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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서 귀신고래를 목격하시면 즉시 신고해 주십시오!”
뭐…, 뭐라고? 귀신? 이름처럼 귀여운 모습의 돌고래도 아니고, 귀신고래라고? 내가 세상에서 가장 무서워하는 게 바로 귀신이라구! 흠흠, 침착하자. 이렇게 지레 겁부터 먹어서 명예기자 체면을 구길 수는 없지. 안 그래? 자~! 무려 포상금 1000만 원이 걸려 있는 귀신고래를 찾으러 ‘어린이과학동아’ 친구들, 우리와 함께 가 줄 거지?
 
귀신고래를 찾으러, 바다로!

최근 울산 앞바다에서 귀신고래를 봤다는 신고가 들어왔어! 귀신고래 뿐만이 아니야. 몸길이 6.9∼7.4m에 최대 몸무게 14톤을 자랑하는 밍크고래는 물론, 우리가 그림이나 사진에서 자주 보았던 참돌고래까지 떼를 지어 나타난다는 거야!
그렇다면 우리도 울산 앞바다로 나가면 귀신고래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어! 저기 마침 고래바다여행선이 출항을 준비하고 있어. 어서 배 위에 올라타자!
그런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하필이면 우리가 고래를 찾으러 간 날 울산 앞바다에 ‘냉수대’가 발생한 거 있지? 냉수대란, 주변 지역의 바닷물보다 온도가 크게 낮은 지역을 말해. 여름철 동해안 연안에 많이 생기는데, 바닷물 온도가 내려가면 고래의 먹잇감인 물고기나 작은 바다생물이 떠나기 때문에 자연히 고래도 볼 수 없게 되지.
아쉽게도 우리가 고래바다여행선을 타고 나간 날도 냉수대 때문에 고래를 한 마리도 못 봤단다. 하지만 고래바다여행선에서 만난 비밀요원에게 귀신고래의 생김새를 파악할 수 있는 첫 번째 단서를 알아 냈어!


첫 번째 단서 입 주변의 흰색 얼룩무늬
귀신고래는 다른 고래와 달리 바다 밑에서 먹이를 찾아 먹는다. 바로 이 때 바다에 사는 흰 따개비나 바다벼룩 등이 귀신고래의 몸에 달라붙는다. 이 때문에 귀신고래의 입 주변에는 기생체들이 특히 많이 붙어 있으며, 바다 밑을 훑느라 긁힌 자국 또한 많아서 마치 흰색 얼룩무늬처럼 보인다.
 
귀신고래의 친구, 큰돌고래를 만나다!

배 위에서 만난 비밀요원은 우리에게 또 다른 정보를 주고 귀신같이 사라졌어. 고래생태체험관에 가면 살아있는 고래 4마리를 직접 볼 수 있다는 거야! 혹시 귀신고래들이 아닐까? 어서 찾아가 보자~!
어? 수족관에서 귀엽게 헤엄치는 이 녀석들은 4마리 모두 큰돌고래잖아~. 그렇다고 여기까지 와서 포기할 수는 없지! 흠…, 그래! 일단 큰돌고래들에게 먹이를 주면서 친해진 다음, 귀신고래에 대한 정보를 슬쩍 물어보는 거야!
 
 
두 번째 단서 입 속에 난 고래수염
수염고래류에 속하는 귀신고래는 몸길이 15m, 몸무게 36톤까지 자라며, 평균 수명은 50~60년이다. 입천장 양쪽에 있는 130~180개의 판이 고운 수염으로 자란다. 귀신고래의 수염은 30㎝로 수염고래 중 가장 짧고, 이 수염을 이용해 얕은 바다 밑에서 먹이를 골라 먹을 수 있다.
 


수염고래류와 이빨고래류 비교
수염고래류

수염고래류는 어미의 자궁에 있을 때는 이빨이 있지만, 출생 후에 퇴화된다. 그 대신 위턱에서 난 수염으로 바닷물 속의 크릴이나 플랑크톤을 걸러서 먹는다. 고래수염은 종류에 따라 형태나 크기가 다르다. 공기를 들이마시고 내쉬는 외비공은 2개이며, 머리뼈의 윗면이 볼록하다. 수염고래류는 대부분 몸집이 큰데, 특히 흰긴수염고래는 지구상에서 가장 큰 동물로 알려져 있다.
✽종류 : 혹등고래, 회색수염고래, 북극고래, 귀신고래 등
 
수염고래류에 속하는 브라이드고래의 머리뼈와 수염.



이빨고래류
이빨고래는 일생 동안 이빨을 가지고 살며, 이빨을 이용해 오징어·새우류·게·물고기 등의 먹이를 잡아먹는다. 고래 이빨은 사람과 달리 송곳니와 어금니로 구분되지 않고 모두 같은 모양이다. 이빨고래류의 외비공은 1개인데, 몸 안으로 조금 들어가면 2개의 콧구멍으로 나누어져 있다. 비교적 몸집이 작고 많은 종류가 무리지어 다닌다.
✽종류 : 향유고래, 범고래, 돌고래, 민부리고래, 들쇠고래 등
 
이빨고래류에 속하는 범고래의 머리뼈.

박물관에서 귀신고래를 만나다!

귀여운 큰돌고래들과 더 놀고 싶지만 아쉽게도 작별의 인사를 나눠야 해. 귀신고래를 찾아야 하는 임무를 잊어서는 안 되잖아! 두 가지 단서를 알아 냈으니, 곧 귀신고래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은 강렬한 느낌이 오는데~. 우리는 고래생태체험관 옆에 있는 고래박물관에도 가보기로 했어.
“우우우~. 우우우웅~.”
옴마야, 깜짝이야! 이게 무슨 소리? 서…, 설마 진짜 귀신이라도 나타난 건가? 이 때 누군가 우리 쪽으로 다가왔어. 엇! 저분은 아까 만난 비밀요원?


자원봉사자: 놀라지 마세요. 이 소리는 귀신고래의 소리랍니다. 마치 소의 울음소리를 닮았다고 해서 귀신고래를 ‘쇠고래’라고 부르기도 하죠. 아까 배 위에서 저를 본 적이 있죠? 저는 비밀요원이 아니라 고래박물관에서 고래에 대한 설명을 해 주는 자원봉사자랍니다. 그런데 친구들이 무슨 임무를 완수해야 한다고 했었는데…, 그게 뭐죠?


김명선 기자 : 저희는‘ 어린이과학동아’ 명예기자인데요, 귀신고래를 찾으러 왔습니다.


자원봉사자 : 예전에는 울산 앞바다에서 귀신고래를 자주 볼 수 있었어요. 조개가 많은 섬과 소금을 만드는 염전이 있어서 귀신고래의 먹이가 풍부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지금 우리나라에서 귀신고래는 멸종위기에 처해 있어요. 사람들이 무분별하게 고래를 많이 잡은데다 귀신고래가 번식을 잘하지 않는 특성 때문에 더욱 보기 힘들어졌죠.


김국현 기자 : 아~, 이제 실제로 귀신고래를 만나기 어렵다니 너무 아쉬워요.


우리나라에서 처음 고래를 잡기 시작한 때는 신석기시대로, 지금으로부터 약 8000년 전이야. 사람과 고래가 함께한 시간이 정말 길지? 그 오랜 시간동안 고래는 우리에게 고기뿐 아니라 살과 뼈에서 빼낸 기름으로 비누, 화장품 등 수많은 물건을 만들 수 있게 해 줬지. 하지만 사람들이 고래를 무분별하게 잡은 탓에 지금은 눈으로 보는 것마저도 힘들게 됐어. 그래서 전세계에서 고래잡이를 금지하며 보호하고 있단다. ‘어린이과학동아’ 친구들! 멸종되어 가는 고래에게 많은 관심 가져 줄 거지? 그리고 혹시 바다에서 귀신고래를 만난다면 꼭 안부를 전해 줘!

 
선사시대 사람들이 고래를 잡는 모습이 새겨 있는 국보 제285호 반구대 암각화 모형.



1941년 한국계 귀신고래를 처음으로 소개한 미국 탐험가 로이 앤드류스가 쓴 논문.

2010년 18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이혜림 기자
  • 기타

    김국현 명예기자
  • 기타

    김명선 명예기자
  • 도움

    장생포 고래문화특구
  • 사진

    이화영 기자
  • 사진

    이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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