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7일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화학공학과 브라이언 히 교수팀은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AI)이 바이러스를 만들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동안 AI가 바이러스의 단백질이나 일부 유전 정보를 만든 적은 있지만, 바이러스 전체의 유전 정보를 만든 건 처음이에요.
연구팀은 컴퓨터에 약 200만 개 바이러스의 유전 정보를 학습시켜, 유전체 구조를 설계하는 AI 프로그램을 만들었어요. 그리고 ΦX174(파이엑스174)라는 바이러스와 구조가 같지만 일부 유전 정보가 다른, 자연에 없던 바이러스를 설계하도록 프로그램에 명령했어요. ΦX174에 사람은 감염되지 않고 세균만 감염된다는 점을 고려해 선택했지요.
연구팀은 유전 물질인 DNA 합성 기업 트위스트 바이오사이언스에 프로그램이 설계한 정보를 보냈어요. 그다음 바이러스를 위한 DNA 조각 합성을 의뢰했어요. 연구팀은 트위스트 바이오사이언스가 만든 조각들을 시험관에서 조립해 285개의 바이러스를 만들었습니다. 합성한 바이러스를 대장균에 감염시켰더니 16개 바이러스가 대장균을 숙주로 삼아 살아가는 것을 볼 수 있었어요.
연구팀은 “항생제에 적응해 잘 죽지 않는 세균을 AI가 만든 바이러스로 제거할 수 있다”고 설명했어요. 다만 “AI가 만든 바이러스를 사람에게 악용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박동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