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보이는 까마귀는 종에 따라 텃새와 철새로 나뉘어요. 우리와 가까운 곳에서 언제나 함께하는 텃새, 큰부리까마귀를 지구사랑탐사대가 만나봤습니다.
시민과학풀씨는 재단법인 숲과나눔과 어린이과학동아가 함께 환경안전보건 분야 시민과학의 성장을 위해 지원하는 프로젝트입니다.
도시로 나온 숲속 큰부리까마귀
5월 10일, ‘까악 까악’ 소리가 울려 퍼지는 서울대학교 기상관측소 앞에 지구사랑탐사대(지사탐) 14기 대원들이 모였습니다. 현장교육을 통해 우리나라 텃새인 큰부리까마귀를 관찰하는 법을 배우고, 직접 보며 기록하기 위해서였죠.
서울대학교가 위치한 서울 관악산에는 큰부리까마귀가 많이 살고 있어서 관찰하기 좋아요. 큰부리까마귀는 우리나라에서 보이는 4종의 까마귀 중 몸집이 가장 크고, 부리가 두꺼운 종이에요. 겨울철에 이동하는 철새인 떼까마귀와 달리 쭉 한 곳에서 살아가는 텃새예요. 원래 큰부리까마귀는 숲속에 단체로 보금자리를 만드는 습성이 있지만, 자연 공간이 줄고 도시의 영역이 넓어지는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최근에는 도심에서도 큰부리까마귀를 쉽게 발견할 수 있어요. 높은 건물 옥상, 전봇대 꼭대기에서 주변을 관찰하는 걸 좋아하죠.
도심에는 큰부리까마귀가 점점 더 자주, 많이 나타나고 있지만, 아직 큰부리까마귀에 대한 기초 생태 연구는 매우 부족해요. 이에 시민과학풀씨 프로젝트에 참여한 ‘큰부까가 뭐할까’ 팀은 시민들과 함께 약 6개월 동안 큰부리까마귀의 생활을 자세히 조사해 보기로 했어요.
“큰부리까마귀가 사람이나 다른 동물을 경계할 때는 우리가 아는 ‘까악’ 소리가 아닌 ‘꺽꺽꺽꺽’ 하고 낮고 거친 듯한 소리를 내요.”
현장교육 진행을 맡은 큰부까가 뭐할까 팀의 팀장 및 서울대학교 생태계획연구실 이수민 연구원이 큰부리까마귀의 울음소리에 대해 설명했어요. 본격적인 탐사를 시작하기 전, 대원들은 큰부리까마귀의 특징과 관찰 방법 등이 자세하게 적힌 필드 가이드를 먼저 살펴봤어요. 이수민 연구원은 “조사 시작 시각과 날씨 등 기본 정보를 먼저 기록하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큰부리까마귀의 특징
➋ 부리 모양: 부리가 두껍고 살짝 굽어 있다.
➌ 몸의 크기: 도심에서 보이는 다른 새들에 비해 몸집이 더 크고, 날개가 넓다.
➍ 울음소리: ‘까악’뿐만 아니라 다양한 소리를 낸다.
사람과 생물의 공존을 위한 관찰
약 25분 동안 사전 교육을 받은 뒤, 지사탐 대원들은 큰부리까마귀가 많이 보이는 관악산 안쪽으로 이동했습니다. 나무 사이를 자세히 살펴 보자, 나뭇가지 위에 앉아 있는 큰부리까마귀가 보였어요. 몇 마리는 중심을 잡지 못하고 비척거리기도 했어요. 잠깐씩 파닥이거나 짧게 점프하는 모습도 관찰됐죠. 이수민 연구원은 “이제 막 비행 연습을 하는 어린 개체”라고 설명했어요.
큰부리까마귀는 3월 이후인 봄철에 번식해요. 5월부터는 새끼가 둥지를 떠나 독립하는 시기로, 부모 큰부리까마귀들이 가장 예민한 시기예요. 이수민 연구원은 “큰부리까마귀가 사람 쪽으로 낮게 날아온다면 위협하려는 의도일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어요.
지사탐 대원들은 약 30분 동안 총 7마리의 큰부리까마귀를 관찰했어요. 식사 후 부리를 나뭇가지에 닦거나, 둥지 짓는 데 쓸 작은 나뭇가지를 물고 날아가거나, 비행 직전 몸을 가볍게 하기 위해 배변하는 등 일상적인 행동을 보였죠. 대원들은 이렇게 다양한 큰부리까마귀의 행동을 기록하고, 발견한 위치를 지도에 표시하며 정확하게 기록하는 방법을 익혔어요. 생물의 행동이나 외적인 특징을 관찰하는 것뿐만 아니라, 생물을 어디에서 몇 시에 발견했는지 기록하는 것도 매우 중요해요. 생물들이 어느 위치에, 어느 시기에, 얼마만큼의 규모로 살고 있는지 어림할 수 있기 때문이죠. 한 번 생물을 발견하면 그 자리에서 최소 10분 이상 관찰하고, 행동 유형과 관찰 당시의 환경을 꼼꼼하게 기록해야 합니다. 지사탐 앱을 이용해 제출된 탐사 기록은 연구 자료로 쓰여요.

큰부리까마귀 현장교육에 참여한 저빌탐사대 팀 한채빈 대원은 “희귀한 새뿐만 아니라 주변에 흔히 보이는 새도 자세히 관찰하고, 그 새의 특성과 행동을 통해 우리 주변의 작은 생태계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어요. 이어 “평소라면 그냥 지나쳤을 큰부리까마귀의 작은 행동 하나하나를 살펴보며 연구하는 자세를 배울 수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