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를 킁킁거리며 집 안을 살피던 나는 식탁 상판 아래쪽에서 어떤 그림을 발견했다. 누군가가 립스틱으로 그린 얼굴 그림이었다.
“왈왈왈!”
내가 책상 밑에서 그림을 올려다보며 짖어대자, 명 탐정과 이 프로가 식탁을 옆으로 세워 놓고 그림을 살폈다.

“누가 이런 데다 낙서했을까? 그림 솜씨가 엉망이군.”
그림을 유심히 살펴보던 명 탐정이 말했다.
“이 그림, 알리바이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대학생이 납치되기 직전에 가지고 있던 립스틱으로 범인 얼굴을 재빨리 그린 것 같아요! 식탁에 앉은 채 손만 식탁 아래로 내려서요.”
이 프로가 흥분하며 말했다.
“그래! 그렇다면 범인은 얼굴에 흉터나 상처가 있는 사람이고, 가르마 방향은…?”
명 탐정과 이 프로는 탐문 수사하여 얼굴에 흉터나 상처가 있는 용의자 네 명의 몽타주를 그렸다.


이 프로를 따라 집 밖으로 나가니 대문이 열려 있는 옆집에서 개 짖는 소리가 요란하게 났다. 마스크를 쓴 남자가 옆집 앞에서 서성이고 있었다. 우리를 본 남자는 급히 옆집 대문을 닫으며 안에 대고 외쳤다.
“올리비아! 조용히 해!”
하지만 개는 더욱 요란하게 짖어댔다.
“제가 집만 나서면 저럽니다. 엇, 너는 누구니? 정말 귀여운 강아지네.”
남자가 나를 보고 웃으며 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내 포장을 벗겼다.
“너 초콜릿 좋아하니? 우리 올리비아는 무척 좋아해. 이건 방금 냉장고에서 꺼낸 거야. 자, 먹어.”


‘개 키우는 사람이 개에게 초콜릿을 주면 안 된다는 것도 모른다고?’
나는 남자의 수상쩍은 행동을 의심하며 이빨을 드러냈다. 그러자 남자는 마스크 한 쪽을 벗고 손에 든 초콜릿을 자기 입에 쏙 집어넣었다.
“맛만 좋구먼!”
이어서 남자는 초콜릿이 잔뜩 묻은 손가락을 쪽쪽 빨고, 초콜릿이 묻은 포장지를 핥았다.
‘어? 얼굴에 흉터…?’
마스크를 벗은 남자의 얼굴에 흉터가 있었다. 그 순간 나는 조금 전 남자의 말이 거짓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