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위성은 어쩌다 지구 주위를 돌게 된 걸까요? 5월 21일 어린이 우주 기자단은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인공위성 부품을 연구하는 기업 텔레픽스에 방문했어요. 텔레픽스 함선정 상무가 등장해 인공위성의 존재 이유를 알려줬습니다.

이소율, 장주은, 이예림, 김지아, 차지환, 최주안, 손한결, 홍지율, 김래오, 최지인(뒷줄 왼쪽부터)

➌ 행성의 크기를 설명하는 텔레픽스 함선정 상무.

하늘에 위성을 띄운 이유를 찾다
“외계인이 존재하는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텔레픽스 함선정 상무의 질문에 어린이 기자들이 웅성댔어요. 달처럼 행성 주위를 도는 천체는 자연 위성, 인간이 만들어 우주로 쏘아 올린 물체는 인공위성이에요. 과학자들은 그동안 다양한 목적으로 인공위성을 만들었어요. 예를 들어, 1977년에는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외계 생명체를 찾기 위해 인간의 음성과 자연 소리를 담은 골든 레코드를 보이저 1호와 2호에 실어 우주로 보냈어요. 외계 생명체에 메시지를 보내려는 시도였지요.
인공위성은 본체와 탑재체로 이루어져 있어요. 본체는 위성의 기본적인 작동을 지원해요. 탑재체에는 행성을 찍는 카메라나 인터넷 통신을 중계하는 통신 모듈 등을 달 수 있어요. 탑재체에 따라 인공위성의 기능이 달라지지요.
텔레픽스는 다양한 인공위성 탑재체를 만들고 있어요. 지난 1월에는 발사체 펠컨-9에 실어 우주로 보낸 인공위성, 블루본의 광학 탑재체를 만들었어요. 이 광학 탑재체는 바다 생태계가 흡수한 탄소인 블루카본을 가로와 세로 4.8m 화소●로 탐지해요.
텔레픽스는 초소형 인공위성에 들어가는 고해상도 광학 탑재체 슈에뜨도 개발하고 있어요. 슈에뜨는 한 번에 24km만큼의 영역을 촬영할 수 있어요. 1m 이하 화소로 탐지하는 위성이 10~12km 관측 폭으로 촬영하는 것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넓은 영역을 촬영할 수 있지요.


➋ 텔레픽스는 샛챗을 통해 지난 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발생한 산불의 면적을 알아냈다.
➌ 텔레픽스가 개발한 AI 프로세서, 테트라플렉스.
재난도 파악하는 인공지능
“여러분, 이게 무슨 사진일까요?”
인공위성이 촬영한 이미지를 활용하려면 촬영 기술만큼 영상을 분석하는 기술도 중요해요. 함선정 상무가 가리킨 화면에는 퍼즐처럼 여러 조각으로 나뉜 사진들이 있었어요. 각 사진들은 모두 색이 달라 무엇을 의미하는지 파악하기 어려웠어요.
인공위성 광학 탑재체는 촬영하려는 구역을 한 번에 촬영하기 어려워 특정 영역만큼 나누어서 찍습니다. 각각의 이미지가 자연스레 연결되게 만들려면 화소가 빛에 반응하는 정도를 고르게 맞춰주는 ‘전처리’ 과정이 필요해요.
전처리는 탑재체가 빛을 제대로 감지하는지 파악하는 실험을 바탕으로 위성 영상을 고르게 만드는 작업이에요. 빛이 없는 곳에서 광학 탑재체에 빛을 쏜 뒤 탑재체가 빛의 밝기를 제대로 감지하는지 알아내지요. 함선정 상무는 “우리가 체중계에 오르기 전 체중계가 ‘0kg’을 나타내도록 시작점을 보정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설명했어요.
텔레픽스도 이러한 영상 보정을 위한 독자적 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또 광학 탑재체가 촬영한 이미지를 인공위성 안에서 11초 안에 전처리하는 인공지능(AI) 프로세서 ‘테트라플렉스’도 만들었어요. 기존 위성 영상 전처리 시간인 6분보다 속도가 30배 정도 빨라진 셈이에요.
텔레픽스는 2024년 12월 위성 영상을 분석하는 AI ‘샛챗’도 공개했어요. 샛챗은 위성 영상에 대한 질문을 하면 영상에 대한 정보를 분석해 답해주는 생성형 AI예요. 함선정 상무가 샛챗에 “2021년 판교역을 촬영한 영상을 보여 줘”라고 명령하자 샛챗은 해당 영상을 띄웠어요. 이어 함선정 상무가 “영상에 차 몇 대가 있어?”라고 묻자 샛챗은 ‘28대가 있다’고 정보를 찾았습니다.
샛챗은 재난 상황을 분석하는 데도 활용됩니다. 지난 3월 경상남도 산청군 등에서 산불이 발생하자, 텔레픽스는 샛챗을 이용해 20분 만에 산불이 처음 발생한 지점을 포착하는 데 성공했어요. 또 지난 1월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발생한 산불 발생 면적을 샛챗에서 분석해 알아냈습니다.
함선정 상무는 “NASA가 우주에 골든 레코드를 보낸 건 외계 생명체를 찾기 위한 목표가 있었던 덕분”이라고 설명했어요. 그러면서 “여러분도 우주인이 되어 이루고 싶은 목표가 무엇인지, 우주인으로서 무슨 일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보길 바란다”고 말하며 강연을 마무리했지요.
최주안 어린이 기자는 “텔레픽스 연구원들처럼 인공위성을 만들어 보고 촬영된 영상을 분석하는 길을 걷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어요. 이소율 어린이 기자는 “인공위성이 자연과 생명을 살리는 데도 한몫한다는 점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며 “샛챗을 이용할 때는 최첨단 미래 도시에 다녀온 기분이었다”고 말했답니다.

➋ 함선정 상무가 샛챗에 질문을 보내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➍ 어린이 기자들이 텔레픽스의 광학 탑재체 개발 연구실인 스페이스랩의 클린룸을 보고 있다.