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사랑탐사대 대원들이 분주히 고개를 숙이고 갯벌에서 무언가를 열심히 찾기 시작했어요. 바다의 상태를 알아내기 위해서 찾아야 하는 껍질이 있기 때문이에요!
지구에 가스가 많아지면 조개가 힘들다
5월 24일 썰물로 질퍽한 갯벌이 드러난 부산 다대포해수욕장에 지구사랑탐사대 대원들이 모였어요. 시민과학풀씨 프로젝트 팀인 ‘ph-0.1’ 팀과 조개를 관찰하기 위해서였죠. 시민과학풀씨는 환경과 안전, 보건 분야 연구자들이 시민과 함께 관련 연구를 진행하는 프로젝트입니다. 그중 ph-0.1 팀은 바다의 산성화를 연구하는 팀이에요.
바다 산성화는 바다의 수소 이온 농도가 높아지는 현상이에요. 화석 연료를 태우는 과정에서 지구 온난화를 유발하는 이산화탄소가 지구 대기에 많아지면서 바닷물이 흡수하는 이산화탄소 농도도 높아지고 있어요. 이산화탄소는 바닷물과 결합해 탄산을 형성하고, 이는 다시 수소 이온과 탄산수소염으로 분해돼요. 이 과정에서 수소 이온 농도가 높아져 산성화가 일어나는 거예요.
이때 생긴 수소 이온은 바다에 있는 탄산 이온과 결합해요. 따라서 바닷속 탄산 이온이 줄어들지요. 그러면 조개가 껍질을 만드는 데 필요한 탄산칼슘도 부족해집니다. 탄산칼슘이 만들어지려면 탄산 이온이 필요하기 때문이에요. 바다의 산성화는 결국 조개의 성장을 더디게 만들죠.
부경대학교 환경공학과 정민주 연구원과 경북대학교 환경공학과 김나영 연구원은 바다의 산성화를 측정하고, 바다의 산성화가 조개의 성장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하기 위해 ph-0.1 팀을 만들었어요. 수소 이온 농도 지수인 pH가 0.1만큼만 바뀌어도 바다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를 담아 팀 이름을 지었지요. 지구사랑탐사대 대원들이 pH 용지를 이용해 바다의 pH를 측정하고, 조개의 상태를 기록하면 ph-0.1 팀은 이 기록을 모아 연구합니다.

➋ 다대포해수욕장.
➌ 대원이 찾은 조개.
➍ 대원들이 조개를 찾고 있다.
➎ 대원들이 모은 조개껍질.

➋ pH 종이를 바다에 담그는 대원.
➌ pH 종이를 색상 대조표와 비교하는 모습.
조개의 색을 보면 상태를 알 수 있다
“종이 색이 변했어요!”
탐사대원들은 바다에 들어가 pH 종이를 담갔어요. 다대포해수욕장의 산성화가 얼마나 일어났는지 알아내기 위해서였죠. 바닷물에 담근 pH 종이 색을 pH 색상 대조표와 비교하면 바닷물의 pH를 알 수 있어요. pH 색상 대조표는 용액의 pH에 따라 나타나는 종이 색을 나타낸 표입니다.
이날 탐사대원이 pH 종이로 측정한 다대포해수욕장의 pH는 6.5와 7 사이에 가까웠어요. 이는 약산성에 해당하는 pH예요. pH는 7이면 중성이고 수치가 낮을수록 산성이에요. 산업화 이전 바다 평균 pH가 약 8.2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낮게 나왔지요.
pH를 기록한 탐사대원들은 조개의 상태를 관찰하기 위해 갯벌에서 조개를 찾기 시작했어요. 탄산칼슘 부족으로 성장이 저해된 조개에는 백화현상이 일어나요. 백화현상은 조개껍질이 하얗게 변하는 현상이에요.
정민주 연구원은 정상 조개껍질과 백화현상이 일어난 조개껍질을 탐사대원들에게 보여줬어요. 정상 조개껍질은 겉이 부끄럽고 반짝이는데, 백화현상이 일어난 조개껍질은 까끌까끌했고 무늬가 정상보다 희미하고 색이 하얗게 바랬어요. 또 살짝 문지르면 가루가 만져지고 쉽게 부서졌습니다. 탐사대원들은 이 차이점을 기억하고 갯벌에서 캔 조개의 특징을 관찰했어요. 백화현상이 일어나는 종인 새꼬막과 꼬막, 바지락, 동죽을 주로 모았지요.
탐사대원들이 바다의 pH와 수온, 조개껍질의 사진을 지구사랑탐사대 앱에 올리면 연구원들은 정보를 모아 연구할 예정입니다. 김나영 연구원은 “계절에 따라 조개의 백화현상이 어떻게 일어날지 추가 연구할 것”이라고 말했죠. 탐사를 마친 뒤 하트 팀 허아림 대원은 “조개의 백화현상을 배우게 된 계기였고 바다 산성화가 일어난 사실도 그동안 몰랐다가 처음 알게 되었다”며 “앞으로도 바다 생태계를 연구하는 프로젝트에 계속 참여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➋ 탐사대원이 퀴즈를 풀고 있는 모습.
➌ 백화현상이 일어난 조개.
➍ 조개를 찾는 모습.
➎ 찾은 조개를 담고 있는 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