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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햇살과 산소를 받으러 요즘 부쩍 공원을 찾는 닥터 그랜마예요. 지구방위 그랜파도 이럴 땐 쓸모가 있다니깐…. 아, 여긴 특집이 아니라 과학뉴스지. 흠흠, 어쨌든 오늘도 공원에 나왔는데 못 보던 새들이 한가득 있네요. 알록달록한 색과 다양하고 예쁜 깃털 형태에 저도 모르게 입이 벌어졌답니다. 그런데 뭐라고요? 얘들이 모두 ‘비둘기’라고요? 말도 안 돼!




 

딱 봐도 다 다른 새처럼 생겼는걸. 거짓말 하지마~!

저희 비둘기 맞거든요? 모두 중동의 야생 비둘기를 공통 조상으로 모시고 있는 친척이라고요. 게다가 다들 유전적으로도 매우 닮았답니다.

내가 본 비둘기는 모두 거무스름한 회색을 띠고 있었단 말이다.

이런 아리따운 모습을 주변에서 쉽게 찾아보기는 어려울 거예요. 길에서 볼 수 있는 비둘기는 인간에게 길들여진 집비둘기 종이 대부분이거든요. 우리나라에서도 도시를 중심으로 비슷한 형태의 회색이나 흰색 비둘기를 어디서나볼 수 있지요. 하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에 사는 비둘기 종류는 무려 300여 종이랍니다. 조상인 중동의 야생 비둘기에서 비롯된 유전자가 전세계에 퍼진 채 수세기에 걸쳐 진화한 결과 부리가 아주 큰 종이나 공작새 같이 화려한 꼬리를 가진 종, 마치 왕족처럼 목 주변의 깃털을 당당하게 세운 종처럼 다양한 모습을 갖게 됐어요. 또 길을 잘 찾아 편지를 전하는 용도로 사랑받은 ‘전서 비둘기’가 야생으로 돌아가며 거리에서 볼 수 있는 비둘기에게 다시 영향을 줬다는 연구 결과도 있지요.

그런 ‘패션왕’스러운 모습을 갖게 된 이유는 뭐야?

저희의 머리 위를 잘 관찰하면 ‘볏’ 같이 삐쭉 튀어나온 부분이 있어요. 깃털이 반대 방향으로 발달하면서 생긴 구조지요. 예전에는 이 볏이 돌연변이 때문에 생겼다고 생각했지만, 미국 유타대학교 마이클 사피로 교수팀은 비둘기 유전 자료를 분석해 ‘EphB2’라는 유전자가 볏의 생김새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밝혀냈어요. 진화 과정에서 유전자가 딱 한 번 변이를 일으켰는데, 이 변이의 영향 때문에 다양하고 아름다운비둘기들이 나타나게 된 거지요. 연구팀은 또 중국, 덴마크 연구팀의 도움을 받아 비둘기 유전지도도 완성했답니다. 저희 조상이 중동의 야생 비둘기이며, 수백 종의 비둘기들이 유전적으로 비슷하다는 사실도 연구팀이 알아낸 결과지요. 연구팀이 찍은 비둘기의 당당한 자태는 ‘사이언스’ 3월 1일자 표지에 실리기도 했답니다.

길거리 비둘기도 그렇게 아름다우면 더 좋을 텐데….

거리의 비둘기는 생김새보다 행동이 더 문제랍니다. 산성인 배설물은 건축물을 부식시키고, 쓰레기를 뒤지다가 병균을 묻혀 퍼뜨리기도 해요. 이 때문에 여러 도시에서는 비둘기 공해에 대한 대책을 세우거나 번식을 통제하지요. 서울에서도 2009년부터 번식 억제를 시행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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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07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어린이과학동아편집부
  • 기타

    조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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