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Y. L. Burnham et al.
길쭉한 구조물을 설치하고 야생 다람쥐의 선택을 관찰하는 장면.
실험실에서 동물에게 먹이를 주는 실험을 할 때, 대부분의 동물은 쉽게 얻는 먹이를 선호합니다. 맛이 없거나 평소에 좋아하지 않는 먹이라 해도, 더 가까이에 있고 금방 얻을 수 있는 것을 선택했죠. 하지만 야생에서의 선택은 조금 달라요. 3월 27일, 영국 엑서터대학교 외 공동 연구팀은 야생 다람쥐가 더 맛있는 먹이를 먹기 위해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다는 내용을 국제 학술지 ‘동물 행동’에 발표했어요.
연구팀은 위험한 요소가 없는 실험실뿐만 아니라, 포식자나 경쟁자가 있는 자연 환경에서 동물의 행동을 확인해 보려고 했어요. 연구팀은 영국에서 흔히 보이는 야생 회색 다람쥐를 관찰 대상으로 정한 뒤, 길쭉한 형태의 구조물을 야외에 설치했죠. 이후 다람쥐가 덜 선호하는 호박씨는 일정한 위치, 더 좋아하는 아몬드는 더 높고 다양한 위치에 넣고, 11마리의 다람쥐가 먹이 먹는 것을 4000번 이상 관찰했어요.
관찰 결과, 야생 다람쥐들은 호박씨보다 아몬드를 먹기 위해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경향을 보였어요. 보통 동물은 더 좋아하는 먹이라 해도, 추가 노동을 해야 하거나 이동 거리가 길어진다면 선택하지 않아요. 이러한 성향을 ‘노력 할인(effort discounting)’이라고 해요. 실험실의 동물은 노력 할인을 고려해 가까이에 있는 덜 좋아하는 먹이를 고르곤 했어요.
그런데 야생 다람쥐는 시간과 에너지가 더 들어도 선호하는 먹이를 골랐어요. 연구팀은 “야생 다람쥐는 ‘언제 또 아몬드를 먹을 수 있을지 모른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설명했어요. 자연에서는 동물이 좋아하는 먹이를 만날 기회 자체가 드물기 때문이에요.
연구를 이끈 엑서터대학교 야반나 번헴 연구원은 “동물도 비용과 이익을 비교해 결정을 내린다”고 설명했어요. 이어 “야생 동물은 실험실에서보다 훨씬 복합적인 방식으로 의사결정을 한다”고 덧붙였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