살펴본 내용을 종합하면, 새해 초에 세운 계획을 성공적으로 달성하기 위해서는 매일 주어진 시간을 24+α로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즉 자신에게 주어진 하루하루의 시간을 잘 사용하는 것이야말로 새해 계획을 성공으로 이끄는 중요한 열쇠가 됩니다. 여기서 24+α가 계획을 성공으로 이끄는 가장 기본적인 시간관리법이란 걸 알 수 있습니다. 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면 자신이 세워 놓은 목표는 자연스럽게 달성할 수 있습니다. 결국 시간관리 자체가 곧 자기관리를 뜻한다는 점에서 시간관리의진정한 목적은 나의 ‘풍요로운 삶’을 가꾸어 나가는 데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