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와 명탐정, 이 프로는 나몰랑을 쫓아 기차를 타고 전라남도 순천만에 도착했다. 그리고 우리는 순천만 입구에서부터 갈대밭 사이로 난 산책길을 따라 걸어가며 주변을 살폈다.


“주변이 다 갈대밭이어서 조 탐정도 정확한 장소는 모르겠다고 하더라고.”
명탐정은 갸웃거렸다.
“단서는 결국 사진뿐이네요.”
이 프로가 걸음을 멈추고 휴대전화를 꺼내 조 탐정이 보내준 사진들을 살폈다.
“다른 사진들은 배경이 다 갈대뿐인데 이 사진에만 어떤 새의 머리와 꼬리가 찍혔네요. 도대체 여기가 어디야?”
조금 더 걸어가니 여러 개의 갈림길이 나왔다. 길마다 이정표가 있었다.
2. 가창오리 서식지(1.2km)
3. 흑두루미 서식지(1.3km)
4. 큰고니 서식지(1.5km)
5. 검은목두루미 서식지(900m)
왈왈왈! 곧 나는 이정표 하나를 보며 요란하게 짖어댔다.
“그래! 그쪽으로 가면 되겠다!”
이 프로가 외쳤다.


우리는 갈대밭 사이로 걸어가며 산책 나온 사람들에게 나몰랑의 사진을 보여줬다.
“혹시 이 사람을 아세요? 변장을 잘하니 지금은 다른 모습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나몰랑을 본 사람은 없었다.
한참 동안 탐문하고 있는데, 마스크를 쓴 할머니가 지팡이를 짚고 절룩거리며 다가왔다.
“이 근처에 사세요?”
이 프로가 할머니에게 다가가 물었다.
“콜록! 콜록! 그랴. 태어나서 여즉 여기 순천에서 살았는디, 왜 그랴?”
할머니가 연신 기침을 하며 대답했다.
“혹시 이 사람을 보신 적 있으세요?”
명탐정이 물었다.


“내가 데려다주고 싶지만, 왼쪽 무릎이 억수로 아파서 빨리 걸을 수가 없어.”
할머니는 지팡이로 무릎을 가리켰다.
우리는 할머니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걸어가려고 했으나, 그쪽에는 길이 없었다.
“이 방향에는 길이 없어요!”

이 프로는 이상하다는 듯이 말했다.
“돌아가면 억수로 멀어. 쪼매만 가면 되니 그냥 퍼뜩 갈대밭을 가로질러 가. 아, 내가 여기서 이바구 하고 있을 때가 아닌디.”
할머니는 그렇게 말하고 나서 다시 왼발을 심하게 절뚝거리며 산책길을 따라 걸어갔다.
우리는 할머니가 알려준 대로 어른의 키보다 큰 갈대밭을 헤치며 앞으로 나아갔다. 하지만 1시간이 넘도록 갈대밭은 계속 이어졌다. 게다가 점점 땅이 진흙으로 변해 걷기조차 힘들었다.
“길이 없어! 그 할머니, 수상하더라니!”
명탐정이 짜증을 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