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졸리게 하는 떨림
지하철만 타면 꾸벅꾸벅 조는 사람들이 있다. 많이 피곤하겠거니 생각하지만 일본철도기술연구소가 정확한 원인을 밝혀 냈다. 지하철의 진동수를 측정했더니 1초에 2번 떨리는 꼴인 2Hz로 나타난 것이다. 사람들은 이런 흔들림에서 가장 잠들기 쉽다. 기차나 버스도 비슷한 진동수를 낸다. 아기를 재울 때 쓰는 흔들침대도 마찬가지 원리다. 하지만 지하철에서 잔다고 해서 잘 잤다고는 할 수 없다. 좁은 실내에 많은 사람이 타고 있어서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기 때문이다. 지하철에서 하품이 많이 나는 것도 같은 이유다. 산소가 부족하고 이산화탄소가 많으면 잠이 오지만 그만큼 쉽게 피로해 진다. 실제로 낮은 진동이 스트레스를 가져온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는 사람들을 의자에 앉히고 10Hz 이하의 낮은 진동을 걸어주는 실험을 했다. 그 결과 스트레스 호르몬이 조금씩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사람은 서양인보다 체형이 작아 같은 진동에도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도시 곳곳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공사는 큰 소음도 문제지만 이처럼 낮은 진동을 계속 일으킨다. 공장에서 쓰는 진동형 기계도 뼈나 척추에 손상을 가져올 수 있다. 낮은 진동은 한 번에 큰 충격을 주지는 않지만 규칙적으로 힘을 가해 알지 못하는 사이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농업이나 산림업에 일하는 사람이 당하는 부상의 40%가 진동 때문이라는 사실이 밝혀진 바있다. 연구팀은 우리나라 공사장과 공장의특성을 조사해 낮은 진동이 주는 피해를 예방하는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한편 이 연구를 자동차와 같은 교통수단에 적용해 승차감을 높이는 데도 쓰고 있다.
모두가 쾌적한 순간은?
살을 에는 겨울바람을 헤치고 집에 도착하면 서둘러 보일러 온도를 높인다. 이윽고 따뜻해진 방바닥에 이불을 덮어쓰고 있으면 천국이 따로 없다.
사람들이 가장 편안하다고 느끼는 쾌적 온도는 몇 도일까? 에너지관리공단은 겨울철 실내온도를 18~20°C, 습도는 40~60%로 권하고 있다. 하지만 집안 사람들이 쾌적하다고 생각하는 온도는 좀 더 높은 경우가 많다. 쾌적온도는 집단에 속한 사람 가운데 80%가 만족하는 환경을 뜻한다. 환경에는 온도, 습도, 바람의 세 가지가 포함된다. 온도가 높을수록 습도의 영향이 커지고 온도가 낮을수록 바람의 영향이 커진다. 여름에는 습도가 높을수록 불쾌지수가 높지만 겨울에는 습도의 영향이 크지 않다. 반면 겨울에는 바람이 세게 불수록 체감온도가 낮아진다.
쾌적온도는 장소에 따라 다른데 일반적으로 거실은 19~22°C, 주방 16~20°C, 침실 14~18°C, 욕실 20~24°C다. 나라의 기후대가 달라지면 쾌적온도도 변한다. 열대지역은 26~29°C, 우리나라 같은 온대지역은 22~25°C, 추운 지역에선 18~20°C다.
역사적으로 보면 경제상황에 따라서도 쾌적온도는 달라졌다. 일본의 예를 들어 보면, 2차 세계대전에서 패한 직후인 1945년의 겨울철 실내쾌적온도는 16∼18°C였다. 1960년에는 20~22°C, 잘 살게 된 1970년대엔 24°C까지 올랐다.
현재 우리나라 사람들은 겨울철 실내 쾌적온도를 22~24°C로 생각하고 있다. 앞서 에너지관리공단이 권장한 온도는 에너지 절약과 함께 건강을 고려한 온도다. 겨울철 실내온도를 지나치게 따뜻하게 하면 추위에 대한 저항성이 떨어져 건강에 나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자기 자리의 쾌적도 계산
같은 실내라도 교실이나 사무실처럼 넓은 공간에서는 위치에 따라 온도가 다르기 마련이다. 이 때 자신의 위치가 쾌적한지 확인할 수 있는 공식이 있다. 공식에 따른 값이 -1.7에서 1.1 사이에 있고, 풍속이 초속 0.35m 아래일 때 쾌적하다고 할 수 있다.
쾌적도 = (자기 자리의 온도 - 실내평균온도) - 8 × (자기 자리의 풍속 - 0.15)
예를 들어, 실내평균온도가 22.5℃고 자기 자리의 온도가 21℃, 풍속이 초속 0.2m라면 (21-22.5)-8×(0.2- 0.15)=-1.9여서 -1.7보다 낮으므로 이 자리에선 추위를 느낀다.
닭살이 돋고 땀이 나는 이유
기온이 내려가면 피부는 열을 뺏기지 않으려고 오므라든다. 털이 나 있는 모공도 같이 오므라들면서 털이 곤두서는데 이 때 주변의 살도 함께 일어선 것이 닭살처럼 보인다. 반대로 기온이 올라가면 피부는 열을 방출하기 위해 늘어난다. 한계에 이르면 땀을 흘리는데 땀이 증발하면서 몸의 열을 식혀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